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40년 처음 출간되었다.
저자인 쉐드는 1920년 중반 월스트리트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한 것은 고작 몇 년에 불과했지만 그는 그 당시 경험을 토대로 월스트리트에 관한 책을 한 권 썼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월스트리트에 관한 수많은 책 중 단연 돋보이는 보석 같은 책이 되었다.
이 책은 1920년대의 월스트리트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책이면서도 우리 시대의 월스트리트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오래전 어느 날, 다른 도시에서 온 한 방문객이 가이드들의 안내를 받으며 경이로운 뉴욕 금융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들이 맨해튼 남쪽 배터리 공원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 중 하나가 정박 중인 멋진 보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보세요. 저 배들이 바로 은행가와 주식 중개인들의 요트랍니다.”
그러자 순진한 방문객이 물었다.
“그러면, 고객들의 요트는 어디에 있나요?”
도대체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 ‘큰 손’과 투기꾼의 게임
40만 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완전히 우연에 기초한 게임을 한다고 해보자. 이들을 긴 탁자에 두 사람씩 서로 마주 보게 앉힌다. 이제 이들은 완전히 운에 입각한 게임 즉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 탁자 한쪽에 앉은 20만 명의 사라이, 맞은편에 앉은 20만 명의 사람과 동전 전지기 게임( 미리 정한 동전의 한 면이 나오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승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동전을 던진다 )을 한다.
심판이 첫 게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을 울리면 40만 개의 동전이 던져진다.
첫 게임의 결과 20만 명의 승자와 20만 명의 패자가 나온다.
그런 후 이들 40만 명이 다시 두 번째 게임을 한다.
그러면 첫 게임에서 승리한 20만 명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10만 명이 두 번째 게임에서 승자가 된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패한 사람도 10만 명에 이른다.
나머지 20만 명은 한 게임은 이기고 한 게임은 진 상태다.
이제부터는 승자들만 관찰하도록 해보자.( 패자에게는 누구도 그리 큰 관심이 없다.)
세 번째 게임이 이어졌다.
이제 지난 두 번의 게임을 모두 이겼던 10만 명의 절반 즉 5만 명이 세 번째 게임에서 이겼다.
계속해서 게임을 이기는 사람의 수는 네 번째 게임에서는 2만 5,000명으로, 다섯 번째 게임에서는 1만 2,500명으로 줄어든다.
다섯 번 연속해서 게임에서 이긴 이 1만 2,500명은 이제 스스로를 동전 던지기 게임의 달인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동전 던지기 게임의 본능을 타고났다고 여기게 된다.
그러나 여섯 번째 게임에서 이들 중 6,250명은 실망하고 자신이 결국에는 패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이들 중 일부는 의회 청문회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섯 번째 게임에서도 승리한 나머지 6,250명은 계속해서 게임을 하고 그 결과 승자는 1,000명 이하로 줄어든다.
이들 소수의 승자들은 한 번도 지지 않고 9 게임 연속 승리했고, 이때쯤이면 이들 대부분은 최소한 자기 마을에서는 동전 던지기 게임의 고수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이들은 한 번도 지지 않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동전 던지기 게임의 전문가로 알려지고 일부는 자신의 성공에 관한 전기를 쓰기도 한다.
사실 주식투자를 동전 던지기 게임에 비교하는 것은 온당한 것은 아니다. 나는 동전 던지기보다 주식투자에 더 많은 기법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도통 알 수 없는 것은 도대체 동전 던지기보다 얼마나 많은 기법이 주식투자에 사용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 그들은 정말 고객의 편일까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신탁회사의 전문가를 고용하면 확실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최고’ 증권에 존재하는 함정
- 은행가들이 증권을 잘 팔 수 있는 유일한 시기는 그 증권이 인기 있을 때다.
- 은행가들이 증권 발행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유일한 시기는 그 증권이 인기 있을 때다.
- 따라서 은행가들은 어떤 증권이 인기 있을 때 그 증권의 신규 증권( 신주나 신규 채권)을 발행한다.
신문을 보다가 팬이 흔들리는 바람에 신문의 증권면 위에 잉크를 떨어뜨리게 된 한 대형 은행 겸 투자신탁회사의 펀드매니저에 관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그는 부하 직원을 시켜 실제 회사의 전문가가 고르고 고른 주식들이 아니라, 펜을 흔들어 잉크를 떨어뜨린 후 잉크가 떨어진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어떤 실적이 나는지를 체크해 보도록 했다.
