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판
“ 초보자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초보자가 짧은 지식으로 잔머리를 굴리면 실적이 오히려 더 나빠지기 십상이다.
시장에 휩쓸리면 거의 예외 없이 망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1934년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에서 제시한 투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기다.”
그러나 시장이 붕괴되어 가장 매력적인 가격이 되었을 때는 오히려 주식을 투기적이라고 위험하게 인식하고, 반대로 시장이 상승해서 위험한 수준이 되었을 때는 실제로 투기를 하면서도 투자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무모한 투자’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어법이 등장했다.
수익 기회를 노릴 때에는 반드시 위험도 따져보아야 한다. 주식 투자에는 투기적 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손실과 그로 인한 심리적 충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투기적 요소가 있더라도 신중하게 위험을 줄이면 ‘현명한 투기’가 되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돈을 걸면 ‘어리석은 투기’가 된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매수는 모두 투기이므로, 증권사는 신용매수가 투기라는 사실을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짜릿한 재미로 투기를 하더라도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그쳐야 하며, 투기에서 얻은 수익은 투기용 계좌에서 인출하는 편이 좋다. 투자와 투기를 혼동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현명한 투자자는 시장 변동을 환영해야 한다.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이용해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가 낮은 시점에 매수하고 높은 시점에 매도하려는 시점선택을 함부로 시도해서는 안 된다. 시장 변동에 대응하고자 한다면 저 PBR 종목 등 주가보다 내재가치가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시장이 고점이나 저점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성급하게 매매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는 기업의 동업자처럼 행동해야 한다. 매일 주가를 알고 싶어 하거나 새로운 동업자를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채권의 가격은 예측할 수 없지만, 노련한 투자자라면 채권 유형별로 가격 변동의 상대적 크기는 예측할 수 있다.
증권 가격은 언제든 변동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금전적 손실과 심리적 충격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 저축채권은 언제나 액면가를 지킬 수 있다. 우량 등급 단기채권은 장기채권보다 가격 변동이 작다. 그러나 주식은 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다.
이런 가격 변동이 사람들의 투기 욕구를 자극한다. 투기를 자제하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자제하기는 쉽지 않다. 투기를 하고 싶다면 우선 십중팔구 손실을 본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손실 한도를 정해 두어야 하며, 투자용 계좌와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
사람들은 시점선택이나 가격 선택을 이용해서 수익을 얻으려 한다. ‘시점선택(timing)'은 주가가 낮은 시점에 매수해서, 주가가 높은 시점에 매도하려는 시도다. ’ 가격 선택(pricing)'은 주식을 적정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해서, 적정 수준보다 높은 가격에 매도하려는 시도다.
단기간에 돈을 벌려는 투기꾼은 시점선택을 하지만,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는 가격 선택을 한다. 일반 대중이 시장을 예측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터무니없는 착각에 불과하다.
시점선택에는 흔히 기술적 분석 기법이 사용된다. 기술적 분석 기법이 일시적으로 괜찮을 때도 있지만, 사용자가 많아지면 타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기술적 분석 기법에서 나오는 시점선택 신호에 따라 매매한 트레이더보다, 포트폴리오를 계속 보유한 사람의 실적이 더 좋았다.
일반 투자자는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저가 매수 고가 매도 기법을 사용할 수가 없다.
1897~19449년 시장 흐름을 돌아보면 완벽한 시장주기가 11회 나타난다. 4년 이하 주기가 6회, 6~7년 주기가 4회, 11년(1921~1932) 주기가 1회였다. 상승장에서 주가 변동 비율은 44%~500%였는데, 대부분 50%~100% 수준이었다.
이후 하락장에서 주가 변동 비율은 24%~89%였고, 대부분 40%~50%였다. 그러나 주가가 50% 하락한 다음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100% 상승해야 한다.
거의 모든 강세장에서 나타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주가가 역사적 고점 도달
2. 높은 PER
3.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보다 낮아짐
4. 신용거래 증가
5. 불량 신주 발행 증가
되돌아보면 ‘저가 매수 고가 매도’ 전략으로 돈을 벌 수 있을 듯하지만, 실제로는 변칙적인 주가 흐름 탓에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내재가치를 고려해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방법이다.
공식에 의한 투자는 사전에 정해둔 원칙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주가가 대폭 상승하면 주식을 자동으로 매도하는 방시이다. 그러나 1950년대에 이 기법을 따랐다면, 주식을 모두 판 다음에도 주가가 계속 상승했을 것이다.
