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을 수 있는 8개의 숫자가 바뀌는 순간.
1月
새해가 시작되었다. 다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때, 모두의 뒷모습만 보고 있을 달에게 인사했다.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최대한 천천히 또박또박 마음의 말로 전한다.
그 많던 구름들은 서서히 걷히고 1일의 해가 떠올라, 가지 위에 열매를 맺었다.
공원을 거닐다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고양이는 추위를 피해 어딜 갔을지, 도중에 사라진 새의 발자국은 생사를 궁금케 한다.
얕게 앉은 눈들을 그림판 삼아 새해 인사를 적는다. 누군가는 이곳을 지나며, 새해가 시작되는 설렘과 기쁨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사소하고 작은 순간들이 커다란 선물 못지않은 힘을 가졌음을 믿는다. 다른 이들에게 가진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이 작은 눈 위 글자들이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바란다.
당근 코까지 만들어 장식한 눈사람의 떠남을 목격했다. 만든 이가 본다면 속상하겠지만, 정성과 기쁨은 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카페와 커피. 친구와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은 세상을 넓힌다. 나는 갖지 못한 이야기들을 친구는 전달해 주고, 나 또한, 친구에게 없는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서로의 이야기로 공간을 넓혀 공유 지역을 만드는 순간, 더 가까워진다.
출근.
업무는 시간과 체력을 가져가 힘이 든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해인사를 나누고, 함께 간식을 나눠먹는다. 업무의 힘듦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음을 느낀다.
퇴근 후 눈이 내렸었다. '집가자!' 밖으로 나온 순간, 세상은 겨울왕국이 되어있었다. 눈을 맞지 않고 맞이한 설경. 퇴근 후 선물을 받은 듯 나무와 거리는 여전히 연말의 축복을 보여주었다.
2023.12.31에서 2024.01.01로 새해가 되었다. 새해라고 별 거 있을까. 어제와 같이 출근하고, 재밌는 일을 찾아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 하지만 새해라는 리프레시와 설렘, 이번에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마음. 그것들로 몇 번이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것이 진정 새해의 선물이 아닐까. 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을 수 있는 8개의 숫자가 바뀐 순간인 새해가 나에게는, 무한히 나오는 자신감과 설렘, 다시 시작이라는 희망을 선물 받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