결과는 잉크를 떨어뜨려 고른 주식들로 구성한 포트폴리오가 실제 포트폴리오보다 훨씬 손실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전문가들은 인기 있는 주식을 선택했지만, 잉크를 떨어뜨려 고른 주식들에는 최소한 어떤 편견도 반영되지 않았다. 내가 이 이야기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그 유일한 이유는 그런 실험적인 방법을 실제 펀드 운용에 적용하고 그 결과까지 공개할 펀드매니저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주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나에게
“유명한 투자회사가 종목 선정과 매매에서 나보다 더 뛰어날까요?”라고 직설적으로 물었다고 해보자.
마음에 없는 답변이긴 해도, 내 답변은 “그러다”이다.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된다. 아플 때도 백과사전을 보고 혼자서 치료하기보다는 의사에게 가는 편이 낫다는 게 대부분이 동의한다.
○ 어리석음이 지배하는 증권시장
객장에서는 태양광 반사 신호를 제외한 온갖 형태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전화선을 통해 우리가 끊임없이 주고받는 것은 주식시세, 주문, 허풍, 사소한 거짓말, 노골적인 거짓말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어리석은 말들이다.
이 중 주식시세, 주문, 허풍, 사소한 거짓말은 주식거래를 하는데 필수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노골적인 거짓말은 다소 예외적인 경우로, 궁극적으로 수익을 올리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쉐드가 자신의 책의 주제로 택한 것은
죄악(sin)이 아니라 어리석음(folly)이다.
어리석음은 미시시피 강물처럼 월스트리트에 매주, 매년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일종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아주 능숙하게, 때로는 매우 명석하게 주식시세를 알려주거나 사소한 거짓말을 한다. 그다음 그들은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자신들의 어리석은 ‘생각’을 발전시킨다.
만약 내게 국가의 번영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나, 국가가 번영을 이루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거나, 혹은 국가의 번영과 현재 금 보유고의 관계에 대해 논평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나는 누구 못지않게 허세를 부리며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허세는 나 자신의 것이 아니라 어디서 전해 들은 막연한 말로 부리는 허세인 것이다.
물론 수치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금융과 투자에 관한 주장들에서 사용되는 수치는 우리가 아는 어떤 사람들처럼, 진실의 일부만을 억지로 보여주고 나머지는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증권사 직원이 50번 이상 배당금이 지급됐다고 추천해준 우선주를 매우 안전한 투자로 여기고 샀지만 어느 날 그 우선주가 5번은커녕 1번도 배당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이다. 이것은 과거 우선주에 대한 배당금 지금 횟수라는 ‘수치’와 증권사 직원 모두가 우선주에 대한 배당만을 보여주고, 그에 앞서 그 회사가 상환해야 할 엄청난 부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 주가 예측 답이 없는 도전
안락하게 꾸며진 객장에는 시세 표지판이 있고, 그 시세 표지판에는 화려한 빛을 내면서 각 종목 이름과 그 종목 시세가 멋지게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오후 장 들어 다소의 상승 예상’이란 주가 전망이 등장한다.
이 예측은 센트럴 하이 증권에서 2년을 근무한 주문 접수계 직원 조셉 아이젠 하이머 ( 아는 체하는 사람이란 뜻 ) 가 제공한 것이다.
시세 표지판에 기댄 채 껌을 씹고 있는 그는 매우 스마트해 보이는 외모를 갖고 있다.
그는 이 시장 정보를 사교계에 막 데뷔한 십 대 소녀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고객들에게 던져준다. 이때 그가 틀릴 확률이 50% 이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오후 장이 종료되었을 때 그는 안전하게 향후 시장이 상승하거나(또는 하락하거나) 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이제 우리는 이 친숙한 객장을 나와 상업적이라기보다는 성당 같은 느낌을 풍기는 증권사 스위트룸으로 들어선다.
그곳에서 우리는 안내 직원, 아름다운 비서들 그리고 학자풍의 젊은 신참 직원들 사이를(갈수록 어렵게) 지나 휴고 빅의 광채 나는 마호가니 책상 앞으로 간다.
그곳에서 우리는 빅이 방금 준비한 그리고 전화를 통해 곧 사방으로 퍼져나갈 다음과 같은 두 번째 투자 전망의 정보를 입수한다.
‘··· 따라서 향후 15년간 쿠폰금리(채권에서 지급하기로 약정된 금리)는 낮지만 매력적인 전환 조건을 가진 건전한 전환사채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므로 향후에는 전통적인 채권보다 이런 전환사채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질문!
젊은 조셉과 빅의 말 중 누구의 말이 더 허튼소리로 들리는가?
