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뉴스 오브 더 월드>
‘뉴스’는 사실을 정확하고 공정하며 신속하게 전달하는 언론의 기능을 뜻한다. 뉴스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때문에 듣기 싫은 뉴스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만약 듣기 싫은 뉴스만 세상에 가득하다면 사람들은 현실을 잊고자 할 것이다.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잔혹하고 끔찍한 소식 밖에 없었던 그 시대에 한 노인과 소녀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하게 그려낸다.
남북 전쟁 참전용사인 캡틴 키드는 노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텍사스 전역을 돌아다니며 뉴스를 읽어준다.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힘이 느껴지면서 실감나게 소식을 전하는 키드의 모습에 집중한다. 허나 모든 사람들이 그를 환영하는 건 아니다. 기쁜 소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키드가 우울하거나 원치 않는 소식을 전할 때면 반발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키드의 말이 거짓이라며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며 소란을 피운다.
개척 시대의 미국은 인디언과의 전쟁과 광산 개발 등 국민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특히 텍사스 같은 미국 남부 지방은 척박한 개척지로 몰린 자신들이 북부 사람들에 비해 차별당하고 있다 여기기에 키드의 뉴스에 더 강하게 반감을 피력한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던 그는 길가에서 군인들에 의해 살해당한 인디언 시체를 보게 된다. 그 시체 근처에는 푸른 눈을 가진 백인 소녀가 있다.
독일 출신의 소녀 조해나는 인디언들에 의해 부모를 잃고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키드는 인디언 말을 하는 조해나를 친척들에게 돌려보내려 하지만, 아이를 담당하는 군인이 전출을 갔다는 군부는 키드에게 알아서 아이를 데려다 주라 한다. 잔혹한 시대에 반감을 지닌 키드와 순수한 인디언 문명에서 자란 조해나의 여정을 중심으로 한 작품은 이들이 따뜻한 소식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다.
미국의 국민배우인 톰 행크스와 ‘본 시리즈’로 유명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만난 이 작품은 소재의 질감을 살리지 못한 아쉬운 영화다. 폴 그린그래스는 다큐멘터리 같은 화면 구성으로 주목받았던 감독이다. 그의 작품들은 리얼리티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화면의 질감을 통해 현실감을 줬다.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다. 어쩌면 미 서부 개척의 역사를 다뤘기에 가장 미국적인 스타일에 맞춘 질감을 선택했을지 모른다.
감독의 스타일에서 기대되는 지점을 포기했다면 이를 대신하는 재미를 줘야 하는데 이 점에 지나치게 집중한 게 아닌가 싶다. 제목은 작품의 핵심을 담아낸다. 영화는 키드가 전하는 뉴스를 통해 조해나와의 사이를 연결해가거나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왜 제목에 ‘뉴스’가 들어가는지 의아할 만큼 수박 겉핥기식으로 에피소드를 형성한다. 그저 키드의 캐릭터와 주제의식 강화를 위해 뉴스를 사용할 뿐이다.
그 대신 장면을 차지하는 건 서부극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추격전과 총격전, 그리고 광활한 대지를 오고 가는 장면이다. 조해나가 인디언들 사이에서 자란 소녀라는 점과 광활한 대지를 보여준다는 점은 일정 부분 <늑대와 춤을>을 연상시킨다. 총격전은 서부가 배경이란 점에서 한 번쯤 오락적인 소재로 사용 될 만 하지만 이것이 중점이 되면서 오락에 치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전개는 명작영화 <늑대와 춤을>에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서부극의 요소를 집어넣음으로 재미를 주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 다만 이 시도가 주제와 맞지 않아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위기를 통해 급격히 가까워지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의미가 있지만, 이 일련의 장면들이 세상의 소식을 전한다는 메시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폭력의 시대에 사랑을 전한다는 주제의식은 의미 있지만, 에피소드 구성이 메시지를 담아내지 못한다.
이 작품은 최근 할리우드가 시도하고 있는 미국의 역사 속에서 차별과 혐오를 발견하는 흐름을 따라간다.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2018년 작 <몬태나>처럼 서부 개척시기를 배경으로 폭력과 혐오를 꼬집으며 그 안에서 피어나는 배려와 사랑, 우정을 보여준다. 인디언을 죽이는 소식에 열광했던 이들에게 광산에서 구출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죽음보다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키드의 모습은 혐오의 역사를 발견하고 수정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성숙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신저 역시 성숙해져야 한다. 기존 서부영화가 지닌 오락요소에 치중하며 정작 핵심적인 이야기를 위한 에피소드에는 다소 게으르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서부극이 지닌 매력을 배신하지 않으면서 핵심소재인 뉴스를 통해 따뜻함을 전해줬다면 얼음처럼 단단한 혐오와 편견의 응어리를 부드럽게 녹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브런치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선정되어 넷플릭스 멤버십과 소정의 상품을 지원 받았으며, 넷플릭스 콘텐츠를 직접 감상 후 느낀 점을 발행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