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때문에 몰락한 고대 로마제국
인플레이션 때문에 몰락한 고대 로마제국
아침 7시마다 피렌체 상인들은 종소리에 맞춰 각종 상품을 진열하고 한 시간 뒤부터 고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이는 제국이 번영한다는 증거였는데 예전에 이 재래시장은 로마에 속했다.
고대 로마 공화국은 순도가 매우 높은 ‘데나리온(denarius)'이라는 은화를 발행했다. 안정된 화폐는 공정한 거래와 상업의 번영을 촉진했고, 상업의 번영은 다시 고대 로마 공화국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카이사르가 새겨진 데나리온
이후 300여 년 동안 로마 공화국의 경제와 군사력은 빠르게 발전했다. 1세기 전후에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영토를 확장해 로마제국으로 번성했다. 하지만 영토 확장과 더불어 로마제국을 정상적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과 로마제국의 안전을 지키는데 드는 군사비도 나날이 늘어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집권 체제가 끝난 뒤에는 급기야 균형이 깨져 국내 세금만으로는 막대한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자 로마제국의 황제는 은화에 잡물을 섞어 은의 함량을 낮추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똑같은 중량의 은으로 더 많은 은화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는 곧 황제가 쓸 수 있는 돈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로마제국에 닥친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군주가 성공적으로 세금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세를 하지 못하자 군주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동과 철 등을 이용해 화폐를 만들었다.
150년에 로마제국 은화의 은 함량은 카이사르 때의 1000분의 2였고, 350년에 이 비율은 6000만 분의 1로 낮아졌다. 정부가 은의 함량을 낮춰 화폐를 많이 찍어내자 화폐 가치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군복의 가격이 166배 오르고 밀의 가격은 200배 올랐다.
사람들은 분분히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자급자족의 농경 경제는 다시 살아났지만 상품 교역은 물물교환의 형태로 후퇴했고, 로마제국의 번영은 경기 침체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졌다.
인플레이션은 로마제국을 몰락시킨 원인이자 몰락의 결과다.. 먼저 원인의 측면에서 생각할 때 군인들은 자신이 받는 급료의 가치가 나날이 떨어지자 더는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결과의 측면에서 살피면, 로마제국은 더 이상 부를 창조하지 못했다. 해외에 나가 자신들에게 새로운 부를 안겨줄 새 영토를 점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폐의 함량이 낮아지면 악화가 된다. 초기 사회에서 악화는 힘이 약한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다.
놀랍게도 정부를 무너트릴 수 있는 큰 힘을 지닌 인플레이션이라는 유령은 눈부신 로마제국을 멸망의 길로 내몰았다. 화폐 발행권이 정부의 손에 넘어간 뒤에도 이 유령은 더 빈번하게 출현해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
기원전 388녀, 그리스의 속국인 시라쿠사는 액면가가 실제 가치의 4배가 넘는 주석으로 만든 화폐를 발행했다.
중국 전한 시대 정치가였던 왕망은 7년에서 14년까지 세 차례 화폐제도를 개혁하고 액면가가 높은 화폐를 발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물가를 폭등시켰다. 1542년에서 1551년까지 10년 동안 잉글랜드의 은화의 은 함량을 원래의 3분의 1로 줄였다. 그 결과 잉글랜드 물가는 40%나 올랐다.
화폐 발행권을 장악한 군주들은 화폐의 귀금속 함량을 줄이거나 아예 화폐의 중량을 낮춰 인플레이션을 타인이 노동한 성과를 가로채는 수단으로 삼았다.
“사람들은 왜 착각에 빠질까요? 당시에게 1,000위안이 있는데 제가 100위안을 드렸어요. 그럼 당신은 부가 10% 증가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10%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생긴 거예요. 단지 당신이 모를 뿐이죠.“
참고 자료
‘화폐 경제 1’, 중국 CCTV 다큐멘터리 <화폐>제작팀, 가나출판사, 2014
길건우 자산관리사(rlfrjsd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