매우 단순해서 사람들이 모방하기 쉬운 투자 기법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보유 주식의 시가평가액은 끊임없이 오르내린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2류 주식은 우량 주식보다 변동이 더 심하다. 5년에 걸쳐 주가가 50% 상승하더라도, 이후 33%만 하락하면 이 주식은 본전이 된다.
주가가 대폭 상승하면 투자자는 매매 충동을 느끼기 쉽다. 이때 주식을 매도해야 할까? 아니면 일반 대중처럼 과신에 빠져 주식을 더 매수해야 할까?
함부로 매매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성은 취약하므로, 충동에 휘말려 매매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고평가 된 주시 일부를 매도해서 채권 비중을 높이고, 주가가 하락하면 채권 일부를 매도해서 주식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 좋다.
주식의 시가총액은 그 기업의 내재가치(순자산가치)에서 크게 벗어날 수도 있다. 기업의 ‘순자산가치’란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등 기업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가치를 말한다. 그러나 주식의 시가총액은 순자산가치보다 훨씬 커질 수 있으며, 기업이 성공적일수록 그 차이가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매우 성공적인 기업의 주식에는 투기 요소가 많아서, IBM과 제록스 같은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변동하기가 쉽다.
그러므로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보다 3분의 1 이상 높은 주식, 즉 PBR이 1.33 이상인 주식은 매수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와 비슷한 주식이 반드시 유망하다는 뜻은 아니다. PBR이 만족스러우면서, 재무 구조가 건전하고, 장기 수익성 전망도 밝은 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주식은 시가총액에 ‘투기 프리미엄’ 비중이 크지 않으므로 주가 변동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다. 현재 다우지수 종목 중에는 이 요건에 맞는 우량주가 많이 있다.
시장은 투자자에게 보유 주식을 매매하라고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가 흐름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갑자기 매매 충동에 굴복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주가 흐름을 모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시세가 발표되지 않는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은 가격 변동을 알지 못하므로, 부동산의 시가평가액이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착각에 불과하다.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동업자와, 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를 비교해보자. 매일 비상장기업의 동업자가 찾아와서 전날과 다른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라고 제안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동업자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매수하겠다고 할 때에는 매도하고, 형편없이 낮은 가격에 매도하겠다고 할 때에는 매수할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주가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을 때가 아니면 주가 흐름을 무시하고, 기업의 영업 실적과 배당에 주목할 것이다.
투자자와 투기꾼의 실제적인 차이는 주가 흐름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 투기꾼은 주가 흐름을 예측해서 이익을 얻으려 한다. 그러나 투자자는 적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서 보유하려고 한다. 투자자가 주가 흐름을 중시하는 것은, 주식을 싼 가격에 매수할 기회와 비싼 가격에 매도할 기회를 번갈아 만드러 주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는 주가가 충분히 하락할 때까지 고지식하게 매수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 예상과 달리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그러면 오랫동안 소득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고,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따라서 주가 수준이 주요 기준보다 지나치게 높지만 않다면, 일반 투자자는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주식을 매수하는 편이 낫다. 개별 종목 저가 매수 기회는 항상 존재하므로, 신중하게 투자하려 한다면 이런 기회를 찾아볼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는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예측하려 할 뿐만 아니라, 단기 유망 종목을 발굴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노력이 그럴듯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투자자에게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수많은 트레이더 및 일류 분석가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의 내재 가치보다 주가 흐름을 중시하던 모든 사람이 그러했듯이, 이 방식에 매달린 똑똑한 사람들도 대개 아무 성과 없이 자멸의 길로 들어섰다.
건전한 주식 포트폴리오도 시가 평가액이 오르내리는 법이므로, 급락해도 걱정하지 말고 급등해도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주가 변동을 이용해도 좋고 무시해도 괜찮다.
내가 편한대로 하면 된다. 다만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매수하거나,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매도하면 절대로 안 된다. “급등 직후에는 절대로 매수하지 말고, 급락 직후에는 절대로 매도하지 말라”라는 격언을 따라야 한다.
남들의 투자 조언에 더 많이 의존할수록 더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투자 조언이 나오는 출처는 다양하며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광범위한 요소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주식 중개인들은 매매 수수료에 따라 보수를 받으므로, 고객들에게 투기를 조장하기 쉽다. 남의 조언을 따르는 일반 투자자라면 평균 초과 실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공격 투자자는 종목을 평가할 수 있으므로 투자 조언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투자는 주로 남들의 조언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분야다. 흔히 사업가들은 사업의 특정 부문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지만, 투자자는 포괄적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구한다. 게다가 이렇게 조언에 의존하면서도 사람들은 초과 수익을 원한다.
