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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녘 Mar 13. 2021

08. 갈곳을 잃었다는건,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어스름이 내리고 나에겐 돌아갈 집이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갈곳 잃어 이리저리 헤매는 발끝은 머쓱하겠지.  모든 걸음은 보잘  없고 하찮게 느껴질까.

작년 말부터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을 치룬 이후로 나는 가야할 곳을 잃었거나 아니면 모르는 사람같다. 이렇게 시간을 쓰고 애를 썼는데 혹여나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은 있었어도, 매일매일 열심히 살았기에 아까운 하루가 없이 뿌듯했다. 목표했던 하루치 공부를 끝내고 누울때면 미뤄두었던 휴식은  달게 느껴졌다. 어쨌든 달력에 시험날짜만 바라보며 할것만 열심히 하면 되던 날들이었으니까. 요근래 알람소리에 눈을 뜨면  새로운 하루가 나는 부담스럽다. 나의 아침을 잡아먹는 잠을 떨치지 못한채 이불에 얼굴을 구기고 세상이 잠깐만 멈췄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제는 슬슬 취업을   있겠지라며 자신에 차있던 모습은 어디로가고, 나는 다시  의욕이 나지 않는다. 여전히 내게 준비되지 않은 것들만 보이고, 경력 하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움츠러들게한다. 그야말로 내모습은 갈곳을 잃은 모양새다.

아무래도 회사같은곳과는 어울리지 않을  같다면서  한편으론 조금이라도 빨리 사회경험을 쌓아야 하지 않겠냐며 갈등할 , 이럴때는 정말  어떤 마음도 내것이 아닌 기분이 든다. 그래도  모든 것도 그저 과정일뿐이라 믿는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으니.  곳을 잃어 헤매고 있다는 것은 지금 당장 어디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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