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빠진 유튜버가 있다. 그 유튜버는 개별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은 '몰아보기' 영상을 올렸다. 짧은 건 1시간에서 긴 건 3시간까지. 그 긴 시간을 보고도 유튜브라는 플랫폼 안에서는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진다. 영상 시청 후 썸네일에 생겨나는, 시청 구간까지의 빨간 줄. 이 빨간 줄이 시청의 자율성을 매우 높인다. 나는 원하는 때에 그만 볼 수도, 다시 볼 수도 있다. 그게 흐름을 크게 망치지도 않는다. 그만큼 가벼운 내용이니까.
반면 영화의 경우 2시간 보다 짧아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영화는 스토리를 이해하고 몰입해야 한다. 중간에 끊기가 어려운 건, 흐름을 망치기도 하기 때문.
영화를 좋아했다. 숏콘텐츠가 유행하기 전까지. 그리고 숏콘텐츠가 유행하고서 숏폼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꽤나 크다고 느껴 싫어했다. 그런 생태계 속에서 몰아보기는 숏폼이 갖지 못한 어떠한 경쟁력을 가지고, 평범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롱콘텐츠를 영화보다 좋아하게 되었다.
가벼운 영화는 없을까? 영화와 유튜브 영상의 차이는 뭘까? 조금 더 진지한 고민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