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을 위한 고객지향-
마케팅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요조건 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고객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고객지향성은 매우 중요한 항목입니다. 그래서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고객을 지향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지요.
하지만 고객지향이라는 의미 역시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을 지향한다는 것은 의사결정의 기준이 나의 내면에 존재할 때 비로소 성립합니다. 출발점이 명확할 때, 지향점을 향한 올바른 방향을 잡을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의 기준이 단지 외부적 환경과 고객에게 달려있다면 이것은 고객지향이 아니라 고객편향입니다.
마케팅은 내가 옳다고 믿고있는 가치가 담긴 생각과 철학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객지향의 본질적인 기준은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나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바로 이것이 핵심인 것이죠.
편향은 방향없이 방법에 집중하고, 목적없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과 같은 근시안을 의미합니다. 편향을 지향이라 착각하고 경영과 마케팅 의사결정 기준을 외부의 관점에서 수시로 이리저리 적용한다면, 기업의 지속가능성 역시 중심을 잃고 표류하게 될 것입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알려진바와 같이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과 철학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했던 대표적인 경영자입니다. 고객은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과 철학에 공감하고 또 열광했습니다. 고객이 구매한 것은 아이폰과 맥북이 아니라, 바로 스티브잡스의 철학입니다. 아이폰과 맥북은 단지 그가 추구하는 철학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앤디워홀이 작품을 상품의 범주로 대중화시킨 기획자라면, 스티브잡스는 상품을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린 예술가에 가깝습니다. 애플이라는 회사를 단숨에 러브마크로 만든 스티브잡스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성과를 이뤄낸 경영자 중 한명입니다.
스티브잡스가 시장조사를 신뢰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한 일화입니다. 하지만 그가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지향성이 잃었다고 평가해서는 곤란합니다.
사실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고객지향은 내가 고객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나를 지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고객들로 하여금 우리의 철학을 지지하게 만드는 것이죠.
당신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안다면, 당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사실 고객지향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