독자 여러분은 둘 중 어느 한쪽은 맞는 말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두 사람은 이런 전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이미 수십억 달러의 증권을 팔아치웠다. 아마도 여러분은 어려운 말로 가득한 빅의 말이 더 허튼소리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는 공정한 평가는 아닌 것 같다.
젊은 조셉은 빅처럼 어려운 말들을 길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빅만큼이나 중요한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을 영문학 강의도 들었던 빅이 말을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둘 중 누구도 사실적 혹은 인과론적 기초를 갖고 말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들의 말이 오십 보 백 보라고 본다.
이 시점에서 말해야 할 것은 이들 중 누구도 거짓말을 하거나 뭔가를 조작하고 있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조셉에게 왜 오후 장에 다소의 상승이 예상되는지 물어보면, 그는 딱 잘라 분명히 대답할 것이다. 그는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철강주들이 전 저점 바로 위에서 횡보하고 있고, ‘그들이 2등급 운 송주들을 매 집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상승은 그리 강하지 않을 겁니다.
’ 그들‘은 시장이 그렇게 빨리 상승하는 것을 원치 않아요”라고 덧붙임으로써, 그가 결코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라가 아니라는 것(오히려 전통적인 은행가 타입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그들’이라는 말처럼 애매한 말이 뉴욕뿐만 아니라 전 미국의 객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치 누군가가 무의미한 말을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런 단어를 발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만약 그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증권업의 소소한 업무에서 탈피해 증권업과 증권시장 전체 역사를 살펴본다면, 그는 어떤 증권이든( 15년은 고사하고 ) 2년 앞을 제대로 예측한 전문가는 역사상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슬픈 진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대부분의 전문가는 그보다 훨씬 짧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도 거창하게 틀렸다.)
그렇다 해도 빅이 거짓말쟁이인 것은 아니다. 물론 그는 우리의 친구도 아니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그저 진실이기를 바라는 불 확실한 것을 실제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유감스러운 경향이 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투자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라는 관념을 매우 불쾌하게 여긴다.
경제적인 면을 볼 때 투자 전망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거래를 유발하며, 따라서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 금융인과 예언자의 차이
수년 동안 수수료 수입으로 많은 돈을 벌게 된 주식 중개인이 있었다. 그는 하급 은행가로서 빠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대부분 자신과 장모의 돈에서) 50만 달러를 끌어모아 휘발유보다 싸면서도 냄새와 연기가 나지 않는 새로운 자동차 연료를 생산,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연료는 따뜻하고 바람 없는 날 외에는 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행히도 부자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경영진에 속하는 최고의 은행가들과 개인적인 만남을 가질 기회는 거의 없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의 비서실을 통과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우리 같은 일반인이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월스트리트의 금융인은 파트너, 고객 계좌 관리인, 매매 담당자(트레이더), 애널리스트 등이다.
이들은 모두 고유한 업무가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들은 그런 고유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예언 행위에도 끼고 싶어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글을 “시장 전망”이란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한 대형 증권사에 따르면 “4월의 저점에서 다우존스 평균지수가 121에서 139까지 느리게 상승하는 것은 역동적인 시장 움직임이 임박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의 성격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지수는 140선 바로 아래에서 저항에 직면했다. 저항선에 직면한 지수는 하루 하락한 후 거래량이 감소했다. 현재 시장은 대대적인 매수를 통해 저항선을 돌파할 강력한 세력을 모색하면서 다소 불확실한 다기 국면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 글은 제대로 읽든 거꾸로 읽든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렵다. 나는 “현재 시장은 ~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신비로운 말로 시작하는 가사에 어울리는 기타 반주곡 하나를 작곡했는데, 이 곡은 사뭇 효과적이어서 뒤이어 올 초현실주의 무용의 기본 테마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차트 분석가는 (홍수, 기근, 전염병, 심지어 전쟁 같은)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전체 시장이나 한 주식의 상승과 하락 추세를 보여주는 차트(가장 단순한 그래프)를 무기로 사용한다. 그는 뉴스 속보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트만 연구한다. 그는 차트의 들쭉날쭉한 선에서 반복되는 어떤 행동 패턴을 찾아낼 수 있으며, 차트의 고점과 계곡, 등락 양상을 통해 그런 동일한 패턴이 언제 반복될지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전문 용어로는 ‘머리 어깨형’,‘이중 고점’,‘이중 바닥’,‘돌파갭’등이 있다. 이런 용어는 차트 모양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차트 분석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 될 수 있고, 사실 그렇다. 차트를 분서하기 위해서는 화물 운송량, 어음 결제액, 국채 수익률(그리고 태양 흑점의 변화) 같은 것을 그래프로 그려야만 한다. 반복되는 패턴을 찾기 위해 이전의 룰렛 게임에서 나온 수천 개의 숫자를 분석하느라 정신없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슬프게도 보통 그들은 그런 패턴을 찾아낸다.
