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부크크를 통한 개인출판 후기

나도 작가가 되었다

나 같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되고 싶어 도전은 오랫동안 하는데 안 되는 사람 말이다.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교수님께 극찬을 받고 곧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1년에 공모전을 10개 넘게 응모하면 다 떨어졌다.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 이상 글에만 매진할 수 없기에 결국 이 길은 어느 정도 포기하였다. 지금도 시를 쓰곤 있긴 하지만 소설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려서 쓰는 것일 뿐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배출구가 필요하니까. 여튼 그러다가 브런치를 통한 출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브런치에 공모전이 있어서 응모하고자 매거진을 만들어 글을 올렸다. 참여기준은 15개 이상이었는데 욕심에 30개를 썼더니 '매거진 출판이 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도착한 것. 어차피 공모전은 떨어지는 게 일상이라 기다리기 보다는 빨리 내 책을 출판하고 싶다 하는 욕심에 개인 출판을 결심하였다. 

                    

                                                                                                                                   

짜자잔~ 여기가 부크크라는 곳이다. 전화로 문의했더니 친절하게 답해주고 메일로 안내도 해주는 게 꽤나 괜찮은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 글이 30개가 되지 않아도 이 부르크를 통해 출판이 가능하긴 하다. 참고로 말하자면 부르크를 통한 출판이 무료인 건 브런치 작가 뿐이다. 브런치 작가가 아닌 사람이 부르크를 통해 출판을 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매거진 30개를 채우면 알림창에 출판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누르면 1번 그림이 나오는데 출판하기를 클릭하면 여기로 온다. 여기서 매거진 원고 신청하기를 클릭하자. 한 1분쯤 뒤에 본인이 매거진에 쓴 글들을 원고로 다운받을 수 있다. 개인출판이기에 수정도 자기가 해야 한다. 원고는 워드로 나오기 때문에 워드가 없으면 깔아야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워드가 없고 잘 깔리지 않아서 3일 정도 고생했다. 워드로 파일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아주 개판이다. 책의 형식에 맞추기 위한 수정작업은 꽤나 오래 걸린다. 특히 브런치에 올린 글 순서대로 배치가 되기 때문에 브런치 글을 매거진에 담은 순서대로 나오길 바랐던 나는 다시 순서를 맞추어야 했다. 원고를 다운받으면 맨 첫 페이지에 안내가 적혀 있다. 먼저 부크크 글꼴을 다운받으라 한다. 출판에 어울리는 글꼴로 다운이 필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책에 어울릴지도 적혀 있으니 참고할 것.

                    

                                                                                                                                   

원고수정을 끝내면 부르크 홈페이지에 원고를 올린다. 부크크 홈페이지는 브런치와 아이디가 연동되지 않기에 가입을 따로 해야 된다. 회원가입은 맨 위에 있다. 참고로 과정은 정말 간단하다. 

                    

                                                                                                                                   

회원가입 과정을 마치면 책만들기로 들어간다. 여기서 부크크 제휴서비스의 브런치 종이책을 누른다. 

                    

                                                                                                                                   

간단한 인증을 끝마치면 책을 만들 수 있다. 이제 순서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이게 작업을 끝마친 책이다. 표지의 경우 부크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표지를 쓸 수 있지만 정말 구리다........ 상상을 초월하게. 또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무료표지를 사용하면 서점에 책을 넣을 수 없다. 재능이라고는 1도 없는 무능력자지만 책을 내고 싶다는 욕망에 스스로 표지를 만들었다. 부크크에서 제공하는 표지를 살 수도 있지만(가격은 만원 안팎으로 그리 비싸진 않다.)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어울리는 게 없어 무능한 똥손으로 직접 표지를 만들었다. 

표지를 만들 때는 전체를 만들어야 된다. 앞장 표지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가격은 페이지 수, 컬러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나 같은 경우는 페이지가 300페이지가 넘어가기에 가격이 높게 책정되었다. 사진이 많아 컬러로 하고 싶었는데 컬러로 할 시 2만원이 훌쩍 넘어가 포기했다. 그래, 아무리 친구들에게 강매할 예정이지만 인간이 양심이 있어야지........ 결국 흑백으로 결정했다. ISBN은 부르크에서 알아서 제공해주니 걱정할 필요 없다. 참고로 표지의 경우 규격이 까다롭기에 만들 때 유의해야 된다. 특히 해상도가 300이 되어야 정상 등록이 가능하므로 유의하자. 

