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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건우 Mar 28. 2018

화폐의 등장 그리고 진화

화폐의 등장 그리고 진화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돈. 그 돈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돈, 화폐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도대체 뭐라고 우리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만들까요.

돌고 도니까 돈이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지폐, 카드, 물건 사는 거 등등 다 맞는 말입니다.  

사전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

(이하 화폐로 용어를 통일하겠습니다.)


화폐는 사물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화폐가 있어야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금고에, 은행에 저축을 해서 재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을 화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다들 스마트 폰들을 하나씩은 가지고 들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곧 환갑을 바라보시는 저희 부모님께서도 스마트 폰을 사용하시고 계시니까요.

스마트 폰이 최근 들어 1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지불해야 살 수 있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돈이라는 게 있어야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남자들이라면 욕심부리는 자동차 또한 이 화폐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은행의 우수 고객이 되어 열심히 저축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어느 순간 내 집을 살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화폐’라는 건 언제부터 사용되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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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박이다. 올가미를 설치해 두었는데 글쎄 노루가 2마리나 걸렸다. 

이런 횡재는 난생처음이다. 3일 전부터 한 마리도 못 잡아서 집에 들어갈 면목이 서질 않았는데 

오늘은 집에 들어가서 마누라, 자식들한테 큰소리 떵! 떵! 칠 수 있겠다.

하하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다. 하하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마누라, 자식들이 다들 춥다고 아우성이다. 

맨날 털옷을 입고 싶다고, 옆집에서는 다들 입고 있다고 하는데 참 곤란하다.

젠장 항상 옆집 그 녀석이 문제다. 나라고 갖고 싶지 않겠나. 

근데 어쩌냐 이 동네에는 털 있는 얘들이 거의 없다. 잘 잡히질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다른 동네까지 가서 호랑이를 잡을 수는 없지 않으냐. 

그걸 잡다가 내가 황천길로 갈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도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저번에 다른 동네 사람들한테 들어보니 한 10명이서 그것도 그중 3명은 황천길로 가면서 

겨우겨우 한 마리 잡았다고 하던데. 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흔한 토끼라도 잡히면 좋을 텐데. 한 10마리쯤 잡으면 4 식구 털옷 한 벌씩 맞출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올가미를 여러 개 설치해 두었다. 

더 이상 옆집 그 녀석이랑 비교를 당하고 싶지 않다. 쳇 나도 할 수 있다고. 

그런데 바로 그 올가미에서 횡재를 한 것이다. 하하하. 역시 난 대단하다.

한 마리로는 일주일은 4 식구 거뜬히 식사할 수 있겠다. 다행이다. 

이번 주는 굶지 않아도 된다. 나머지 한 마리는 장터로 들고 가봐야 되겠다. 

옆집 그 녀석이 저번에 장터에 감자 3 가마 들고 가서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로 바꾸어 왔다고 하던데. 

거기 나가면 다른 물건들도 엄청 많다고 그랬다.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 녀석이 가끔 맞는 일도 많이 한다. 솔직히 나보다 이것저것 잘 알기는 한다. 쳇.

암튼 서로 마음만 잘 맞으면 물건 교환을 잘할 수 있다고 그랬으니 나도 이번에 한번 들고 가봐야 되겠다.

가서 토끼털 옷도 한번 보고, 마누라가 저번에 이야기한 가방도 한번 봐야 되겠다.

도대체 어디에 쓸 거라고 여자들은 그러는지 모르겠다.

채소랑 과일들 그냥 아무 데나 담아오면 되지 꼭 가방이 있어야 된단다.

옆집 아줌마도 하나 가지고 있다고. 젠장 옆집 그 녀석은 역시나 나한테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다행히 나한테 노루가 있다. 이번 기회에 점수 좀 따자.

드디어 장터에 나왔다.

이야. 정말 없는 게 없다. 사과, 감자, 고구마, 토끼, 여우, 가방, 신발, 털옷, 등등 등등 등등.

정말 없는 게 없다. 도대체 뭐부터 가져가지. 아. 쇼핑이 이런 기분이구나.

그래서 여자들이 사족을 못 쓰는가 보다. 

