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시선 2편

사회적 낙인에 관하여

by 박독자

[투시(投視)]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지하철을 기다린다.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우두커니 서서 허공을 응시한다.

마땅히 어떤 것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눈을 뜬 채로 그저 시선을 던져둔다.

그러다 가끔, 누군가 그 자리에 들어온다.

문득, 우연히, 의도 없이, 자연스레

나는, 아니다, 나의 눈은 포획한다, 시선으로,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의식적으로 놓아준다.

내 시선의 대상이 아님을 알기에.

그 다음 무차별적으로 시선을 돌린다.

또 다른 허공으로 던져둔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투시(投視)하며 기다린다.


[경험담1]

요즘 사회는 흉흉하다고들한다, 아니 실제로, 그러하다.

어릴 적 키도 크고 까무잡잡한 편이다.

고등학교 시절 하굣길 학원에 늦어 뛰어가던 중이다.

신호를 기다리던 마음을 의식한 다리가 더 빠르게 구른다.

조급한 마음은 길을 노려보며 나갈 길을 훑게 만든다.

그때도 마찬가지다.

문득, 우연히, 의도 없이, 자연스레

한 아이가 그 앞을 지나간다.

발소리가 컸는지 뒤를 돌아본다.

10년은 지나 흐릿하지만,

공포의 표정과 잔인한 비명을 또렷히 기억한다.

당시에 크게 충격받지는 않았다.

다만 그 후유증은 나지막히 오래간다.

도의적 죄송과 못난 억울함은 역설적으로 공존한다.

더욱 빠르게 그 아이를 제치고 집으로 들어간다.

아이는 소리없다.


[경험담2]

인간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그 중 첫인상은 인간 관계를 크게 좌우한다고 본다.

안타깝게도 첫인상이 좋지 못했다.

사회생활을 잘 모르던 시절이었던 탓일까.

학생에게도 사회적인 잣대를 들이댄 그들의 탓일까.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해주시던 말씀이 있다.

너는 첫인상과 너무 달라.

일종의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새학기의 분위기에 긴장해 웃지 못했다.

다가오는 이 없으면 쉬는 시간에 자기만 했다.

(사실 자는 척하며 살짝 눈물을 훔쳤다.)

뒷자리에 앉았다,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뒷자리에 앉으면 다른 이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춘기 때는 자존감이 낮았다.

(뒷자리라는 이미지를 알고 있음에도 낙인이 싫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들키기는 싫었다.

하지만 결국 본성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많이 웃고, 열심히 공부하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

너는 첫인상과 너무 달라.

하하하하하하.

(침묵)

그들은 소리없다.


[낙관적 이상에 대한 염원]

의도적이지 않은 시선은 사회적 낙인에 의해 상처를 준다.

의도적인 시선은 사회적 낙인으로 상처를 준다.

누가 옳은가? 누가 그른가?

따지기 힘들다.

의도된 사회가 그른가? 순응한 개인이 그른가?

가릴 수 없다.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사회를 개선하고 문화를 개발할 수 있다.

낙관적이고 이상적이지만 그렇게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