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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4] 왜 갈수록 재밌어지는 건데!

영화 [존 윅 4]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성경 욥기 8장 7절에 나오는 이 구절을 실현한 영화가 있다. 바로 ‘존 윅’ 시리즈다. 저예산 영화 ‘존 윅’의 시작은 말 그대로 미약했다. 전직 스턴트맨 출신으로 이 작품이 연출 데뷔작인 채드 스타헬스키가 메가폰을 쥐었고 당시 흥행 성적이 나빴던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았다. 스토리 역시 화가 난 세계관 최강자의 일방적인 학살극이란 점에서 기대할 측면에 전혀 없어보였다.     


헌데 이게 웬걸. 액션 전문 제작진이 뭉친 만큼 나름 충실한 현실고증에 쾌감을 자아내는 전개로 호평을 자아냈다.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역주행에 성공하며 제작비의 4배를 벌어들이는 흥행에 성공했다. 놀라운 건 그 이후다. 후속편이 나올수록 퀄리티가 점점 더 좋아지면서 밈화를 넘어 마니아층을 갖추고 이제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시리즈에 등극한 것이다. ‘존 윅 4’는 북미에서 개봉 첫주 시리즈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고 8일 만에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런 상승세는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개봉 전 특별시사를 통해 주목을 받더니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흥행성적을 높이며 3편이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존 윅’ 시리즈다. 이번 4편에서는 새롭게 국내 흥행기록을 쓸 것이 예측된다. 후속편은 갈수록 재미가 없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깨뜨린 ‘존 윅’ 시리즈. 대체 이 시리즈의 매력은 무엇이기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것일까?    


 

이 매력을 ‘존 윅4’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았다. 첫 번째는 독창적인 액션이다. ‘존 윅’은 권총과 주짓수를 합친 ‘건짓수’ 액션을 창조해내며 주목받았다. 가까운 적은 주짓수를 활용한 육탄전으로, 멀리 있는 적은 권총을 사용해 제압하면서 복합액션을 선보인 것이다. 파괴력은 있지만 타격감은 약했던 할리우드 총격전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동양무술에 관심이 있는 키아누 리브스의 장점을 보여주었다.     


2편에서는 1편의 장점 중 하나였던 총격전을 극대화했고, 3편에서는 나이프를 활용한 액션으로 차별점을 두었다. 매 시리즈마다 관람의 이유를 만드는 독창적인 액션을 설정했고 그 장면의 쾌감과 차별점을 두기 위한 시도를 보여준다. 이번 4편에서는 전편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목되었던 ‘택티컬 건 파이팅’의 감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보여준다. 더해서 키아누 리브스의 쌍절곤 액션으로 동양액션에 대한 동경과 보는 즐거움을 보너스로 선사한다.     



두 번째는 밈을 대중성으로 이끈 확장의 힘이다. ‘존 윅’이 역주행에 성공한 건 일종의 밈화 때문이었다. ‘개가 죽어서 복수에 나선 킬러’라는 스토리가 밈처럼 작용하며 받은 관심이 마니아층 형성의 1차 요소였다. 이 밈화는 2편에서 존윅이 총 128명을 죽여 람보의 킬 카운트를 넘기며 더욱 유명해졌다. 밈은 마니아층 형성으로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다져진 3편에서는 대중이 열광하는 시리즈로 자리매김 했음을 보여줬다. 

    

4편은 이 대중성에 보답하는 확장성의 힘을 담았다. 존윅은 최고회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고 빌런으로 새로운 실권자 드그라몽이 등장한다. 존윅의 오랜 친구이자 어쩔 수 없이 드그라몽의 대리인이 되는 케인, 현상을 노리고 존윅에게 접근하는 노바디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엮어 시리즈의 명성에 어울리는 웅장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감독과 배우 모두가 한 챕터의 마무리로 만족을 느낀 스토리의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세 번째는 처음부터 끝까지 쾌감에 집중한 전개다. ‘존 윅 4’의 상영시간은 무려 169분에 달한다. 이 시리즈가 갈수록 상영시간이 늘어나는 이유는 액션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밈으로 극장을 방문한 관객들이 마니아가 된 이유는 이 쾌감이다. 액션에서의 쾌감은 시리즈가 전개될수록 더 효과적으로 뽑아내기 어렵다. 비슷한 스타일의 반복은 지루함을 유발한다. 때문에 매 작품이 새로운 그리고 색다른 액션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를 보여준다.     



4편에는 총 3개의 액션이 펼쳐진다. 이 각각의 장면이 고유한 개성과 특색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사카 컨티넨탈 호텔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장소가 지닌 이점을 살리고자 한다. 장도와 활을 활용해 동양적인 색감에 주력한다. 견자단이 연기한 케인에게 시각장애라는 설정을 부여해 독창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캐릭터를 각인시킨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동양 대표 액션배우인 사나다 히로유키와 견자단이 맞붙는 액션장면 역시 백미다.     


킬라 하르칸과 존윅의 대결 역시 캐릭터의 힘이 상당하다. ‘배트맨’ 시리즈의 펭귄맨과 같은 체형의 킬라는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액션으로 존윅에게 위기를 선사한다. 마치 추억의 액션스타 홍금보를 보는 듯하다. 차로에서 펼쳐지는 액션장면의 경우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오락실 게임처럼 차를 피하지 못하면 치여서 죽는 대결이 흥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카체이싱에 권총 액션을 더한 존윅의 화려함이 폭발하는 멋을 자아낸다.     



‘존 윅’ 시리즈는 이번 4편을 통해 한 챕터를 마무리했다. 킬러들의 비정하고도 잔혹한 동시에 극한액션으로 쾌감을 자아내는 이 시리즈는 용이한 세계관 확장을 활용해 다양한 스핀오프 제작을 확정했다. 컨티넨탈 호텔을 무대로 한 TV 시리즈 ‘컨티넨탈’이 방영 예정이며, 여성 암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가 2024년 개봉 예정이다. 더해서 ‘존 윅5’ 역시 제작을 확정했다.   

  

후속편은 실패한다는 공식을 깨뜨린 ‘존 윅’ 시리즈는 ‘왜 갈수록 더 재미있어지는 건데!’라는 외침을 자아내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OTT를 통한 정주행이 필수가 된 ‘존 윅’ 시리즈다. 현재는 U+모바일tv를 통해서만 지난 시리즈 관람이 가능하지만 ‘존 윅 4’ 개봉 이후 다수의 OTT를 통해 전편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개봉한 ‘존 윅5’와 스핀오프 시리즈들을 위해 철저히 복습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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