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기 전에는 모르는 것들이 있다. 나는 관장님의 뒷차기를 맞고 갈비뼈에 금이 갔을 때 내게 갈비뼈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배에 있는 굴곡은 뱃살이 그냥 그런 모양이 아니라, 살 밑에 뼈가 있어서이고 거길 강하게 맞으면 금이 가거나 부러지기도 하는 뼈라는 게 있다는 걸 맞고서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드러나기 전까지는 짐작도 되지 않던 것들이 드러나고서는 인생을 조여온다. 숨 쉬기조차 힘들어 쩔쩔매던 갈비뼈 부상이 이 소설을 읽으며 떠오른 것은 둘이 닮은 구석이 좀 있기 때문일까. ‘이건 그저 운동이고 훈련이니 자비심은 필요 없다’는 듯 서늘하게 발차기를 날려대는 상대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드러나지 않고 있는 삶의 무언가는 대개 고통이고 삶은 원래 그런 거야’라는 지독하고 서늘한 관조와 분위기가 만연한 소설집이었다. 몸 때문에, 살아 있기 때문에, 관계 때문에, 타인 때문에, 인간이기에 겪어야 하는 것들. 고통에 대한.
소설을 몸으로 읽은 듯했다. 괜히 갈비뼈가 아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