투자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은 아마추어인 친구나 친척, 거래 은행 직원, 주식 중개인, 투자상담사, 경제신문, 잡지 등 다양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조언에 의지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상상력을 동원하지 말고 반드시 보수적인 투자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
업계에서 잘 나가는 투자자문사, 신탁회사, 은행들은 자사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고 강조한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고객이 값비싼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이며, 고객을 대신해서 번거로운 재산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투자 정보 서비스 비용은 투자자문사 비용보다 낮다. 주로 직접 투자하려는 투자자나 투기꾼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일부 투자 정보 회사는 직접적인 투자 조언 대신, 시장 흐름에 관해서 매우 기술적인 보고서를 제공한다. 이들은 시장을 예측할 때 의미 없는 말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불분명하게 얼버무리므로, 실제로 시장이 어떻게 되든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시장 예측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므로, 이런 ‘소위 전문가들’은 단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뿐이다.
이들은 현재 주가가 고평가 상태인지 저평가 상태인지는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단기 전망을 바탕으로 주식 매매를 권유한다.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정보를 이용하더라도,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더 광범위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증권회사들은 가장 많은 정보를 생산해서 주기적으로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일반적으로 증권회사들은 투기가 성행해야 번창하므로, 이들의 조언을 항상 의심해야 한다. 만일 증권회사가 고객의 주문만 실행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정보만 제공하며, 투기를 조장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적자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주식 중개인은 매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으므로 고객에게 투기를 권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주식 중개인에게 그런 뜻을 분명히 밝혀두어야 한다.
분석가의 역할은 주식을 분석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공인 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따려면 시험에 통과하고 실무 경험도 쌓아야 한다. 분석가의 유용성은 투자자에 따라 달라진다. 분석가의 역할은 주식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 주식 매매에 관해서 조언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투자자는 증권회사 분석가와 접촉하기가 쉽지 않다.
증권거래소는 증권회사들에 엄격한 행동 수칙과 재무 기준을 요구하지만, 간혹 파산하는 증권회사가 나온다. 파산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증권회사 고유 계정으로 투기에 가담하거나 회사 자금을 유용하는 것이 많다.
투자자는 반드시 좋은 증권 회사와 거래해야 한다. 그러나 유서 깊고 평판 좋은 증권회사도 파산할 때가 있다.
기관 투자가 들은 증권회사의 속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회사의 속성을 잘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회사의 조언을 순진하게 받아들여 이용당하기 쉽다. 성직자나 의사의 말을 믿듯이 증권회사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증권회사의 조언을 듣더라도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하며, 가능하면 다른 곳에서도 조언을 찾아보아야 한다.
거래 은행이나 담당 회계사의 조언도 들어보라. 이들은 투자 전문가는 아니지만, 업무 특성상 거의 틀림없이 보수적이므로 투기를 권유하지는 않을 것이다.
친구나 친지의 조언은 무료이긴 하지만 부실한 경우가 많다.
투자 조언은 투자자문사나 증권회사에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초과 실적을 기대해서는 안 되며, 탁월한 실적을 약속하는 사람은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방어 투자자는 남들의 투자 조언을 평가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 목표를 명확하게 정립하고, 투자 조언을 가려서 들어야 한다. 즉, 우량 등급 채권과 대표주에 관심을 한정해야 하며, 시장 정점에서 높은 가격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반면에 공격 투자자는 투자 조언을 충분히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해서 취사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실력이 입증된 사람이 아니라면 조언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공격투자에 성공하려면 안전마진의 개념을 이해하고 항상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현명한 투자는 사업을 운영하듯 실행하는 것이므로, 사업 운영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 자질이 부족한 사람도 방어투자로 만족스러운 실적을 얻기는 어렵지 않다.
현명한 투자의 비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다.
철도회사 채권이 투자등급으로 인정받으려면, 여러 해 세전이익이 고정비용의 5배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고정비용을 초과하는 세전이익은, 이후 기업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의 손실을 상당 기간 막아주는 방패의 역할을 한다. 이것이 안전마진이다.
안전마진이 크면 미래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다. 단지 미래 실적이 대폭 하락하지 않으리라는 확신만 있으면 충분하다.