내 것도 아닌데 구경만 하고 있어도 왠지 내 거가 된 기분이다. 하하

아! 여우털은 너무 비싸다. 그냥 토끼털로 해야 되겠다. 나중에 노루 몇 마리 더 잡으면 

그때 여우털로 바꿔줘야겠다. 그리고 예전에 어머님이 그랬다. 처음부터 비싼 거 사주면 안 된다고.

버릇 나빠진다고. 음. 난 부모님 말씀을 참 잘 듣는다. 그래서 토끼털로 정했다.

앞사람이 하는걸 보아하니 그 사람은 감자랑 토끼털을 바꾸려고 한다. 

근데 토끼털 파는 사람이 감자는 5 가마니를 줘야 된단다. 도둑놈.

옆집 그 녀석은 저번에 2 가마니랑 교환했다고 하던데. 눈 감고도 코 배 가는 곳이 장터라더니 딱 맞는 말이다. 

나도 조심해야 되겠다. 코가 없으면 사냥하기 힘들다.

이제 드디어 내 차례다. 음. 우선은 배짱 좀 부려야지. 왜냐면 저 사람이 내 노루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노루가 필요한가 보다.

음. 이런 땐 배짱이 최고라고 했다. 

토끼 3마리랑 교환하자고 한다. 음. 어떡하지. 고민 중이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니 오늘은 노루를 들고 온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다. 하하

음. 더 배짱을 부려도 될 것 같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이 도둑놈이 눈치를 보더니 토끼 4마리랑 

교환하자고 한다. 하하. 드디어 걸려들었다. 

왠지 조금 더 기다려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하. 

드디어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토끼가 4마리밖에 없단다. 

집에서 마누라가 꼭 노루 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꼭 가져가야 된다는 거다. 

역시 저 집도 마누라가 무섭구먼 그래. 역시 여자들은 대단하다.

바꿔주고 싶지만 4마리 가지고는 얘들 옷밖에 해주지 못한다. 더 기다려봐야 되겠다. 음.

이 사람이 진짜 마누라가 무서운가 보다. 토끼 4마리에 아까 바꾼 감자 5 가마니도 준단다.

음. 이 정도면 괜찮을 듯싶다. 이번에도 횡재한 거 같다. 하하.

역시 난 대단하다. 하하.

어제오늘 일진이 너무 좋다. 마누라랑 내 옷은 다음번에 또 하지 뭐. 

감자 5 가마니면 한 달 동안 굶을 걱정은 피할 수 있겠다. 하하.

노루를 넘겨주고 토끼 4마리랑 감자 5 가마니를 받았다.

근데 낭패다. 

난 집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그것도 산 넘고 물 건너고 다시 산 넘고 해서 한참을 왔는데. 

이걸 다 어떻게 들고 가지??? 낭패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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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등장     


옛날 아주 옛날에는 사냥을 하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걸로 배를 채우고 남는 건 비축해 두었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구해야 했습니다. 모든 걸 직접 구하고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걸 구하는 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교환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주고 다른 물품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물물교환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물물교환은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위에서의 이야기처럼 너무 많은 물건을 혼자서는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때론 무수히 많은 경쟁자가 있어서 제 값을 받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서로 합리적으로 교환하는 방법을 찾는 게 아주 중요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들에 대해 사람들은 고민했습니다. 

어느 순간 답을 찾았습니다.

가벼워서 쉽게 들고 다닐 수도 있고 어디 가서는 필요한 물건으로 교환도 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찾았습니다. 

바로 화폐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와 같은 화폐는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엔 종이를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사용한 것입니다. 

시기별로 지역별로 차이는 있었습니다.

쌀, 소금, 카카오 콩 등을 화폐로 사용한 곳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물품 화폐입니다. 

물물교환에서 물품 화폐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물품 화폐는 시간이 지나면서 금속화폐로, 그리고 지폐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에서 신용을 기반으로 한 신용화폐가 생겨났습니다. 

심지어는 가상화폐라는 것까지 생겨났습니다.               



화폐의 기능     


화폐는 주로 물건을 사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다른 기능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 교환 매매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폐를 상품이나 서비스로 교환하는 것으로 상품이 필요하면 그 상품과 화폐를 교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 가치 척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품의 가치를 화폐로 나타내는 것으로 물건에 매겨지는 가격을 말합니다. 

