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아무 글이나 쓰다 보면 그냥 써지는 글이 있어요
작은 알로 시작해서 큰 알이 되기 위해 머리를 굴리잖아요
그런 과정을 적어 놓고 삶아 보면 재미있는 바탕이 드러나요
아무도 모르는 문제성 이야기를 펼쳐 놓고 맞춰 보라고 해보세요
하면 누가 누가 관심을 눈치 보는지 알 수 있겠죠
봐주는 존재가 없다면 설정도 의미 없겠지만
그러는 사이 어찌저찌 스치다 보면 누군가와 한바탕 하겠죠
글을 매일 쓰라고 하던데 그게 변비 걸린 볼펜인양 쉽지 않아요
매일매일에 연속성이 첨가되어 있어 불안감이 기웃거리고요
가끔에는 안정제가 함유되어 있어 편안함이 꿈틀거리니까요
마음에는 거드름과 바쁨이 서로 밀당을 즐기나 봐요
파헤치고 놓치고 밀치고 덮어 씌우고 지우고 건너뛰고
그저 그런 수사들을 화폭에 깔아놔 봤자
퇴고로 난도질당할 성질인데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하니 고래 속이 검게 뻗쳤나 보지요
저기 고개 쳐든 황소를 잘 그리는 화가가 있네요
다들 본질을 잘 그린다는 느낌에 실체감이 있다고 봤나 봐요
그러다 사진기가 발명되었고 본바탕을 잘 그린다는 기호의 관점이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율동감이 넘치는 수소가 뿔을 들어 올리며 하늘을 향해 소리를 쳤어요
다들 웅장한 생김과 입체감에 대단함을 남발했지요
화가는 원작을 고치고 다듬으려 했어요
그저 살아있음을 화폭에 담는다면 사진과 다른 특이점이 무얼까
작가는 복잡함을 단순함으로 그런 과정에서 상징성을 심기로 했겠죠
그렇게 탄생한 퇴고의 작가가 피카소 아닌가요
[당신을 한 번만 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