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끼리 Mar 12. 2022

변화의 중심

일상이 된 재택근무

오랜만에 개인 노트북을 열었다. 서울에 있는 회사에 입사하여 일상이 너무나 달라졌고, 글로 쓰기 위해 떠오르는 소재가 수 백 가지다. 하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는 촌스러운 나의 서울 살이도 못된 상사도 아닌, '재택근무'라는 사내 문화가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첫 출근부터 받은 업무용 노트북, 이 것을 펼치는 모든 곳이 곧 회사임을 깨닫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택근무에 대한 보고나 승인 따위는 없었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재택근무이다.  그저 회사에 보이지 않으시면 '그냥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있겠지...' 생각할 뿐이다. 정말 그냥 문화로 자리 잡아있다. 이제 막 입사한 지 1개월이 지난 나조차 몸이 좋지 않아 재택을 한다고 하여도 딱히 누군가에게 말할 사람이 없다.


업무에서 장소의 제약이 없다는 것. 어디든 일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꽤나 흥미롭다. 공간의 자유에 시간 활용 역량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업무를 보면 당연히 물리적인 시간이 절약된다. 당장 출퇴근 시간과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지 않은가? 이러한 시간에 빨래나 청소 등 각자 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 효율적인 방법으로 업무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어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제약이 사라진 만큼 여러 가지 변수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연 애타게 기다렸던 택배를 뜯어보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정에서는 아마도 수 백가지의 집중을 흐뜨러트리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자유로운 재택 문화가 정착된 조직에서 일을 경험한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팬더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미래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다. 이러한 변화를 먼저 실현하고 문화로 자리 잡아버린 거대 조직에서 엿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훗날 이 시기를 돌아보았을 때, 지금의 경험이 나의 역량을 개발하고 발전적인 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던 소중한 날들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다 보니 흘러가는 인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