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농구 스승님은 늘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초보자 때 기본기가 바로잡혀야 순탄하게 농구를 즐길 수 있다고 하셨다. 겉멋이 들어 이상한 것들을 연습하다가 잘못된 습관이 들면 돌이킬 수 없다고 기본기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셨다. 왜 그리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아가고 있다. 친구 덕분이다.
서른이 되고서야 농구를 시작한 친구가 있다. 우연찮게 농구 경기 보는 걸 즐기게 됐고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같이 연습을 하고 있다. 아직까진 영락없는 초보자다. 내가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보단 훨씬 낫지만 그건 16년 전의 이야기다.
친구는 모든 동작이 서툴렀다. 패스를 받는 것도 잘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헛물켜지 않고 기본기만을 생각하고 연습했다. 더블클러치니 젤리 레이업이니 하는 기본이 아닌 것들은 입에도 담지 않았다.
같이 연습하던 도중에 친구가 어떤 동작이 안 된다고 하자 난 연습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했다. 혹시나 기분이 상했을까 봐 성실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고 얼른 덧붙였다. 친구는 나보다 훨씬 더 자주 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이 부족한 것과 성실함의 부족은 같은 뜻이 아니다. 연습이 성취에 필요한 절대적인 양에 대한 것이라면 성실함은 태도나 빈도의 문제였다. 친구는 성실하지만 연습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친구는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대수롭지 않게 순간은 지나갔다. 기분 나빴을까 걱정한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친구는 농구는 초보자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굉장한 숙련자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잘해지는 법을 이미 아는 사람이었다. 못 본 사이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더 멋진 사람이 돼있는 걸 보니 분명 그럴 것이다.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면 겉멋을 빼고 바른길로 가야 한다. 기본이 탄탄해야 개성도 발현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뭐가 먼저인지 착각하곤 한다. 기본이 먼저다. 막막하고 힘들고 지루하고 불편하고 아득해 보여도 그렇다. 운동 말고도 다 그렇다.
나도 연습 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