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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 Dec 18. 2019

모스크바 겨울 여행

Moscow


5박 6일간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로 취재를 다녀왔다. 한겨울의 모스크바는 상상 이상으로 더욱 화려하고 빛이 나는 도시였다. 여타의 유럽 혹은 아시아의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규모의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물이 거리 곳곳을 수놓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모스크바 시내를 거니는 내내 화사한 기분이 들었다. 계절과 도시를 연결 짓는다면, 모스크바는 단연 겨울과 어울려야 마땅하다. 혹한(酷寒)을 잊게 만드는 따듯하고 우아한 '겨울의 수도'가 당신을 반길 것이니.


내가 러시아에 간다면, 그것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기 위해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창밖에 펼쳐진 설국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기고, 꽁꽁 언 바이칼 호수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뜻밖에도 아주 좋은 기회를 만나 모스크바를 여행했다. 내가 <모스크바 관광청>과 <여행에 미치다>의 공동 프로젝트인 '디스커버리 리포터'에 자리에 선발된 것이다. 나는 인스타그램에 뜬 모집 공고를 보고, 일말의 주저 없이 곧바로 지원서를 써서 냈었다. 그런데 예정된 발표일에 연락이 오지 않아서 떨어졌나 보다 했는데, 이틀이 지난 뒤 합격 통보를 받았다. 꿈같은 기회가 찾아오자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기쁘고 놀라웠다.


디스커버리 리포터의 미션은 한 단어로 '발견'이었다. 모스크바의 색감, 맛, 멋, 문화, 즐길거리 등을 발견해 SNS 채널에 공유를 하는 것이다. 늘 자유 여행만 해왔던 나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색다른 경험이다. 일과 여행을 함께 한다니. 그것도 한 번도 고려한 적 없던 여행지인 모스크바에서. 총 10명의 리포터가 함께하는데, 그중에서도 두 팀으로 나뉘었다. 한 팀은 취재 미션과 더불어 <여행의 미치다> 채널에 업로드될 영상의 모델이 된다. 나는 이 팀에 속해 두 개의 미션을 부여받고, 모스크바로 떠나게 되었다.


출국일로부터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모스크바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모스크바는 아직 블라디보스토크에 비해 덜 알려진 탓인지, 생각보다 정보가 다양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부분 환승 구간으로 하루 이틀 머물 뿐, 장기간 머물렀던 여행자를 찾기 쉽지 않았다. 가이드 북부터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생생한 정보가 담긴 온갖 사이트를 뒤져보았다. 그러다 '러시아 락의 전설'로 불리는 빅토르 최를 추모하기 위한 벽이 아르바트 거리에 있고, 푸시킨 미술관에 반 고흐가 생전에 유일하게 팔았던 그림 한 점이 걸려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와 같은 비교적 익숙한 이름의 러시아 문학가들의 소설도 들춰보니 멀게만 느껴지던 모스크바와 조금은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자유시간이 생긴다면 가고 싶은 장소를 어느 정도 마음속으로 골라두었다.


러시아 국적기인 '아에로플로트'를 타고 10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모스크바에 당도했다. 이미 이곳은 겨울왕국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파고들었다. 오후 여섯 시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이미 밤이 깊은 것처럼 캄캄했다. 구글에 검색해보니 내일의 해가 뜨는 시간은 8:51am, 지는 시간은 3:56pm이었다.(2019.12.13 금요일 기준) 낮이 너무 짧아서 과연 밤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에 불과했다. 모스크바의 밤은 낮보다도 환하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붉은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드넓은 거리는 완벽하게 꾸며져 있었다. 알알이 박힌 전구로 둘러싸인 건물을 보니,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칼바람이 인정사정없이 불었지만,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허공에 트리 장식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온갖 장식물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가로등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밝고 휘황찬란했다. 과연 나는 이 도시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모스크바 붉은 광장 내 대형 트리 ⓒ 길
모스크바 붉은 광장 내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 ⓒ 길
모스크바 크리스마스 마켓 쿠키 ⓒ 길


<모스크바 취재 일정>


12/12(목)

메트로폴 호텔 체크인

Vokrug Sveta


12/13(금)

붉은 광장

굼 백화점

자라예드예 공원

Zaryadye Gastronomic Center

Kiyevskaya 지하철역

참새 언덕

모스크바 대학교

Twins Garden 레스토랑

Restaurant Fahrenheit 바


12/14(토)

이즈마일로보 시장

플래콘

VDNKKH, 우주 박물관

아이스 스케이팅

Ottepel 레스토랑

Trappist 바


12/15(일)

Matryoshka 레스토랑

콜로멘스코예 공원

다닐로브스키 시장

Perlov Tea House

Kazbek 레스토랑


12/16(월)

Eliseyevskiy

Turandot 레스토랑


<모스크바 관광청>

https://discover.moscow/en?fbclid=IwAR3xuCkuQD1rNpBGuuoV1weEoEif_U22W9rOCoNs07K-jkwJc2J56s7Z2W8

#discovermoscow_ru #visit_mosco


<여행에 미치다>

http://www.travelholic.co.kr

#travelholic #여행에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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