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후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감감무 Jan 29. 2024

기형도 전집

여기저기서 기형도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걸 봤지만 늘 미뤄뒀다. 시는 도통 읽히지가 않아서였다. 시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소설을 아는 것도 아니지만 시는 정말 모르겠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기형도라는 이름이 내게 그리 선명하지 않았던 이유도 그가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단명한 시인 정도로만 막연히 알고 있었을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 이것만은 단문으로 써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슬프게도 그 외의 모든 문장이 될 것들이 불확실하기에 우리 삶은 외줄을 타는 것만 같다. 이런 운명 안에서 모두가 힘차게 삶을 살아낼 수는 없다. 시련을 겪는다고 누구나 강해지지는 않는다. 누구나 강할 수 없다. 운명이 버거워 나자빠지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것이 안타까워 시를 쓰는 사람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몇몇 시는 좋았으나 역시 잘 안 읽혔다. 소설들도 괜찮았지만 그냥 한번 써볼까 해서 쓴듯한 느낌이었다. 특유의 씁쓸한 분위기만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 - 마리아 푸르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