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어나겠다며 돌아선, 서두르듯 떠나가던 뒷모습이 내 기억 속 너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몰랐어.”
곡과 가수의 아름다움에 비해 따라 부르기에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한 노래의 가사다. 이별을 맞은 남자의 마지막 기억은 그녀의 뒷모습이다. 한 번만이라도 돌아봐줬으면 했으나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떠나가는 그녀의 표정은 상상의 영역이 된다. 남아서 이별을 확신시켜주는 건 기억 속 그녀의 뒷모습뿐이다.
떠나는 뒷모습은 아프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뒷모습들이 있다. 곰인형을 등에 매고 있는 소녀, 패션쇼 백그라운드에서 분주히 옷을 알아 입는 중인 모델, 한때는 아름다운 정원이었으나 텃밭이 되어버린 곳에 물을 길어가는 노인...
책은 에두아르 부바가 찍은 여러 인물과 장소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에 대한 미셸 투르니에의 감상을 담고 있다. 사진들의 뒷모습은 다양하지만 그 안에 일관된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은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아프기도 하나 진실한 무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