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자의 불안

성서를 모독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강조하며…

by 기록자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인간을 창조한 그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지전능하고 성결한 그가 피조물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 완전한 존재가 구태여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모순이지 않은가. 표면적인 구조만 들여다봐서는 그 본심에 닿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인과관계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자.


그가 만든 첫 인간이 탐스럽게 익은 나무 열매 하나를 따 먹음으로써 ‘원죄’를 만들었다. 그런데 신은 그 위험천만한 열매를 왜 만들었을까? 그 열매만 없었으면 탐욕도, 죄도 없는 순결무구한 세상이 되었을 텐데.


그토록 강하게 인간을 유혹하는 탐욕의 열매를 설계했다는 것은, 그것을 향한 욕망 자체가 신의 일부였다는 뜻이 아닐까.


자신과 쏙 빼닮은 피조물이 그 열매를 탐하는 것까지가 미리 계산된 결과인 것이다. 작품 속 캐릭터는 작가의 지능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격언 그대로다. 그렇다면 답은 이제 나와 있다.


신은 변태다.


자기 존재의 불안을 “창조”라는 말로 포장한 채, 스스로 만들어낸 죄를 관음하는, 외로움에 취한 신.


그런데 나는 그런 신이라면 미워할 수가 없다. 너무 인간적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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