우리는 그 가격을 보고 그 상품의 가치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치는 희소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으면 가격은 싸다.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은 비싸다.”

아마도 이것이 진리에 가까우리라 생각됩니다.     


셋째, 가치 저장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폐를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가 재산입니다. 그 화폐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언제든지 내가 필요한 상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화폐를 저축합니다. 나중을 위해서 저축을 합니다.               



화폐의 진화     


화폐는 이런 기능들을 가지고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무것이나 화폐의 기능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우선은 가지고 다니기 편해야 했습니다. 너무 크거나, 너무 무겁거나,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얍 섬의 스톤 머니(stone money)


태평양의 얍이라는 섬에서는 몇 톤이나 되는 돌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그 스톤 머니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도둑이 와서 훔쳐가려야 훔쳐갈 수가 없었다. 

아즈텍 문명에서는 카카오 콩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초콜릿의 원료인 그 카카오 콩입니다. 

그들은 카카오 콩을 신들의 음료라 부르며 고식은 물론 가축, 술 심지어 노예까지 카카오 콩과 교환했습니다. 

그런데 그 카카오 콩이 인류 최초의 화폐 위조 사건을 일으킨 것은 알고 계십니까.

진흙을 섬세하게 빚어 카카오 콩처럼 만들거나 카카오 콩 빈 껍질 안데 진흙을 채워서 

교묘하게 사용을 했습니다.

역시 사람의 욕심이란 그 시절부터 대단했던 거 같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는 소금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특히 고대 로마시대에는 군인들에게 월급으로 소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소금이 귀한 아프리카

내륙지역에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소금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아프리카 

콩고지역에서는 건설 노동자들에게 소금으로 급료를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소금은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바다에 인접한 지역에서나 소금광산이 있는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구할 수가 없는 그런 상품이었습니다.     


금속화폐의 등장     


상품화폐는 사용되는 그 지역을 벗어나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보관도 쉽지 않았습니다. 곡식은 부패했습니다. 소금은 녹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점점 하락했습니다. 

결국 상품화폐는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 금, 은, 구리 등의 금속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집트 기록을 보면 돈거래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기원전 1,800년경에 만들어진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는 282개의 판례법이 적혀 있는데

돈을 주고받는데 관한 규율이 나와있습니다.                                                                                                             

함부라비 법전 석비
함무라비 법전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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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무라비 법전 전문 편집본     


24조 - 생명의 손실이 있었을 경우에는 그 도시와 지방장관이 그의 상속인들에게 은 1 mina를 주어야 한다

42조 - 사람이 타인의 경지를 빌렸으나 그 땅에 곡물이 자라게 하지 않았으면, 그가 그 땅에서 일을 하지 않                은 것을 그에게 확증할 것이니, 그는 이웃 토지의 수확고를 기준하여 그 땅의 주인에게 곡물을 주어야                한다.

88조 - "상인이 곡물을 빌려 줄 때에는 곡물 1 kur(부피의 단위 : 1 qa=(약 120 l))에 대하여 60qa의 리자                 를 받는다. 은을 빌려 줄 때에는 은 1 shekel에 대하여 1/6 she의 리자를 받는다."

90조 - "상인이 위반하여(?) 1 kur에 대하여 60 qa의 리자, 혹은 은 1 shekel에 대하여 6분의 1                                (shekel) 6 she의 리자를 초과하여 받으면, (그가 빌려) 준 것을 잃는다.

94조 - "상인이 곡물이나 은을 대여하였는데, 그가 그것을 대여하였을 때에 은을 작은 저울로 그리고 곡물을                작은 되로 주었으나, 그가 그것을 회수하였을 때에 은을 큰 저울로, 그리고 곡물을 큰 대로 받았의면, 

          그 상인은 자기가 받은 것을 잃는다.

108조 - "술집 여주인이 술값으로 곡물을 받지 않았거나, 지나친 정도로 은을 요구하였거나, 술의 되를 곡물의             돼보다 작게 하였으면, 그 여주인에게 이것을 확증하고 그녀를 물속에 던져 넣는다."

