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단어를 엄선해야 하는데, 그래서 이 글도 어쩌면 조급함의 결과로 뒷날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굳이 글을 남기는 것은 시간이라는 것은 내게 자비롭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의 자비는 나이라는 숫자와 반비례하는 것 같다.
숫자가 커질수록 조급함이 함께 커진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가 세상과 부대끼면서 알게 되는 경험과 지식과 그만의 노하우가 점차 쌓여간다.
그렇게 되어가는 시간은 꽤 느리게 흘러간다.
경험과 지식과 노하우가 쌓인 어른아이는 요령도 덤으로 생겼고, 눈치라는 것이 결과를 빨리 가져오는 열쇠라는 것도 알게 된다. 눈치껏 습득한 노하우로 다양한 세상을 공략할 수 있는 여유도 있다.
또 조급함이라는 친구가 옆에서 나의 새로운 도전에 부채질을 한다. 뭐든 빨리 끝내고 싶다는 조급함이 꼼꼼함의 눈을 가려버렸다.
출판사와 계약을 해서 출간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희망하는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어떤 출판사 대표님은 말한다.
"작가의 브랜드 가치를 먼저 보게 됩니다."
신규 작가나 작가 지망생은 일단 자격제외일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고 싶다면, 나의 경우는 교재를 만들고 싶었다.
이런 경우 작가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소량만 제작해서 판매하는 POD 형 제작방식이 있다. 초기제작비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 단점이라고 말하자면 권장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비슷한 형태로 일부 몇 권을 미리 제작하고, 그것만 소량 판매하여 인세로 갈음하는 방식도 있다. 이것은 초기 제작비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1쇄에 한하여 초기 인세로 대신하니 하지만 작가에게는 부담이 적은 방식이다. 이 또한 권장가격이 높다.
출판이라는 것을 눈치껏 해봤는데, 결과가 눈물이 난다.
"어떤 방식으로 출간과 제작을 하던 기본 퀄리티의 기준은 서점에서 판매되는 기존 책일 것이다. 그중에 더 고급진 책들도 많이 보이긴 하지만 대략적인 결과는 비슷하다. " 이렇게만 생각하고 진행했던 책의 결과물에 나도 모르게 헉 소리를 내버렸다.
이 일에서 나름의 교훈을 얻었다.
일은 서둘면 안 된다. 더 많이 알아보고 더 고민하고 더 점검해야 한다.
타산지석은 남의 일을 보고 경계의 교훈을 갖는 것이니, 자산지석쯤으로 바꾸어 오늘의 기억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달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