초란..두쫀쿠..마스크팩까지

사랑의 물질화

by 다냐

손님들이 오시면서 가져오시는 것들이 있다.

처음으로 손님에게 받은 선물은 마스크 팩이었다..

예뻐지라는 신의 계시였다. ㅎㅎ

그날도 기분이 좋아서 마스크팩을 품에 안고 퇴근했는데

손님들과의 관계가 더 농밀(?) 해지면서

일상을 묻고 감정을 묻고 존재를 묻게 된다.

그럴 때 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손님들의 지나온 시간들 앞으로의 시간들 무엇보다

중요한 현재의 순간들이 어떻게 보내지는지 느낄 때

응원과 위로와 사랑을 마구마구 전하고 싶다.

내가 채워져야 아이들에게도 손님들에게도 그 사랑이

혹은 풍성함이 흘러가기에 스스로를 잘 쉬게 하고 돌보려 한다.

나에게 사랑과 위로가 황금알이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나는 돌볼 의무와 책임이 또한 권리가 있다.

오늘 초등학생 따님과 등장하신 손님이 손에

작고 귀여운 초란을

판째 들고 오셨다.. 이렇게 따스하다고...

아무것도 안 들고 오셔도 너무 좋은데 그 마음만으로도

나를 보러 오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인데

연약한 초란을 조심조심 들고 왔을 손을 생각하니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두쫀쿠를 만들었다며

갖다주신 손님이 계셨다.

두쫀쿠는 사랑이라 이거 주면 사귀어야 된다고

하니 웃으신다 ㅎ

너무 귀여운 여성 손님이신데 완전

초 최초 초보 사장일 때부터

오픈한 지 일주일도 안됐을 때부터 오신 것 같다.

이전 직장에서 11년을 일할 때도 그랬다.

내가 오랜 시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그런 사람들의 사랑이었다.

집에서 삶아온 계란 두 개와 은박지에 싸져있던 구운 소금.

집에서 냄비째 들고 온 된장 짜박이와

포기김치 한 덩이

손 만두..

아 먹는 것 밖에 없지 왜 나는 ㅋㅋㅋ

하여튼 사랑은 먹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의 말씀이

사랑은 위장에서 부터라고 하셨다.

그래 나는 사랑을 채우는 사람 받는 사람이다.

오늘도 행복하게 지내자.

작가의 이전글행복은 가지고 있는 것을 열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