139조 - 가자가 없는 경우에도 남편이 귀족이면 그녀에게 은 1 mina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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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1700년경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왕이 중앙집권을 확립하기 위하여 제정한, 설형문자로 된 세계 3대 법전의 하나인 함무라비 법전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금으로부터 3700년 전에 곡물과 은이 이 시대에 화폐의 기능을 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초의 주화     

역사상 최초의 주화는 기원전 670년경에 터기 지역에서 사용된 일렉트럼 코인입니다. 이 주화는 금과 은을 섞어서 만든 주화였습니다. 과거 리디아 왕국의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고고학자들이 발견을 하였습니다. 주화가 고대 지중해 지역에만 존재한 것은 아니었으나 이곳이 최초의 발생지역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렉트럼 코인      (기원전 670년경)


서양에서는 고대 로마도 빠드릴수 없습니다. 

기원전 200년경부터 주화를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당시의 주화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고대 로마주화 (전면)
고대 로마주화 (후면)


전면은 마그누스 막시무스 황제이고, 후면에는 제우스에게 무릎 꿇은 황제의 모습입니다.          



동양의 금속화폐     

동양에서는 춘추전국시대 중기에 철기가 발명되어 철기 무기와 농기구를 널리 사용하게 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또한 철을 소재로 한 화폐도 만들어졌습니다.

중국 전국시대에 연나라 지역과 만주 일대에서 통용되던 동전. 중국 허베이성과 고조선 영역이었던 랴오닝성과 한반도 북부 지대에서 다량 출토되었습니다. 

원래 연나라 화폐는 도전(刀錢) · 포전(布錢) · 원전(圓錢) 3종이 있었는데, 그중 도전 즉 명도전이 주요 통화였습니다.

명도전은 일종의 칼 모양을 한 동전입니다.                                                                                                            

중국 명도전



황금의 등장     

금속화폐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내구성이 있고, 액수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운반에 편리해야 

합니다. 동시에 소액으로 세분될 수 있어 소액거래에도 편리해야 하고, 누구나 그것의 진위를 알아차릴 수 

있어서 위조할 가능성이 적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금이나 은과 같은 금속은 조개껍질이나 곡물보다 화폐가 되기에 훨씬 더 알맞은 

재화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금속화폐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황금입니다.

황금빛이 찬란한 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황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아주 깁니다. 

사람들은 황금으로 치장함으로써 신과 동격임을 나타냈고, 황금을 얻기 위해 식민지를 개척했고, 

황금에 대한 탐욕으로 십자군 원정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황금에 대한 탐욕의 역사가 곧 인간의 역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태양을 숭배하는 고대인들은 녹이 슬고, 쉽게 변색이 되는 다른 금속들과 달리 절대 변하지 않는 황금을 

대지에 스며든 태양의 조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금은 그 자체로 궁극의 빛, 영원하고, 위대한 것으로 여겨졌고 하나의 종교로서 숭배되어졌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페니키아, 바빌로니아, 고대 이집트에 서서 황금이 숭배되었습니다.

그중 황금의 가치에 가장 매료되었던 사람들은 역시 고대 이집트인들입니다. 태양신을 숭배하던 

이집트에서 황금은 만질 수 있는 태양으로 곧 신의 분신이었습니다.

그런 황금을 사용하는 특권은 오직 파라오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투탕카멘의 관은

110킬로그램의 순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라 얼굴에는 황금으로 마스크를 씌웠습니다.

손가락과 발가락에는 금으로 만든 골무까지 끼웠습니다.

이렇게 황금으로 장식함으로써 파라오와 신은 동격임을 나타냈습니다.                                                                                                                  

투탕카멘 황금 가면
투탕카멘 황금 관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세폴리스에 산처럼 쌓여 있다는 황금을 차지하고자 페르시아 원정을 감행하였습니다. 

중세 유럽의 십자군 원정 역시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을 이 슬랍교도로부터 탈환하겠다는 순수한 종교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지만 풍부한 황금을 금에 손에 넣기 위한 봉건 영주들의 탐욕으로 제4차 원정은 아랍지역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의 중심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을 공격에 막대한 황금을 약탈하기도 했습니다.


