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만들다 기로에 막히면 '이렇게' 해보자
3년 전 콘텐츠 제작 회사에서 일할 때의 얘기다.
내 사수는 유노윤호 뺨치는 열정맨이자 워커홀릭이었다.
"짐은 국가와 결혼했다" 고 선포한 엘리자베스 1세의 환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일을 사랑했던 사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만큼은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덕분에 나는 머리를 감을때도 신발끈을 묶을때도 머릿속으로 콘텐츠 소재를 쥐어 짜내기 바빴다.
그 날도 그랬다. 아이데이션 회의때 가져간 컨셉 draft가 한번에 통과가 되는 듯...했지만 쓰다 만듯한 애매한 엔딩이 그의 딸깍 버튼을 눌렀다.
두시간 뒤 다시 미팅을 하자는 사수의 말이 사망선고처럼 들릴 때 나는 직감했다.
빨리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으면 퇴근은 없다는 것을
그때부터였을까, 단기간에 빠르게 아이디어를 짜내는데 도가 텄던것이...그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2시간 뒤에 회읜데아무 생각도 안날 때
·약속이 있는데 아이디어가 없어 퇴근을 못할 때
·모니터는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기똥찬 아이디어는 안나올때
만약 '부대찌개 판매율을 높여야한다' 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면 부대찌개를 검색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주로 어느 시간대에 누구와 먹는지, 왜 하필 부대찌개를 메뉴로 선정했는지, 부대찌개와 어울리는 다른 음식이나 주류는 무엇인지, 어떤 해쉬태그를 함께 쓰는지 등등 고객경험을 날 것 그대로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업무시간 중 휴대폰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다면 월루로 의심받기 쉬우니 '웨일 브라우저' 를 사용하길 추천. pc 에서도 모바일버전으로 볼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함 (투명도 조절도 가능)
*스타태그 : 인스타 키워드별 해시태그 지표, 트렌드 지수 등 데이터 확인 가능
이 키워드로 최신글을 검색하면 요즘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마케팅이 뭔지 종종 볼 수 있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화두가 되는 뉴스가 뭔지 트럼프가 오늘은 또 어떤 트윗을 올렸는지까지 덤으로 알 수 있으니 이슈 모니터링까지 손 안대고 코푸는 격!
*검색어 자매품 : '영업 잘하네' '상줘야한다' '마케팅팀 열일' '요즘 유행' 등등..
a.더피알 http://www.the-pr.co.kr/
이름은 피알이지만 마케팅·브랜딩 관련 콘텐츠가 더 많이 올라옴
최신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 분석이 도움이 됨
b.트렌드와칭 https://trendw.kr/
모바일,마케팅 등에 대한 트렌드를 알 수 있지만 업로드 주기가 길다는게 함정
c.텀블벅 https://www.tumblbug.com/ (+와디즈/ 크라우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이지만 각각의 프로젝트 명이나 내용에서 참고 할만한 카피가 많음
사고싶은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서 통장이 털릴 수 있음 주의
페이스북에서 핫한 실시간 콘텐츠·페이지를 국가별,카테고리별로 볼 수 있음 (+유튜브도 마찬가지)
e. ㅍㅍㅅㅅ https://ppss.kr/
정적인 소재를 재밌게 풀어 쓴 콘텐츠가 많고 제목에 후킹포인트들이 많음
주제의 바운더리가 넓기 때문에 훑어 보면 좋음
f. 디에디트 http://the-edit.co.kr/
힙하고 세련된 리뷰 콘텐츠들을 볼 수 있음,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사는 재미라도' 라는 타이틀부터 취향저격
(+유튜브 채널도 있음)
g. 코스모폴리탄 http://www.cosmopolitan.co.kr/
패션·뷰티·라이프 매거진이지만 제목이나 내용 구성 정도를 참고하기 좋음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마케팅 신간· 베스트셀러 도서의 저자 이름을페이스북에 검색해보자
그 후 그 사람이 좋아하는 페이지들도 함께 팔로우를 해보자.
일 잘하는 마케터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공유하는지, 마케팅에 대한 최신 트렌드나 주요 인사이트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같은 업종 회사의 마케팅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좋지만 꼭 같은 업종일 필요는 없다.
CGV 마케터는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의 SNS만 볼 것이 아니라 야놀자,데일리호텔의 SNS까지 체크해야 한다.
황금같은 주말시간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서는 모두가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스브스뉴스 / 박카스 / OCN / 넷플릭스 / 책끝을접다 / 비디오머그 / 직장내일 / 굿닥
하루에도 몇번이나 날라오는 플러스친구의 광고 카톡, (현실 친구보다 더 자주 옴)
상황이 급박할때 다시 꺼내서 보면 참고할 만한 카피나 이벤트가 가끔 있다.
썸네일 이미지 디자인도 참고할 수 있어 1석 2조!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과 오늘 입은 하의 색깔을 합치면 그게 바로 인디밴드 이름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신박한 단어조합과 문장을 만들어 내고싶을 때 나는 멜론에 들어가 최신 인디 가수와 노래제목을 훑는다. 힙합을 자주 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귀에 박히는 펀치라인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책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3초만에 시선을 끌어당기는 카피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일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영감을 준다.
그러니 꺼진 불도 다시 보길 추천!
뭐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다면 경기도 오산인 비법이지만 여태껏 이 스킬들 덕분에 먹고 살 수 있었다.
완성도를 향한 집착이 정말 징글징글 징글벨이었던 사수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땡큐 쏘 머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