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핑퐁.
거의 1년 만에 친구와 만났다. 연락도 거의 잘하지 않는 친구가 '만나자!' 문자를 보내왔다. 평소의 나라면 만남의 빈도가 곧 친밀함, 어색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편안함이라서, 거절했을 것인데. 이상하게 이번 연락에는 그 인사에 '언제?'라고 답장했다.
"오랜만이에요~"
만나자마자 먼저 말을 걸고 어색함을 풀어본다. 밥을 먹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묻는다. 아직 대화에 끼긱 걸리는 부분이 있다.
거리를 걸으며 소화를 시키고, 상점 곳곳을 구경 가다가 카페로 향한다. 그제야 우리는 장난도 치고, 이상한 말도 주고받는다. 편안하다.
MBTI 둘 빼고 전부 다른 우리.
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너도 J니까 계획을 짜고 가지?" 똑같은 부분을 발견했다. 서로의 부산 여행기를 꺼내본다.
친구는 "부산 갔을 때 2박 3일 동안 송도, 광안리, 흰여울, 감천, 해운대, 기장 다 갔었어. 나는 액티비티 한 게 좋아".
그러나 나는 "한 곳에서 진득하게 있는 게 좋던데...".
같은 듯 다른 게 신기했다.
만약 둘이 여행을 간다면 친구는 "같이 가서 따로 여행하다가 저녁 먹을 때 만나자"라며 신박한 제안을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양보, 희생 없이 각자의 방식을 가지고 적절한 때에 함께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