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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층간소음, 위층에 얼마나 전해질까

  

대부분의 층간소음은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전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발소리 때문이다. 층간소음의 70%가 이 발소리이기 때문에 흔히 층간소음은 위층이 가해자, 아래층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허나 소음은 위에서 아래로만 가는 게 아니다. 위에서 위로도 갈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말소리 같은 소음이다. 늦은 밤에는 대화소리도 크게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크게 떠들면 무슨 천둥이 치는 거 같다.     


이전에 살던 집에서 이 아래층 소음을 자주 당한 바 있다. 아래층에 사는 중학생은 밤새 게임을 했는데, 요즘 온라인 게임이 얼마나 떠들면서 하나. 밤새 GD 음악을 틀어놓고 소리를 지르며 게임을 했다. 새벽 3~4시가 되어서야 소음이 끝났기에 참으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다. 위층 입장에서는 아래층에 항의하기도 힘들다. 아래층이 ‘우리는 위층에서 나는 소음 다 참고 사는데’라고 답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내가 내는 소음이 없다고 주장해도 발소리부터 문소리까지 하나하나 트집을 잡으면 꿀 먹은 벙어리 신세로 전락한다. 이런 상황이 오는 건 ‘아래층은 기본적으로 위층 소음을 참고 산다’는 인식 때문이다. 소리는 위아래와 양옆을 가리지 않는다. 시끄러운 집은 그 주변도 시끄럽게 만든다. 집에서 피아노를 치면 아래층에만 들리는 게 아니지 않는가. 소리는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고통을 준다.     


진동 역시 마찬가지다. 아래층에서 크게 진동을 내면 위층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것도 벽식 구조의 한계인데, 위층이 내는 소음이 벽을 타고 진동되는 거처럼, 아래층이 내는 소음도 벽을 타고 위층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위층과 달리 발소리 정도로는 들리지 않지만 바닥을 세게 뛰어다니거나 벽을 치면 진동이 위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위층 층간소음보다 항의하기 힘든 게 아래층 층간소음이다.     


위층 층간소음은 꼭 항의하라고 말하지만 아래층 층간소음에 대해서는 나 역시 항의하라는 말을 확실히 못하겠다. 아래층이 적반하장으로 나올 확률이 높으며 이전에는 견딜 수 있었던 위층 소음에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아래층의 옆집이나 아래층의 아래층 등 같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을 사람들을 함께 포섭해 항의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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