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NO’ 라고 대답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경영과 마케팅은 전략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늘 습관적으로 반복하여 사용하고 있는 전략, 사전적 의미의 전략, 전술을 논외로 한다면 과연 전략이란 무엇 일까요?
한마디의 말로 전략을 표현한다면, 전략이란 ‘철학의 묶음’입니다. 철학의 묶음은 다양한 기업의 활동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전략의 본질을 규정하고 있는 의식의 틀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좋은 전략의 출발점은 좋은 철학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좋은 전략이라고 평가하는 거의 모든 것들은 한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략이 그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차별화 라고 부릅니다.
차별화는 단순히 다르다는 것만으로, 또는 더 나은 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차별화는 다른 것들과의 비교가 무의미해지는 지점에 존재합니다. 그 지점이 바로 철학인 것이죠. 철학은 그 자체로 차별화의 원천이 되는 자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경쟁사의 브랜드가 만들어 놓은 차별화의 부산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간에 우리가 흔히 전략이라는 것을 도출할 때 사용하는 매트릭스 등의 Tool은 차별화의 반대지점으로 향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케팅 전략을 도출할 때 사용하는 매트릭스는 경쟁사를 최대한 닮아가는 결과가 나오도록 안전하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누가 그 작업을 하더라도 의미있는 차이점이 나올 수 없도록 평균이라는 결과물로 프레이밍 되어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거의 모든 전략적 사고방식의 준거점이 경쟁사에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미 답이 뻔히 정해진 Tool 안에서 생각하면서도, 틀을 벗어나는 전략이 도출 되기를 바랍니다. 틀에 박힌 전략과 생각이 나오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데도 말입니다.
문제는 전략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안타깝게도 마케팅 전략 도출을 위한 Tool을 전략 자체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입니다. 마케팅 Tool은 단순히 철학의 묶음을 풀어내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 자체로 전략의 원천인 철학을 대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원한다면 질문이 달라져야 합니다. 만약 그동안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이제는 ‘우리의 고객이 아닌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봐야 합니다.
가치와 철학은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제외시키고 포기하는 목록들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만약 스스로 어떠한 질문에 대해 ‘NO’라고 대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이것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명확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예를들어 볼까요? 브랜드가 맞이하는 진실의 순간은 브랜드의 가치, 철학, 사명과 회사의 매출,이익이 일치했을 때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두가지 요소가 충돌했을 때 입니다. 이 순간은 차별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를 아주 손쉽게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시금석 역할을 하는데요.
역설적으로 브랜드의 이념과 현실의 이념이 충돌하는 이 순간은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고객들의 마음 속에 각인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의 순간인 것이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차별화 되지 못하는 많은 브랜드들은 고객들의 마음 속보다는 지갑 속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상황이 좋은 순간에는 누구나 "NO"라고 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차별화의 원천은 상황이 좋지 않은 순간에도 "NO"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지점에 존재합니다.
"차별화는 무언가를 희생한 댓가이지, 무언가를 더해서 얻는 부산물이 아닙니다."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면, 차별화의 지점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답을 유행하는 현상이나 Tool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당신이 ‘NO’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전략의 출발점이 명확하다면, 나머지는 그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고객들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의 역할을 대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