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품어봤던 미묘한 감정에 대하여

작가의 말

사람은 사회성을 지닌 동물이라고 합니다. 인간(人間)은 사람 인(人) 자와 사이 간(間) 자가 만나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의미합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유년기간이 깁니다. 완전한 성체가 되어 홀로 살아갈 때까지 가족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합니다.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뤄지는 관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소통과 화합은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흔히 말하는 통합이란 소통이 있고 화합이 되어야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화 없는 관계는 없고 어울림 없는 관계도 없습니다. 하지만 관계란 건 어느 순간에도 힘듭니다. 친구 사이도, 연인 사이도, 심지어 오랜 시간 서로를 바라봐 온 가족 사이에도 말이죠.


항상 잘 맞았던 친구가 어느 날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고 사랑스런 연인이 지루하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이해를 바랐던 가족의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죠. 관계에서 오는 상처는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생각했던 감정과 어긋날 때, 내가 믿었던 감정과 다름을 느꼈을 때 마음에 상처가 새겨집니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마음은 다릅니다. 때로는 평생을 회복해야만 하는 깊은 상흔을 지니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관계에서 오는 상처는 감정의 미묘함에 있습니다. 피오키오의 노래 ‘사랑과 우정사이’처럼 한 사람에게 품는 감정에는 간극이 있죠. 그 간극은 노래 제목처럼 조심스럽게 다가옵니다.


뜨거운 사랑을 택하면 우정이 슬피 울 거 같고, 영원한 우정을 택하자니 사랑이 울 것만 같습니다. 섣불리 사랑한다 말하면 우정도 못 지킬 거 같고 우정만 지키다가는 평생 후회할 거 같은 고민이 듭니다. 무엇보다 지금 내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른 채 상대의 감정만을 알기 위해 노력하니 상처가 됩니다.


요즘은 물건 하나를 고를 때도 오프라인 매장부터 온라인 매장까지 하나하나 다 비교해서 더 좋고 값싼 제품을 사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런 시간이 감정에도 필요합니다. 내가 품고 있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사랑인지 집착인지, 다정함인지 어리광인지, 열정인지 갈증인지 알아야 관계에 있어 더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하며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피할 수 있습니다.


내 감정을 먼저 파악할 줄 알아야 상대에게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오래 감정을 생각하고 잘못된 감정이라면 지울 줄 아는 건 좋은 관계를 위한 첫 시작입니다. 애매하게만 느껴져서 어려웠던 관계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단절시킬 수 있는 것도 내 감정을 파악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글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미묘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내가 잘 몰랐던 감정들, 마음으로는 느꼈지만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그 미묘함을 담아냈습니다. 현대인들이 겪는 정신적인 문제는 관계에서 옵니다. 관계의 단절은 소통과 화합을 저해하고 사회 전체를 분열시킵니다. 사람은 혼자서 행복할 수 없는 동물입니다. 이 글을 통해 한 번쯤 내가 상대에게 품은 감정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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