신대륙을 탐험했던 콜럼버스. 그리고 그를 지원했던 스페인의 왕 페르난도 2세는 콜럼버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금을 가져와라. 가능한 한 인도적으로. 그러나 어떠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그것을 꼭 가져와야 한다.”     

콜럼버스 또한 ‘황금은 영혼이 낙원에 가는 것까지도 도와주는 보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황금을 좋아했습니다. 탐험을 마치고 스페인의 로 돌아온 뒤 신대륙에서 발견한 금의 10퍼센트를 갖겠다고 스페인 황제에게 말 

할 정도로 황금을 좋아했습니다.     


황금은 한 제국을 송두리째 붕괴시키기도 했습니다.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는 신대륙보다는 황금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잉카 제국의 마지막 황제 아타우알파를 사로잡은 피사로는 잉카의 황금을 빼앗기 위해 머리를 썼습니다. 

가로 6.7미터, 세로 5.2미터의 방을 황금으로 가득 채우면 왕을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황제를 구하기 위해서 잉카제국 곳곳에서 운반되어온 황금은 무려 24톤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피사로는 왕을 죽이고 잉카제국에 학살과 약탈을 자행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중반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콜로라도, 몬태나, 알래스카 등에서 대량의 황금이 발견되면서 사람들이 물밀 듯이 서부로 몰려갔습니다.

이후 거의 한 세기 동안 황금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서부로 몰려갔습니다. 이것이 바로 골드러시입니다.

골드러시는 미국의 서부개척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급증하는 이주민들을 위해 로키산맥을 넘어 곳곳에 

도로가 건설되었고 1869년에는 대륙횡단철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캘리포니아에 건설된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의 첨단기지를 골드러시가 시작된 새크라멘토 계곡 이름을 본떠

'실리콘 계곡'(Sillicon Valley)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황금이 미국의 역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1930년대 일본군은 군비 확충과 무기를 사기 위해 우리 땅을 파헤쳤습니다. 무수히 많은 광산이 개발되었고

광복 전까지 무려 300톤 이상의 황금을 채굴하였습니다.

노다지, 벼락부자 열풍도 불었습니다. 농사꾼이 황금을 찾겠다고 논밭을 파헤쳤고, 의사, 변호사, 문인들까지도 금광업에 몰려들었습니다. 최창학이라는 사람은 금광을 발견해 5년 만에 현재가치로 1조 원이 넘는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금광 재벌인 방응모는 금광에서 번 돈으로 ‘조선일보’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지폐의 등장     


현재까지도 황금은 전 세계에서 화폐 제도의 기반으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황금을 화폐로 사용하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우선 도난의 위험이 컸습니다.

이동을 할 때는 무거워서 많은 양을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었습니다. 또한 많은 양을 보관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지폐가 생겨났습니다.      


세계 최초의 지폐     

세계 최초의 지폐는 중국 송나라의 교자입니다. 10세기 말경 상인들 사이에서 예탁증서의 형태로 철화를

 대신하는 임시 용도로 발행되었습니다. 공식적인 지폐의 발행은 1170년 남송시대에 이르러 상업이 발달하고 화폐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지폐 발행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특히 원나라 때에는 지폐 발행이 아주 활발했습니다. 금, 은, 동 모두를 정부가 강제로 보관하고 그 보관증 형태로 지폐를 발행하여 유통을 촉진시켰습니다.

당시 원나라를 방문한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원나라를 방문했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이 종이가 오랫동안 유통되어 찢어지고 닳게 되면, 조폐청에서 3퍼센트 할인해서 새 돈으로 교환해주었다. 금이나 은으로 그릇이나 혁대 장식, 다른 귀중품을 만들 때면 왕립 조폐청으로 가서 그 종이 몇 장을 내밀고 조폐관에게서 금이나 은을 샀다. 왕의 군대는 모두 이런 종류의 돈을 지급받았다.” 