사실 차트 분석은 점성술과 동일한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차트 분석가들은 상당한 교육을 받았고, 지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점성술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차트 분석은 인간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차트를 아무리 뚫어지게 쳐자 봐도 보이는 것은 과거의 실적밖에 없다. 과거의 실적을 나타내는 선을 조사함으로써 향후 그 선이 어떻게 될지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물론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긴 하다. 하지만 딱히 그 패턴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느리고 무겁게 반복될 뿐이며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차트 분석가들은 몇 개월 후 혹은 그보다 훨씬 짧은 기간의 주가 변화를 어느 정도 정교하게 예측하기 위해 유추 법을 사용한다. 이는 적절한 설명 없이 그저 다음 1년 동안의 날씨를 예보해주는 ‘농업 책력’(농업 관련 일기예보, 농사 일정 등을 수록한 잡지)을 연상시킨다. ‘농업 책력’ 편집자들은 과거의 날씨를 보면서 매년 여름에는 더워지고 매년 겨울에는 추워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매일매일의 날씨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지 못한다.
○ 현명한 투자자의 선택
투자와 투기는 다른 것이라고들 한다.
그리고 신중한 사람은 투자를 해야지 투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이는 사춘기의 아이에게 사람과 열정은 다른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말하면 사춘기의 아이는 사랑과 열정은 다른 휩싸인 것인지 헷갈리지 않을 정도로 그 차이를 분명히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투자와 투기에 대한 그간의 정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투기는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기 위한 노력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은 행위를 말한다.”
“투자는 큰돈이 적은 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은 행위를 말한다.”
만약 여러분이 1,000달러를 가지고 월스트리트에 가서 1년 내에 2만 5,000달러로 만들려고 하면 그것은 투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2만 5,000달러를 가지고 월스트리트에 가서 그 돈으로 ( 연리 4%의 액면가 1,000달러짜리 채권 25개를 삼으로써) 1년에 1,000달러 (연리 40달러 ⨉ 25개 채권 = 1,000달러)를 벌려고 하면 그것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첫 번째 모험에서 성공할 확률과 실패할 확률은 약 1:25로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지만 두 번째 모험에서 성공할 확률과 실해할 확률은 약 25:1로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따라서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종류의 차이가 아니라 성공할 정도의 차이가 된다. 물론 채권 세일즈맨은 “아, 어서 오세요, 선생님, 이 채권들을 사세요. 이 채권들은 연리 4%의 이자수익을 제공해 줄 겁니다. 그리고 이 채권들이 휴지가 될 확률은 거의 1/25도 안 됩니다.”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채권 세일즈맨은 자기 채권에 대해 ‘휴지가 될 확률’이라는 따위의 기분 나쁜 표현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보다 질서 있고 전통적인 방식에 입각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즉, 보통주는 투기적이고, 우선주는 덜 투기적이며, 무담보 사채는 어느 정도 안전하고, 담보부 사채는 매우 안전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식의 서열화에도 불구하고 예외는 많고 또 항상 발생한다. 어떤 기업들의 보통주가 다른 기업들의 담보부 사채보다 훨씬 안전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많다.
안전한 투자의 문제는 현대에 와서 특히 힘들어지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하기 쉬운 것처럼 보였던 시대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거부들의 재산도 결코 오래가는 법이 없다. 상속자가 전 재산을 흥청망청 써서 날리기도 하며 투자를 하다 전 재산을 잃는 경우는 더 많다.
투자자문사 무리 중 일부는 그날 일이 끝났을 때 모든 돈을 공중에 던져버리는 식으로 그들과 고객들 사이에 돈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날려버린 둔중 천장에 붙은 돈만 고객의 것이다.
거액을 투자자문사에 가져갔다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나온 한 남자가 있었다.
“투자자문사에서 뭐라고 하던가?”
친구가 물었다.
“모든 자산을 팔아서 3,500달러만 남기고 전부 국채를 사라고 하더군”
“그 3,500달러로 뭘 하라는 거야?”
“자문 수수료 달래”
○ 작지만 훌륭한 투자 조언
나는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고 평생 사용할 수 있으며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더 키울 수 있는 다음과 같은 투자자문을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다른 멋진 아이디어들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단순하다.
