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를 맞이하며
6시 기상했다.
조금 늦게 수영을 갔다.
자유수영이었다.
아차, 밥을 놓고 왔다.
고민하다 다시 집에 갔다.
배를 채우니 만족스러웠다.
출근했다. 퇴근했다.
운동을 갔다.
스트레칭 어르신 모임이 안 오셨다.
관리자도 없었다.
집에 왔다.
빨래를 했다.
책을 봤다.
글을 쓴다.
오늘은 내게 2025년 12월 31일 수요일이다.
특별히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아쉬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새해를 맞이하는 타인의 설렘은 망치지 않으려 한다.
인사하며 새해 복을 빌어준다.
일몰과 일출 사이에 특별한 일이 생길 것 마냥.
그저 오늘 내게 주어진 하루를 보낸다.
다만, 너무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살갑지 못해 사회생활이 어려운 내게 구실이 되는 날이다.
주변 가족에게 연락하며 복을 나눈다.
다만, 너무 들뜨려 하지 않는다.
거창한 새해를 맞이하며 나에게 짐을 주지 않겠다.
설레는 새해를 맞이하며 나에게 실망하지 않겠다.
거국적인 한 해를 보내며 스스로 질책하지 않겠다.
아쉬운 한 해를 보내며 스스로 미워하지 않겠다.
그저 주어진 오늘을 고요히 보낸다.
보통의 날 보다 조금은 아름다워보이는 하늘을 본다.
붉은 말의 해라고 불리는 날을 맞이한다.
히힝.
학창시절 잘 뛰어다니는 꽤 거뭇한 말상이었다.
내 별명은 붉은 말의 대명사 적토마였다.
그땐 별 생각 없던 별명이다.
하지만, 덕분에 2026년 괜시리 기운이 좋다고 느낀다.
별명 지어준 누군가에게 감사를 보낸다.
모두 나름의 의미부여로 좋은 내일을 맞이하길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