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광받고 있는 층간소음 해결책 중 하나가 ‘미친 척’이다. 층간소음 해결책의 전설로 내려오는 편지 중 하나가 있다. 자신이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으니 층간소음을 내지 말아달라는 편지를 아래층이 문에 붙어놨다는 사연이다. 이 사연 때문인지 이후에 딱 봐도 정신적으로 이상해 보이는 그림과 글자를 문에 붙여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조현병에 의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조현병 등 정신병이 있다는 거짓말로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윗층이 시끄러워 말하니 누나가 해결해줬다는 사연은 웃픈 기분을 준다. 해결 방법이 동생이 조현병 환자라 나도 무서운데 층간소음으로 뭐라 그러니 조용히 해 달라 위층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연들이 조작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극단적인 방법으로만 층간소음을 해결할 수 있다 생각한다는 점이 씁쓸함을 유발한다.
이 방법의 경우 스스로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꽤나 유용한 방법이다.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는 가장 큰 요건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이 있다면 행동을 할 때 제약을 받는다. 예를 들어 부모나 교사 등 집단의 우두머리가 엄격할 경우 그 내부는 완벽한 통제를 이룬다. 층간소음 역시 마찬가지다. 조현병 등 정신병을 언급하며 협박성 편지를 남기거나, 위층이 시끄러울 때 미친 놈처럼 소리를 질러주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통제가 주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포를 통한 통제의 약점은 그 억압의 강도가 심해지면 상대가 폭발한다는 점이다. 억압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비행청소년이 되거나, 강압적인 교사에 대항해 학생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위층이 적당한 공포로 통제된다면 모를까, 실패한다면 더 강한 공포를 주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하다 오히려 강 대 강으로 충돌할지 모른다.
아파트는 단단한 철문으로 닫힌 공간이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알 수 없다. 관계를 잘못 맺으면 그때부터 고통의 시작이다. 차라리 이전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보복소음에 시달리거나,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을 겪기도 한다. 상대가 나에게 공포를 느낄 경우 방법이 없다 여기고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극단적인 방법을 고안해낼 가능성도 있으니 지나친 극단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