    

이와 같은 지폐는 점차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한국, 일본, 극동 지역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최초의 지폐 교자 (交子)


최초의 서양 지폐는 중국보다 600년 뒤인 17세기 초 영국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앞선 14세기 이탈리아에서도 이미 장거리 신용이나 지불의 수단으로 환어음과 지불 지시서 등 지폐의 형태가 있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사용된 최초의 지폐들은 금·은 세공업자들이 귀중품이나 돈을 받고 영수증으로 써준 예치증서(goldsmith note)로서 오늘날 은행권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 시절부터 각종 금융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점차로 대여, 이자가 붙는 예금, 외환업무, 수표와 약속어음 발행과 같은 광범위한 은행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는데, 이들 역시 예치증서를 발행했습니다                                                                                                            

서양 최초의 은행권


이처럼 지폐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상업의 발달로 유럽 일대의 여행자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여행객들은 여행 중 도난 방지를 위해 은행업무를 수행하던 금ㆍ은 세공업자에게 돈을 맡기고 예치증서를 받은 뒤, 이를 목적지의 지정된 세공업자에게 보여주고 돈으로 교환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지폐     

한국 최초의 지폐는 고종 30년인 1893년, 우리 정부가 발행한 최초의 지폐 호조태환권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조에서 발행했고 5냥, 10냥, 20냥, 50냥짜리가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이 지폐를 만든 목적은 당시 

화폐로 쓰고 있던 엽전을 회수하여 새로운 화폐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화폐 업무를 담당한 일본인들의 운영권 다툼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한 장도 사용되지 못한 채 모두 소각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후에 나온 지폐들은 모두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발행하였습니다. 광복이 된 후에도 그것을 그대로 사용을 

하였습니다.    

                                                                                                        

호조 태환권
1백원권

 

신용화폐의 등장   

  

인류의 화폐는 최초의 물물교환으로 시작해 상품화폐, 금속화폐, 지폐로 자연스레 발전되었다. 이후 1914년에 웨스턴 유니온사가 일종의 최초의 신용카드를 사용자에게 발급하였습니다. 

신용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용(credit)이라는 단어는 믿음, 신뢰를 의미하는 단어로 서로를 믿고 상품과 상품, 상품과 화폐를 교환하던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신용으로 물품을 구매하였습니다.

뉴욕의 은행원인 프랭크 X. 맥나마라는 고객과 함께 밖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지갑을 잃어버린 후 신용카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그는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200개의 다이너스 클럽 카드를 배포하였습니다.

이후 신용카드 발급자가 사용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상인에게 돈을 지불받는 형태의 현대식 신용카드들이 빠르게 발전하였다. 1958년에 BOA(Bank of America)는 대중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신용카드를 제작하였다. 뱅크 아메리 카드는 나중에 비자 시스템으로 발전하였으며, 1966년에는 신용 카드를 발급하는 은행 그룹이 마스터카드를 설립하였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신용카드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5장 이상의 신용카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는 ‘제3의 화폐’, ‘플라스틱 머니(plastic money)’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다른 신용화폐로는 어음과 수표가 있습니다. 어음과 수표는 미래의 일정 시점에 돈을 주겠다는 일종의 서로 약속을 표시한 신용화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의 등장     


2009년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P2P(Peer to Peer) 네트워크 기반의 전자 금융거래 시스템이자 새로운 화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가상화폐입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화폐 체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이상적인 화폐를 구현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분산 네트워크형 가상화폐로 중앙 집중형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용자끼리 직접 연결되어 거래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쉽게 계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송금, 

소액 결제에 굉장히 유용합니다. 

해킹, 도덕적 해이, 불법 거래 이용 등 문제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효용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활발한 

투자와 기술 진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18.01.07일 기준)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2500만 원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플은 4000원 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 150만 원대, 비트코인 캐시는 38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이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전자지갑이 거래소에 접속하는 

방식은 해킹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실제로 많은 거래소에서 도난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는 것은 화폐로 사용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마약, 무기 등 불법거래 나 돈세탁, 탈세 등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 또한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화폐가 어떻게 등장하고 진화되어갔는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최초 물물교환으로 시작되어 상품화폐로, 상품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금속화폐로 발전하였고 금속화폐 중에서도 황금으로 인해 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벌어졌던 일 또한 알아보았습니다. 

이후 지폐가 등장하고 신용화폐인 신용카드가 등장하고 최근에 가상화폐까지 생겨난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돈을 벌려면 가장 먼저 돈에 대해서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상대편을 알고 나를 알고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해서 잘 알고 임하면 분명히 이길 수 있습니다.           


길건우 자산관리사 (rlfrjsd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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