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높은 성장세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기록인 것 같다.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체득하고 있는 것을 기록하면서
정제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정기적으로 기록을 이어가고자 하는데 무엇을 남겨볼까 고민하던 찰나,
이승희 마케터의 ‘별게 다 영감’이란 책을 읽고 나서 글감을 정했다.
1주일 동안 얻은 사소하지만 유의미한 영감들을 한 곳에 묶어 남겨 가려한다.
지금부터 2월 2주 차에 얻은 영감들을 가볍게 적어보겠다.
전시 같은 곳에서 필사를 릴레이로 하는 건 봤지만 밑줄 긋기를 릴레이로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합정의 ‘땡스북스’라는 독립서점에서 진행된 이벤트다.
‘어느 책 수 선가의 기록’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놓여 있는 매대에는 책이 활짝 펼쳐져 있었다.
활짝 펼쳐진 책 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마음에 드는 문장에
하이라이팅을 하거나 포스트잇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놨다.
이런 방식은 책을 사기 전, 한번 읽어보게 되는 행위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고
내가 책에 남긴 흔적이 실제로 작가에게 다시 되돌아간다고 하니
왠지 모를 소통까지 하는 것 같아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책 읽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들의 존재는 광고를 보다가 처음 알았다.
기업은행에서 진행한 광고에 ‘사적인 서점’이 등장해 자신들의 서비스 철학을 이야기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똑같은 한 권의 책이라도 읽는 사람의 기분, 환경에 따라 받아들이는 바는 천지차이다.
누군가가 책을 사고 읽는 순간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도록 이들은 1:1로 상담을 통해 책을 추천해준다.
30분, 길게는 1시간 동안 차 한잔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 뒤, 독서 성향과 현재의 감정에 맞춰
최적의 책을 엄선해준다.
몇 년 전부터 대형 서점을 벗어나 독특한 맥락으로 책을 카테고리화 하고 책방지기들이 큐레이션을 해주는
독립서점들의 매력이 급격하게 대두되었었다.
사적인서점은 한 차원 더 나아가 1대 1로 케어를 해주는 서비스까지 대두된 것으로 보아
우리가 그동안 발견하려 하지 않았을 뿐, 아직도 책방의 발전 방향성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자주 찾게 되는 음식점은 단연, 1인 전문 음식점이다.
혼자 먹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배달을 시키든 직접 먹으러 가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보쌈을 먹고 싶어 져 ‘싸움의 고수’라는 1인 보쌈집을 방문했다.
한 판에 나온 밥, 보쌈, 반찬, 국물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다 잠깐의 여유를 찾게 되자
식탁 위에 올려져 있던 카탈로그에 눈이 갔다.
무심코 펼쳐본 카탈로그에는 ‘싸움의고수’에는 1인 보쌈이 생겨난 이유를 만화 형식으로 보여줬다.
만화라 부담 없이 읽어보면서 무언가의 시작점은 역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플, 테슬라, 아마존 거대 기업부터 프렌차이즈 음식점까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모두 ‘왜?’라는 질문을 통해 만들 것을 구체화시켰기에 성공할 수 있던 것이다.
먹고 지나쳤을 하나의 브랜드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이런 장치들은 플러스면 플러스지
절대 마이너스가 될 건 없다.
카피를 잘 쓰는 방법은 누구나 모르지만
잘 쓴 카피는 누구나 알 수 있다.
이 카피를 보면 대번에 느껴진다. 잘 쓴 카피란 것을
복잡할 필요 없다.
지나갈 때 눈길을 끌면 된다.
“금연은 껌이지”라니!!
금연하면 니코 레드 껌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과
니코레드를 사용하면 금연이 쉬워진다는 것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절묘한 문구다.
나도 이런 문구를 휘갈길 수 있으면 좋겠다 :-)
퍼포먼스 광고, 푸쉬 메시지 등 많은 마케팅 장치들이 측정하는 중요 포인트 하나는 고객들의 행동 유도다.
문구를 클릭하고 실제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에 가입시키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여기 동네의 어느 태권도장에는 뛰어난 마케터가 있는 것 같다.
태권도장을 신청하는 이들은 보통 아이를 가진 어머니일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들이 자녀에게 무슨 운동을 시킬지 고민할 때, 고민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태권도장을 신청해야 하는 당위성을 옥외 배너에 담았다.
“먼저 들어온 사람이 먼저 튼튼해진다”
반박의 여지가 없다. 바로 도장에 보내진 않더라도 적어도 전화는 해볼 수 있게 할 것 같다.
가장 순수한 목적에 집중하다 보면 이런 말을 힘들이지 않고 쓸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이름 모를 태권도장에서 한 수 배워간다.
여기까지가 이번 주차의 영감 보따리들이다.
나를 위해 쓰는 것도 있지만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새로운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주에도 잘 모아 보기 위해 주변 보기를 잘 이어갔으면 한다. (제발!!)
영감 보따리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