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고 싶은 몽골3, 투어를 떠나기 전에

2주간의 몽골 여행기(2016)

by gil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의 '몽골(Mongolia)'. 우리나라보다 7.5배 넓은 땅을 가졌지만 인구수는 300만 명 밖에 되지 않는 나라. 내게 몽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는 손에 쥐고 있는 가이드북 한 권이 전부였다. 이제 이 낯선 세계를 직접 나의 두 눈으로 확인할 때가 왔다. 과연 막연한 상상 속의 몽골이 눈 앞에 현실로 다가올까, 아니면 그 이상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까? 소중하고 또 소중한 친구들 서경이, 세희와 함께 떠난다. 2016년 7월 4일.


꿈에 그리던 몽골 여행을 시작하는 날!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자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기에 내겐 더욱 특별하다. 이 여행은 생각보다 잔잔한 분위기에서 누군가 툭 던진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즈음 우리끼리 모여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하다가, 여름에 가기 좋은 나라가 어딜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여행 이야기. 그리고 7월에 가기 좋은 여행지로 몽골이 꼽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정된 행선지. 행동파 친구들이 두 명이나 있어서 그런가, 한번 결정을 내린 후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한여름에도 일교차가 매우 심한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침낭과 두터운 겉옷, 양말을 챙겼다. 그리고 몽골 여행 필수품이라는 우산, 핫팩, 물티슈도 챙기고 모자와 손 세정제, 셀카봉 등도 챙겼다. 또 장시간의 이동을 고려해 작년 겨울 광주 터미널에서 산 '데미안'도 가방에 넣었다. 데미안을 고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광주여행을 가서 처음으로 사 본 책이기 때문이다. 이제 짐을 다 챙겼으니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이마트로 출발!



이마트에서 구입한 것은 대용량 선크림, 마스크, 뿌리는 모기약, 클렌징 티슈, 컵라면, 햇반, 팩소주, 고추장 등이다. 다 같이 쓸 물품을 위주로 샀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구입한 것들 모두 현지에서 아주 알차게 다 썼다. 이중 굳이 안 사가도 됐던(가서 더 샀던) 것은 컵라면과 물티슈, 생리대, 치약 등이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티켓을 발권하고 내 키만 한 짐을 맡기고 나니 점점 더 여행자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라 탑승 전에 거치는 절차 하나하나가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흥미로웠다. 여행자 보험은 공항에서 직접 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지만 나는 시간이 없어서 공항에서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니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당황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빼놓을 수 없었기에 공항 내에 위치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기내 승객들은 한국인 반 외국인 반 정도였던 거 같다. 우리의 좌석은 중앙부였고, 세희의 옆자리에 앉으신 미국인 여성분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셨다. 그 인사는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졌는데, 몽골의 유목민(Nomad) 문화를 연구하시기 위해 몽골로 가신다고 하셨다. 이때부터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았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대화. 가이드북을 살펴보며 머릿속에 넣을 것들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지 않은 사람처럼 기내식을 정말 맛있게 먹고, 재즈 음악을 감상하자 3시간 30여분의 비행시간은 훌쩍 가버렸다.



칭기즈칸 국제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한 사람은 수지였다. 서경이의 이름표를 들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우리는 밝은 미소로 수지와 첫인사를 나누었다. 센-베노!(안녕하세요) 수지는 몽골인이지만 전에 한국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어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셨다. 몽골에서 소통하기 위해선 주로 영어를 쓸 줄 알았는데, 몽골에서 만난 첫 번째 사람과 한국말을 하다니! 수지는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서 드라마나 음악으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우리를 게스트하우스까지 데려다 줄 수지에게 바야를라(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배웠는데 바야르쓸라- 라고 하는 특유의 본토 발음은 따라 하기 힘들었다. 수지가 잘했어요-라는 말을 할 때까지 계속 반복하며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일본산 승용차에 올라탔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며 차창 밖으로 바라본 몽골의 밤 풍경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딱히 이국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시원한 바람 냄새가 강원도와 흡사하였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느낀 공기의 온도도 선선한 우리나라의 시골 그 자체였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의 밤하늘은 새까만 색이었다. 저 멀리 밀집한 게르 마을이 희미하게 보이기도 했다.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동안 수지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열심히 보면서. 그렇게 이십여분을 달리고 나니 숙소 앞에 도착했다.



우리가 한국에서부터 미리 예약한 숙소는 '홍고르 게스트하우스(Khongor Expedition)'이다. 이곳은 현지 게스트하우스 중 비교적 한국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숙소 중 하나다. 이곳의 장점이라면 국영백화점이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한다는 것과 직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하시다는 것!



생각보다 아담한 크기의 방과 구조에 놀랐지만 갖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서경이가 혼자 한 방을 쓰고, 세희랑 내가 이 층 침대를 함께 쓰기로 했다. 따뜻한 물로 씻고 잘 준비를 모두 마친 후 다음날 투어를 위해 바로 잠을 청했다. 이때의 시각은 아마 새벽 1시 30분경. 낯선 느낌 때문인지 잠이 잘 오지 않았지만 내일을 위해 자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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