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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드라마는 UP 오락적인 흥미는 DOWN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관객 수 2위를 기록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중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었다는 점, 원작 웹툰에서 핵심 캐릭터였던 진기한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판타지 장르에 어울릴 만한 CG에 대한 우려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큰 웃음과 눈물을 주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지나치게 신파적이다'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런 비판을 신경썼기 때문일까.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은 시리즈 전편의 신파적인 요소를 쏙 빼고 드라마적인 측면을 강화했다.


전편이 자홍(차태현 분)의 7번의 재판과 원귀가 된 동생 수홍(김동욱 분)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 편은 지옥 길을 안내하는 삼차사의 과거와 수홍의 재판,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성주신(마동석 분)의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세 이야기를 연결하는 코드는 부제인 인과 연이다. 성주신은 세 차사를 지옥으로 안내한 인물이며 이들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수홍의 재판 내용은 강림(하정우 분)의 과거와 유사하다. 또 두 차사,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이 맡은 임무를 방해하는 존재가 성주신이다. 서로 엮인 이들의 과거와 현재는 차곡차곡 쌓여 탄탄한 탑을 이룬다. 드라마적인 측면의 강화는 이런 이야기의 탄탄함에서 비롯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 첫 번째는 편집점이다. 세 개의 이야기를 번갈아 하려니 편집점이 짧아진다. 예를 들어 강림이 수홍을 재판장으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수홍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로 공룡 랩터가 등장한다. 강림과 수홍이 랩터 무리를 피해 도망치는, 스릴 넘치는 장면은 다른 이야기를 위해 중간에 잘려 나간다. 다른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많고 서로 연관성이 있기에 짧게 짧게 장면들을 연결한다. 스피디한 전개를 택한 것이지만 몰입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새로 추가된 인물인 성주신의 이야기이다. 성주신은 해원맥과 덕춘에게 과거를 알려주는 중요한 인물이다. 강림의 파트가 진중함으로 무장했다면 성주신의 파트는 웃음 코드가 활발하다. 문제는 그의 이야기가 그리 인상 깊지 않다는 점이다. 성주신이 이야기하는 해원맥과 덕춘의 과거는 흥미롭다. 하지만 성주신이 등장하는 이야기 자체는 다른 이야기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주된 이야기가 차사들의 과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성주신의 이야기가 주는 자극이 약하다 보니 몰입도가 떨어진다. 앞서 수홍의 이야기가 전편의 연장선으로 이어지고, 세 차사가 전편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속편만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기 힘들다.


이런 아쉬움은 결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편은 신파의 색도 강했지만 관객들을 결말의 신파까지 이끌어가는 흥미는 어드벤처적 전개에 기인했다. 관객들은 자홍의 입장에서 지옥을 모험하고 체험하는 일명 지옥맛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어색하지 않은 CG와 화려한 액션, 판타지 요소들은 볼거리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번 작품은 VFX(시각적인 특수효과)의 강화로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완성도 높은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장르적 재미를 어드벤처에서 드라마로 틀면서 재미를 줄 만한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 생각한다.

또 판타지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움이 부족해 보였다. 이미 완성된 전편의 세계관에 영화적인 흥미를 더할 만한 요소나 장치들을 더하지 않았기 때문. 완성도 면에서 따지자면 이번 <신과 함께2>가 더 뛰어나다 말할 수 있다. 전편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신파적인 요소를 제거했으며 부제에 어울리는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촘촘하게 엮어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관객이 느낄 만한 재미적인 측면으로 따지자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고 싶다.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번 편을 통해 더 굳건해진 삼차사라는 캐릭터성, 여전히 관객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한국산 판타지의 진취, 인간사 삼라만상을 담아낼 수 있는 세계관을 구축한 것은 영화 <신과 함께>를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시킨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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