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논문을 쉽게 쓰는 방법 ▶ 주제는 가까운 시장에 있다.
시장 안은 차량 통행이 되지 않아 주차장에 차를 놓아두고 긴 통로의 두 번째 끝에 있는 커피 페르세락 132에 도착해 좀 전에 주문해 놓은 커피를 주인장이 내놓기를 기다리고 있다. 주인장이 피워 놓은 전기스토브 위에 삐 소리 날 듯 주전자 머리가 덜컹거리며 커피 타임 됐다고 주둥이에서 입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문득 커피와 관계된 여러 요인을 살피고 분석하면 흥미롭지 않을까? 스치듯 지나간 공간에서 좋은 재료가 눈앞에 펼쳐진다.
“어떤 유형의 사람이 커피를 자주 마시는지,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 반응, 긍정적 반응 또는 부정적 반응은 어떤 것이 있는지, 커피 중독이 정서적 또는 행동적 장애가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커피의 향기가 정서적, 행동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믹스커피(mix coffee) 선호하는 사람과 내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 차이점은 무엇이고 어떤 관계가 있는지, 커피숍에 오는 사람들은 어떤 상태로 와서 어떤 종류의 커피를 마시는지, 테이크아웃 커피는 어떤 종류가 많이 소비되고, 마트에 온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커피를 구매하는지, 날씨에 따라 어떤 커피가 많이 팔리고 어떤 날에 어떤 종류의 커피가 많이 팔리는 지도 궁금해졌다.
짧은 시간에 스쳐 간 생각이지만 커피에 관한 주제가 무궁무진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위 사례처럼 주변에서 자신 있게 주제 파악할 수 있는 도구나 소재를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연구 과제를 쉽게 선정할 수 있다.”
스타벅스가 실패한 나라는 스타일의 커피 문화가 이미 정착하여 장인 바리스타가 고객의 취향에 맞춰 원두커피를 제공한 호주에서 발생한다. 하루에 3~4잔 커피를 마시는 호주 사람을 미국인과 같은 커피 문화를 가졌다는 단순 판단으로 자세하고 빈틈없는 환경 조사와 분석을 등한시한 채 시장 선점을 위한 점포 수 확장에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다. 결과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호주 시장에서 잠시 떠나게 된다.
스타벅스는 호주에서 실패한 사례를 거울삼아 다시 진입하는데, 이전과 달리 면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상권 정보를 분석하고 매장 입점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탈리아에서 얻은 고객 확보를 위한 방안을 가져와 자국인 입맛에 맞춰 조금 달달한 맛으로 20대 바리스타를 고용하여 커피를 내려주는 등 점포 운영과 유치 고객 목표도 변경한다.
방문 고객은 호주인보다는 외국인 유학생과 아시아 등 관광객 중심이다. 매장은 여행객 수요가 많은 장소로 선별하여 경쟁력을 높인다. 이처럼 다양한 커피 시장분석을 통해 적정한 수익 모델을 선정한다.
커피를 사가지고 오던 중 공중화장실을 지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손을 자주 닦아야 하는 이유로 연구 과제를 설정해 본다면, 가끔 자신도 모르게 콧구멍을 손가락으로 파기도 하고 귓구멍이 간지러우면 손톱으로 귀지를 파내기도 한다. 서류를 작성하거나 책을 보면서 손가락에 침을 묻혀 종이를 무심코 넘긴다.
“장염이 걸리면 똥구멍이 헐어요. 설사와 복통으로 일어설 엄두가 안 나요.” 화장실 용변 보기 전에 손을 먼저 씻자. 생식기에 세균이 묻어 병에 걸릴 수 있다. 화장품 가게에 진열된 립스틱을 바르면 입술에 헤르페스 성병이 옮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렇듯 장염 또는 성병과 손 씻기 상관관계를 연구 과제로 설정한다면 가설은 용변 전 손 씻기는 나를 위해, 용변 후 손 씻기는 나와 너를 위해 꼭 필요한 행동 양식이다. 번외로 팬티를 자주 갈아입어야 한다.
[금가루 피는 날]
궁성에 바람이 솔직하다
푸르륵 브룩
메케한 기체가
뒷마루 성벽을 감는다
항구에 들어찬 짐이 풀리자
풍덩풍덩 물길이 오르고
급변에 궁궐이 소란하다
성곽에 울음이 걷히고
주변이 메마를 때
성큼성큼 포성이 쌓이고
포구엔 탄가루 피고 진다
궁터에 금보자기 꽃가루 묻혀
새싹이 움틀 때
성체 부수며 금맥을 뚫자
궁궐 시중 암투 막을 올린다
가설 설정은 똥구멍에 완전히 닦이지 않은 똥이 분말로 방귀를 뀌면 분출되어 팬티에 묻어 있다가 엉덩이에 달라붙어 병균이 피부에 침투한다. 면역이 약하면 종기가 일어난다. 생살을 쨀 때면 아파서 죽을 지경이다. 개인위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