채권의 안전마진은 회사의 가치와 부채를 비교해서 계산할 수 있다. 회사의 가치가 30만 달러이고 부채가 10만 달러라면, 이론산 회사의 가치가 20만 달러 이상 감소해야 채권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주식도 우량 채권처럼 충분한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통주만 발행한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회사가 ‘자산과 수익력을 근거로 무리 없이 발행할 수 있는 채권액’보다 ‘주식의 시가총액’이 작다면, 이 주식에는 상당한 안전마진이 들어 있다. 이런 주식을 매수하면 채권과 같은 안전마진을 확보하면서도 주식 고유의 배당소득과 자본 이득까지 기대할 수 있다. 1923~33년 침체기에 재무 구조가 건전한 제조회사 주식들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
주식의 안전마진은 ‘기업의 수익력이 채권수익률을 훨씬 초과할 때’ 확보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이익수익률(EPS / 주가)이 9%이고 채권수익률이 4%라고 가정하자. 이 주식은 수익률 면에서 채권보다 연 5% 포인트 유리하다. 이 회사는 초과 수익률 일부를 투자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재투자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일 것이다.
10년 뒤에는 초과 수익률 합계가 주식 매입원가의 50%에 이를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안전마진이 되어 손실을 막거나 줄여줄 것이다. 이런 종목 20개 이상에 분산 투자하면, 특별히 나쁜 상황만 아니라면 십중팔구 좋은 실적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대표주에 투자하면 대단한 통찰이나 선견지명 없이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오랜 경험을 돌아보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는 것은 우량주를 높은 가격에 매수할 때가 아니라, 호황기에 부실주를 매수할 때였다. 사람들은 호황기에 기업이 내는 이익을 정상 ‘수익력’으로 생각했고, 수익력이 높으므로 안전하다고 착각했다. 그래서 2~3년 탁월한 실적을 낸 무명 기업은 유형자산 가치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발행할 수 있었다. 이런 증권에 대해서는 안전마진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안전마진이 있는지 판단하려면, 1970~71년 같은 불황기를 포함해서 장기간 좋은 실적을 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전마진 개념과 분산투자 개념은 논리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다. 개별 종목은 안전마진이 있더라도 실적이 나쁘게 나올 수 있다. 안전마진은 이익 가능성을 높여줄 뿐, 손실 위험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 종목 수가 증가할수록 전체 실적에서 이익이 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것이 바로 보험 영업의 기본 원리다.
투기 대신 진정한 투자를 하려면 징정한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안전마진이 되려면 숫자, 타당한 추론, 실제 경험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2류 주라도 매우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건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단, 매수자는 정보가 풍부하고 노련해야 하며, 분산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가격이 매우 낮으면 안전마진이 충분해지므로 우리 투자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얻는 이익은 매우 신중하게 투자한 데 대한 보상이다.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가 가장 현명한 투자다. 건전한 원칙을 지켜 성공한 유능한 사업가들도, 월스트리트에서 투자할 때에는 건전한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사례가 놀라울 정도로 많다. 회사가 발행한 증권은 그 회사 일부에 대한 소유권으로 보아야 한다. 증권을 매매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도 일종의 사업이므로, 사업을 운영하듯이 원칙을 지키면서 실행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 자신이 하는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사업가는 자신이 다루는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사업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도 증권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이자와 배당을 초과하는 ‘사업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칙은 다음 주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업 운영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 것이다. (1) 대리인의 실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독할 수 있으며, (2) 대리인이 유능하고 정직하다고 믿을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 투자 자금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때에도 이 두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세 번째 원칙은 합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확실한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업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적게 얻고 많이 잃을 위험한 사업은 멀리하라. 투자의 바탕은 막연한 낙관론이 아니라 확고한 숫자가 되어야 한다. 우량 등급 채권이나 우선주에 투자하듯이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위험에 노출되는 원금 비중이 커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네 번째 원칙은 용기 있게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내가 사실에 근거해서 결론을 내렸고 이 판단이 건전하다고 믿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실행하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일치해야 내 판단이 옳은 것은 아니다. 내 데이터와 추론이 옳다면 내 판단이 옳은 것이다.) 투자에서는 지식과 판단력이 충분할 때에만 용기가 최고의 장점이 된다.
일반 투자자는 자신의 야심을 억제하고 안전하게 방어투자에 머물기만 하면, 이런 자질이 부족하더라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만족스러운 투자 실적을 얻기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으나, 우수한 실적을 얻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 이 책에서는 ‘대박 터뜨리는 법’을 다루지 않는다.
· 이 책은 투기꾼이 아니라 투자자를 대상으로 썼으므로, 먼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한다.
