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을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조던 1을 모으고 있지만끌리는 색이 잘 없어서 아주 가끔 사고 있습니다. 옷은어릴 땐 자주 샀지만 요즘에는 대충 입고 다닙니다. 그나마 책을 좀 사는 편이네요. 돈이 아까워서 보단 돈을 쓰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서 딱히 뭘 잘 사지 않습니다.
반면 엄마와 동생은 자주 쇼핑을 합니다. 한두 번 쓰고 말 것 같은 이런저런 걸 잘도 사곤 합니다. 그러곤 정말 한두 번 쓰고 맙니다. 그럴 때마다 잔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 엄마가 요즘 시계가 갖고 싶다고 하십니다. 이런저런 시계를 보여주며 어떠냐고 물으시지만 좋은 대답이 나가지 않았습니다. 핸드폰으로 보면 되는데 굳이 손목시계가 필요하냐부터 전에 산 시계들이 다 저기 구석에 있지 않냐 등등의 차가운 말들만 뱉어댔습니다.
시무룩해하는 엄마의 표정을 보곤 말이라도 예쁘게 할걸 금방 후회했습니다. 적막을 찬삼아 밥을 먹는데 홈쇼핑에서 시계 광고가 하필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사고 싶어 하는 스마트워치는 아니고 금장으로 된 클래식한 시계였습니다. 수저를 멈추고 한참 티브이를 바라보던 엄마의 눈동자에는 시계의 금빛이 담겼습니다. 영롱히 빛나는 엄마의 눈동자를 저는 잠자코 바라봤습니다. 그날 저녁 동생이 엄마에게 적당한 시계를 알아봤고 전 바로 구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내게 의미 없는 것이래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 수 있단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문득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 유명한 말을 처음 했던 분은 분명 서로의 다름을 알았고 존중할 준비가 돼있으니 존중을 바랐던 분이셨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심지어 가족끼리도 그렇습니다. 억지로 이해하려 하기보단 그냥 그 자체를 존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