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Op.9 No.2
( 옛날에는 지금보다 반음 간의 음정이 균일하지 않았고, 특정 반음이 더 불협하게 들리기도 했다. 그래서 반음계 진행이나 붙어 있는 반음들은 감정 표현의 극적인 수단으로 쓰이곤 했다. 과거에는 협화음과 불협화음의 구분이 엄격했고, 불협은 해소되어야 하는 긴장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반음이 연속될 경우 각 음을 분리해서 명확하게 치는 것을 선호했다. )
쇼팽의 녹턴 Op.9 No.2를 치며 선생님께 들었을 땐, 왜 그렇게 쳐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으로만 이해했다. 이후에 혼자 연습하며 반음을 분리해서 치는 것이 감정이 밀려오듯 표현하기 위함임을 알아챘다. 과도하게 레가토로 연결하는 것보다 분리해서 치는 것이 조금 더 명암이 생기는 것 같달까. 작곡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더 나은 해석으로 곡을 완성시키는 것은 이러한 아주 작은 차이라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예쁘게 포장해서 말해주신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가사 없는 노래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클래식에 관심이 생겨 많이 듣다 보니 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피아노 수업을 듣다 보면 곡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작업들을 한다. 관련 용어들도 많이 듣게 되고, 곡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듣게 된다. ( 가끔은 작곡가의 사생활까지.. )
반음을 분리해서 치는 것 또한 곡을 완성시키기 위한 하나의 작은 디테일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한 마디의 작은 디테일이 모여 감정 없는 소리가 아닌,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는 선율이 완성되는 것이다. 건반을 칠 때마다 마음가짐과 온 정신을 악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 한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며 쳐야 정말 예쁜 소리가 난다. 어쩌면 취미로 피아노를 선택한 것이 흩어지는 마음을 한데 모아 내 삶을 아름답고 찬란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곡을 완성시킬 때마다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이 느낌은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내 손에서 비롯되는 선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