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수단으로 해서 죽음이 우리를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사마귀의 교미 장면과 아파트를 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바치며 살다가 죽는 손위 동서를 보면서도 했고 내 실생활에서도 종종 몸소 겪으며 하곤 했다. 성에 대해서, 번식을 위한 행위이지만 그렇지 않기도 하고 오로지 쾌락으로만 하기도 하는 그 행위마다 조금씩 죽어가는 것만 같은, 내가 조금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감각을 겪을 때마다 나는 조금 죽었다거나 죽음에 조금 끌려갔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읽어본 적이 없는 개념이래도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살아있다면 누구나 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용어를 만든 이들은 정리했을 뿐이고 이야기꾼은 이야기화했을 뿐이다. 저항할 수 없는 끌림으로 끌려가는 우리들의 운명에 대하여. 성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것이 번식을 위함이 철저히 배제되어 있어서 그런가 유독 섬뜩하게 읽히는 책이다. 읽을 때마다 몸속에 한기가 서리는듯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