“주식시장에 붐이 한창일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주식을 사러 모여들 때는 가진 주식(보통주)을 모두 팔아라.
그래서 수익을 낸 후 보수적인 채권을 사라. 단언컨대 여러분이 판 주식은 더 상승할 것이다. 그래도 신경 쓰지 마라. 조만간 닥쳐올 주식시장 침체기를 기다려라.
침체기(혹은 패닉)가 국가적인 재앙 수준에 이르렀을 때(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가지고 있던 채권을 모두 팔고 다시 주식을 사라. 분명 여러분이 주식을 산 후에도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신경 쓰지 말고 다음 붐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여러분이 살아 있는 동안 이 과정을 계속 되풀이하라. 그러면 여러분은 부자로 죽는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
과거의 금융 역사를 잠깐만 살펴봐도 이런 투자 조언은 모든 세대에 걸쳐 멋지게 들어맞았다. 그러나 괴롭지만 고백하건대 나는 실제로 이런 식으로 투자를 한 사람을 전혀 본 적이 없다. 이런 식의 투자는 통나무를 굴리는 것처럼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투자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심리적인 것이다.
채권이 별로 인기 없을 때 채권을 사고, 사람들이 주식을 싫어할 때 주식을 사는 일은 힘든 일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약간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패닉 상태에 빠진 군중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내다 파는 주식을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 내용으로 맘에 드는 투자자문을 발견하지 못한 부자들을 위해 다소 독창적인 또 다른 투자 프로그램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것은 한 채권 매매인이 어느 날 오후 나에게 설명해 준 것이다.
그날 우리는 우울한 주제인 채권의 역사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이 채권 매매인은 지난 30년을 타인의 돈으로 채권을 매매하는 일에 보낸 사람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는 자신의 돈을 쓰는데 항상 매우 신중했다.
마침내 내가 말했다.
“정말 대책 없는 게임이야. 만약 자네가 오늘 25만 달러를 갖고 있다면 어떻게 할 셈인가?”
그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즉각 대답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이런 꿈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우선 그 돈을 25개 봉투에 각 1만 달러씩 나눠 넣을 걸세.
그리곤 그 봉투들을 은행 대여금고에 넣을 계획이네. 은행에서 내가 필요한 정도의 작은 대여금고 하나를 빌리는 데는 1년에 6 달러면 된다고 들었지. 그리고 매년 초에 봉투를 하나씩 꺼내 그 돈으로 1년을 살 계획이네. 난 25년 이상은 살지 않을 거야. 그러면 주당 약 200달러는 쓸 수 있어. 그러나 사람은 뭔가를 해야 해. 나는 도박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주일 생활비로 100달러만 쓰고 나머지 100달러로는 경마를 할 생각이야. 경마는 나의 삶에 활력을 줄 걸세. 그리고 대부분의 주를 100달러로만 생활할 거야. 경마가 잘 되면 1,000달러를 가지고 사는 주도 가끔은 있겠지. 그리고 한 가지 더 즐거운 일이 있다면 소득세 징수원을 보고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웃을 수 있다는 거지.”
나는 그에게 이렇게 주의를 줬다.
“그러나 경마 수익률은 증권시장 수익률만큼이나 나쁜 텐데.”
그러자 그가 유쾌하게 답했다.
“더 나쁠 수도 있지. 그러나 경매는 최소한 재미라도 있잖아?”
○ 고객의 요트는 어디로 갔을까?
지금까지 이 책이 주로 설명하려고 했던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는 일에 사뭇 진지하게 종사하고 있는 그리고 각자 선의의 정도가 다른 인간의 수많은 오류였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이들 대부분은 잘못된 성실함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월스트리트는 실제보다 항상 더 사악했다.
대중은 월스트리트 사람들을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은 그들을 사기꾼이나 협잡꾼 그리고 사기나 협잡을 하는데 매우 뛰어난 사람들, 가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백만 달러에 팔아넘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즉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어린아이가 아니라 악당이라는 것이다.
열 받은 고객은 자신이 바보들의 조언에 넘어간 바보였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 돈을 강탈했다고 믿고 싶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했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내가 이 책에서 설명한 그 어떤 조직이나 무리들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밝히고자 한다. 아마도 여러분은 보수적이면서도 수익성 높은 장기적이면서 포괄적인,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으로부터 여러분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그리고 밤에 편하게 발 뻗고 자게 해줄 수 있는 투자 프로그램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사무실에 한번 들러주기 바란다. 우리의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의 예언 팀 팀장이 여러분의 문의사항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살펴봐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