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밥 터지던 날

토낀 간을 어디서 찾아

by 천년하루

벌어진 살을 꿰어 어기적어기적 퇴원하던 시큼 불퉁한 아침

5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흐르는 고개를 당겼다

70대 흰 겹에 얇게 뜬 눈사람이 선 저 벽면 속 꽃은 흑빛인데

입 닫은 열매 깍지 누름을 반기지 못함을 뒤늦게 알아차렸나

손에 들고 있던 텀블러가 그녀의 손가락을 떠나 대리석 바닥에 물보라를 일으킨다

괭이밥 꼬투리를 스치는 순간

바닥 불타는 소리가 파도에 올라타 혼돈이 공간을 튕긴다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다 들리는 혼잣말이 소라 입에서 거품 되어 쏟아낸다

다리를 어기적어기적 반건조 오징어 빨판으로

바닥에 텀블러를 압착하는 척 마른 먹물을 뿌린다

저기요 여기 떨어진 간 언제 챙겼어요

소라 뚜껑 어이없는 눈썹을 올린다

멈춤 없이 지하 3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틈에서 일어난 쉰 바람에 텀블러 그림자가 멈칫멈칫거린다

저 7층 나탑에 사는 괭이가 우리 간을 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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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