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시선 3편

온탕과 냉탕의 시간, 그 사이

by 박독자

어릴 적에는 목욕탕을 참 자주 갔다.

온도가 다양한 탕은 매력적이다.


온탕

1. 피로를 풀어줌

2. 몸을 나른하게 함

3. 시간이 빠르게 흐르게 부추김

4. 나가려는 사람을 유혹하고, 들어가려는 사람을 끌어감


냉탕

1. 정신을 깨움

2. 몸을 긴장하게 함

3. 시간조차 경직되고 더디게 만듬

4. 나가려는 사람을 쫓아내고, 들어가려는 사람을 시험함


온탕에만 있다고 해서 몰아세울 수는 없다.

회복이 필요한 지친 이가 아니겠는가.

냉탕에만 있다고 대단하다고 할 수는 없다.

고통의 연속에 잠식된 이가 아니겠는가.


스스로 냉탕으로 몰아붙이고

온탕에서 잠시 풀어지기도 하고

탕에서 탕으로 넘어가는,

그 노출된 신체의,

무방비한 선택의 기로에 선 순간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온탕과 냉탕의 시간, 그 사이

방황하고 세상에 발가벗겨진 순간의 자신을

부끄러워하기 보다도

창피해하기 보다도

선택을 다그치기 보다도

, 자신있게 사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