· 월스트리트에서 쉽게 부자 되는 방법은 없다.(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 아무리 시장이 급변하더라도 건전한 투자 원칙이라면 자주 변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 이 책에서는 투자자를 두 가지 유형을 구분한다. 방어 투자자란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투자에 대해 자주 고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공격 투자자란 유망하고 매력적인 종목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그 결과 방어 투자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두려는 사람이다.
· 성장 전망이 밝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 ‘전문가’들도 유망 산업에서 유망 기업을 정확하게 찾아내기는 어렵다.
· 투자자를 곤경에 빠뜨리는 가장 무서운 적은 자기 자신이다. 이성을 잃고 시장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투자할 때에는 항상 건전한 사고방식을 유지해야 한다.
· 내재가치를 측정하고 계량화하면 실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매수하기에 적정한 주가인지 계산해보아야 한다. 주식을 매수할 때에는 향수가 아니라 식료품을 사듯이 실용적이 되어야 한다.
· 아무리 초보자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초보자인데도 짧은 지식으로 잔머리를 굴리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될 수도 있다.
· 시장 평균 실적은 쉽게 얻을 수 있다. 지수를 매수하면 된다. 그러나 초과 수익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장기간 운용된 펀드의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 포트폴리오는 단순하게 구성하는 편이 좋다. 우량등급 채권과 다양한 대표주로 구성하라.
· ‘안전마진’ 원칙이 투자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 시장에 휩쓸리면 거의 예외 없이 망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라.
· 내가 지불하는 시장 가격과 획득하게 되는 내재가치를 항상 비교하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가 가장 현명한 투자다.
· 증권은 그 기업 일부에 대한 소유권으로 보아야 한다.
· 증권을 매매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도 일종의 사업이므로, 사업을 운영하듯이 실행해야 한다.
· 첫 번째 원칙은 자신이 하는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 사업 운영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 합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확실한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업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 적게 얻고 많이 잃을 위험한 사업은 멀리하라.
· 사업의 바탕은 낙관론이 아닐 숫자가 되어야 한다.
· 용기 있게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라.
· 투자에서는 지식과 판단력이 충분할 때에만 용기가 최고의 장점이 된다.
· 일반 투자자는 자신의 야심을 억제하고, 안전하게 방어 투자에 머물러야 한다.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들은 ‘안전마진 = 내재가치 - 주가’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내재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면 안전마진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생각은 일부만 맞는 개념이다.
주식의 안전마진은 ‘기업의 수익력이 채권수익률을 훨씬 초과할 때’ 확보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이익수익률(EPS / 주가)이 9%이고 채권수익률이 4%라고 가정하자. 이 주식은 수익률 면에서 채권보다 연 5% 포인트 유리히다. 이 회사는 초과 수익률 일부를 투자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재투자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일 것이다.
이 말을 쉽게 정리하면 기업의 수익력이 채권자의 요구수익률을 초과할 때 안전마진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고도 남는 이익이 존재해야 주주에게도 수익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정리해보니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 같다. 이렇게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하는 개념이 안전마진인 것이다.
그런데 안정된 사업을 하는 기업보다는 불안하고 위험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주주의 요구수익률은 높아야 마땅하다. 그것은 주주로서의 위험에 대한 당연한 보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만족하고도 초과되는 이익이 존재해야 그 기업에 투자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초과하는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기법을 초과이익 할인 모형(RIM)이라고 한다.
그레이엄이 RIM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레이엄이 제시한 안전마진의 개념을 따라가다 보면 최근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가치 평가 기법인 RIM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가치투자의 원칙으로 볼 때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재미있는 귀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레이엄은 여기서도 자산가치보다는 수익력을 강조했다.
그레이엄은 우량주를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 투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류 주라도 싸게 매수한다면 일종의 안전마진을 확보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레이엄의 주장을 다시 인용해보자.
2류 주라도 매우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건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가격이 매우 낮으면 안전마진이 충분해지므로 우리 투자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얻는 이익은 매우 신중하게 투자한 데 대한 보상이다.
수익력이 충분한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원칙인데, 2류 주라도 매우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안전마진을 확보한다고 예외적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리하면 투자 대상으로서의 객체인 기업에서 비롯되는 안전마진이 원칙이지만, 싸게 매수하는 투자 행위자로서의 주체인 투자자로부터 비롯되는 안전마진을 예외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사업에서 이미 안전마진이 존재하는 우량주를 가격마저도 싸게 매수한다면 안전마진이 더욱 확보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레이엄이 제시하는 안전마진의 개념은 이중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