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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영 Sep 22. 2021

줄일수록 빛나는 말

한 해에만 수많은 광고 영상들이 온에어 되고 있다.

치열한 커뮤니케이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 편당 적지 않은 

제작비와 매체비를 투입해 제작물의 퀄리티를 높이고 수면 위에 올라올 수 있게 노력한다.

당연히 투입한 재원만큼 최대의 효율과 성과를 뽑아내야 하는 것이 브랜드의 입장이기에 

언제나 선택에 직면한다.


그중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건, “얼마나 말할 것인가”이다.

보통 각 브랜드마다 많으면 1년, 적게는 분기별의 큰 프레임 안에서

브랜드의 장점, 이미지, 특징 중 어떤 부분을 말할 것인지 결정을 한다.

말해야 할 큰 주제를 정하고 나면 이를 자세하게 짚어줘야 할지, 크게 말해야 할지 등등 

어느 정도의 수위로 이야기할지 생각한다.

치열한 심사숙고 끝에 보통은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담아 짧은 초수 안에 유려하게 표현하려 하지만 

반대로 최대한 메시지를 자제하며 여백의 미로 임팩트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1. 시몬스



침대 브랜드인 시몬스는 그동안 장기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오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슬로건을 확실하게 남겼다.

시몬스는 대다수의 소비자가 침대 브랜드라는 것도 알고 메시지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1위로 확장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모멘텀을 만들고자 과감한 선택을 한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침대에 프레임, 매트리스의 푹신함과 같은 기능적인 측면에 대한 언급은 

1도 없다. 그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BGM, 로고와 함께 전달한다.



2. 투싼



현대자동차의 광고는 어느 기점을 통해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상세히 다뤄보려 하지만 새롭다는 느낌을 처음 받기 시작한 건, 

투싼 광고에서부터였다.

그동안의 자동차 광고들은 주로 도심이나 자연 속에서 시원한 주행감을 전달하는 것에 포커스 되어 있었다. 투싼 신규 모델을 출시하면서 현대자동차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차를 더 이상 

‘이동 수단’이 아닌 ‘안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트렌드에 초점을 맞췄다. 

영상에서는 숲 속에 있는 차 내부에서 요가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재미있는 건, 이런 부분에서 마력, 연비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일절 없다. 

차의 공간을 만끽하는 모습만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3. 까사미아



지난번 발행했던 글에서 보았듯이 가구 역시, 제품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카테고리다. 까사미아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어 있는 만큼 감각적인 부분을 전달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윤여정이라는 빅모델과 함께 가구가 담아내는 한 집의 평범한 순간들을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30 초 동안 사운드의 여백을 만들고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까사미아가 생각하는 철학을 부각한다.



지금까지의 커뮤니케이션들이 무조건적으로 좋다는 건 절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각 브랜드가 선택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위의 사례들이 있으니 “Less is more”의 정신을 지켜도 전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적게 말한다고 해서 결코 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초점을 잃고 크게 휘두르는 것이 의미 없는 헛발질을 만들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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