                    

                                                                                                                                   

자, 책이 완성되면 이렇게 판매가 시작된다. 주문 후 공장에서 찍어내는 과정이기에 굉장히 빠르다.(내가 다 만들었으니 빠를 수밖에........ㅎㅎ) 작가에게 그래도 한 권은 주지 않을까? 기대하지 말자. 나도 내 돈 주고 사야 된다. 원고 교정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돈이 있으신 분들은 교정을 의뢰해도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수정에만 일주일 넘게 걸렸다. 매일 들여다 보는데도 말이다. 

                    

                                                                                                                                   

이게 출판 예정 책의 내지다. 저기 보이는 오타....... 왜 2007이라고 적었을까....... 

                    

                                                                                                                                   

사진이 흑백인 건 너무 아쉽다. 컬러여야 느낌이 사는데 말이다. 글자 크기의 경우 더 키울까도 싶었지만 그럴 시에 가격이 비싸져서 포기했다. 가격은 페이지수+컬러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책을 완성시키면 유통관리라는 게 있다. 이런 식으로 서점에 '내 책 좀 팔아주쇼' 라고 신청할 수 있다. 될 지는 미지수이나 못 먹는 감 찔러보자 라는 심정으로 넣어보았다.(창비에서 질리게 넣으니 '이거 먹고 꺼지슈'라고 자기들 잡지 하나 보내줬듯이 무언가를 기대하는 심정으로 말이다ㅎㅎ) 부크크를 통한 개인출판의 장점은 간편함을 들고 싶다. 원고를 받고 수정을 하고 보내면 그만이다. 표지의 경우 주문제작 혹은 돈을 주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이용하면 정말 편하다.(똥손이신 분들은 만들지 말기를 추천한다.) 또 주문 후 출판 방식이기에 책이 나오기를 학수고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나처럼 성미 급한 사람에게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단점은 내 책은 내가 사야 된다는 거......... 아, 이건 정말 분위기가 안 난다. (그리고 ISBN을 받은 이상 어찌되었건 '작가'로 데뷔한 것이다. 이건 무슨 소리냐, 앞으로 작가 신청이 가능한 공모전을 제외하고는 신춘문예 등 신인 공모전은 어디도 신청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개인출판의 경우 잘 될 확률이 적다. 주목을 못 받으니 잘 될 리가 있나. 재능이 있고 등단을 꿈꾸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비추하는 방법이다. 나는 도저히 등단이 안 되었고 더 이상 미루었다가는 스트레스에 죽을 거 같아서 이 방법을 택한 거다. - 이 부분의 경우 저도 인터넷에서 들은 내용입니다. 처음에는 작가로 등단했으니 더 이상 작가가 아닌 게 맞지 하고 믿었는데 신춘문예 진행 중인 신문사에 전화해 물어보니  '개인출판과 ISBN을 받아도 응모할 자격이 된다'고 답하시더군요. 제가 잘못 알았거나 아니면 신문사마다 다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괜한 말로 혼란을 주어서 죄송합니다.......)

이제 친구들의 지갑을 털 일(?)만 남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이 하나 있다면 가격이다. 내 글을 저 가격 내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더 줄였어야 했는데 욕심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아마 두 번째 개인출판은 시집이 될 거 같다. 이런 식으로라도 꿈은 이루었으니 행복하다고 해야 될까나........ㅎㅎ              


p.s. 참고로 책에는 배송비가 붙는다. 2,500원이다. 블로그, 카페, sns에 홍보하면 배송비를 돌려준다고는 하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러니 작가는 자기 책을 선물해줄 일이 생길 수 있으니 한 번에 많이 주문하는 게 좋다. 그리고....... 돈과 시간 많으신 분들....... 한 권만........ ㅎㅎ

작가의 이전글 동아시아 최대의 화약고가 터지다 <강철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