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한쪽 벽에 손을 대고 쭉 가면 미로를 탈출할 수 있다고 하는 걸 주워 들어서 그대로 해왔지만 이놈의 미로는 끝이 없었다.
어느 날 눈을 떴더니 이곳이었고 그 어느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 미로를 헤매왔다.
이제는 이 미로를 헤맨 세월이 얼마인지 가물가물할 지경이다.
이대로는 계속해서 맴만 돌 뿐이라는 것을, 무언가 다른 방법이 필요함을 느낀 것은 필연적이었다.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넝쿨을 묶어 단단하게 매듭을 만들었고, 해가 지면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미로를 헤매며 닳고 닳은 몸에 마지막을 준비하는 고단함이 더해져서일까, 나는 기절하듯 잠에 빠졌다.
“소용없을 것이다…”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 안 가는 그 어딘가에서 들려온, 실제인지 아닌지 구분 안 가는 목소리가 나의 탈출이 실패할 것이라는 선언 같은 예언을 내리는 것을 들으며 나는 눈을 떴다.
조금만 더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