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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건우 Mar 29. 2018

money의 기원

모네타(moneta)
  
인간의 경제활동에서 지불과 축적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화폐. 화폐란 곧 돈을 가리키는 다른 말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화폐란 상품 교환의 매개물로서 가치의 척도, 지불의 방편, 축적의 목적물 등으로 유통되는 재물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러니까 동전, 지폐, 크레디트 카드, 어음 등 경제활동에서 지불과 축적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재화를 통틀어 화폐라 한다.
  
화폐가 돈이라 불리게 된 어원에는 대체로 세 가지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첫째는 화폐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천하를 돌고 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둘째는 예전에 엽전 열 닢을 한 돈으로 부른 화폐 단위에서 유래했다는 설, 그리고 셋째는 약이나 귀금속의 무게를 재는 중량 단위인 돈쭝(錢重)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 유력하다.
  
영어의 ‘머니(money)'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하늘의 여신 주노 모네타(Juno Moneta)의 이름인 ‘모네타(monet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로 캄피돌리오 언덕의 거위 일화다.
 

유노 여신, 고대 로마의 수호신

 
  
기원전 390년에 갈리아인들은 매우 성가신 적이었던 로마를 쓰러뜨리기로 했다. 그들은 한밤에, 당시 방위가 다소 허술했던 로마로 잠입해서 캄피돌리오 언덕에 있는 요새를 공격했다. 이를 알아챈 그 언덕의 수호신, 유노 여신은 자신의 성물인 거위들을 동요시켰다. 거위들은 날개를 퍼덕이고 요란하게 울어대며 로마인들에게 위험 신호를 보냈고, 그 소리에 잠을 깬 로마인들은 무기를 들고 나와 침입자들을 물리쳤다고 한다. 이후 로마인들은 캄피돌리오 언덕에 유노 여신을 위한 신전을 세웠으며 ‘충고’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리고 유노 여신을 충고의 유노라는 의미의 ‘유노 모네타(Juno Moneta)’라고 불렀다. 기원전 345년에 건설된 유노 신전에서는 화폐를 주조하는 임무도 수행했기 때문에 로마인들은 돈(money)을 모네타(moneta)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편 모네타가 화폐와 국가 재정을 수호하는 신성한 존재였으며, 그 이름은 ‘화폐를 만들다’는 뜻의 라틴어 모네토(moneto)에서 나왔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유노 모네타 신전에는 화폐를 만드는 조폐소가 있었고, 근처 사투르누스(Saturnus) 신전은 공금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10세기 편찬된 비잔틴 대백과 사전 <수이다스(Suidas)>에는 로마인들이 에페이로스(Epeirus) 왕 피로스(Pyrrhus)와 전쟁을 할 때 재정이 부족해지자 유노 여신에게 신탁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여신은 정의를 무기로 해서 싸우는 한 재정이 부족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여신이 알려준 대로 로마인들은 재정 문제를 겪지 않고 전쟁을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인간의 역사에서 돈은 수많은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돈 때문에 거리로 쫓겨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돈벼락을 맞아 하루아침에 졸부가 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돈과 관련된 수많은 속담, 민담, 고사 등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돈의 기원과 발전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돈의 발명’,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지음, 책세상
  
  
길건우 자산관리사(

rlfrjsdn@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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