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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Jul 22. 2024

여행과 알고리즘, 알고리즘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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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 싶은 여행지가 생겼다. 조심스레 부모님께 "여기 혼자 가볼까?"라고 묻는다. 그리고 2주 정도가 흐른 오늘, 머릿속은 온통 여행지에 대한 생각뿐이다. 블로그, 유튜브, 카페 등 찾을 수 있는 정보는 모두 보고서 가고 싶은 곳을 리스트로 정리한다. 리스트에서 거리 상 가까운 곳들을 묶고 하루치 일정들을 만들어 놓는다. 그런데 아직 가기도 전인데 초조하고 조급하다. 


'여길 다 보고 올 수 있을까?'


 다시 유튜브를 켠다. 계속 관련된 영상만 봤으니 리프레시할 겸 다른 영상들을 찾아봤다. 그러다 눈에 띈 'cosy vlog in countryside' 영상은 귀에서 뇌로 꽂히는 화려한 음악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시골집 창 밖으로 보이는 풀과 새, 그들의 소리로 시작한다. 이후 주인공이 등장하고 카메라 앞에 앉아 편안하게 이야길 시작한다. 일본에 여행을 온 외국인이 낯선 시골에서 맞이하는 평화로운 아침에 대한 감상을 풀어놓는다. 그동안 자신에게 밥 한번 정성스럽게 대접하지 않았던 바빴던 날들과 도쿄라는 도시와의 차이. 편안함이 흘러 내게도 영향을 미친다.


 알고리즘은 편향된 무의식을 만든다고 생각해 눈살 찌푸리며 경계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여태 시청하며 쌓아왔던 취향의 방향성을 다시 마주하게 해주는 고마운 역할도 해주었다. 계획표를 덮고 다시 그려본다. 가야 한다는 것들 말고 정말 정말 원하는 것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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