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이후로
답답한 마음에 연락을 했었다
우리가 왜 이러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확신이 있지만
여자친구는 확신이 없다고 했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도 싶고
부모님과 관계를 끊어낼 정도로
정말 이 사람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제대로 된 연애는 나밖에 안 만나봤는데
정말 나밖에 없는 건지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드는 거 자체가
본인이 느끼기에 확신이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말하면 그 말이 맞는 거 같고
주위 지인들이 말하면 그 말이 맞는 거 같고
그런데 또 내 말을 들으면 내 말이 맞는 거 같아
잘 모르겠다고
예전부터 여자친구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했다
연애초부터 자기도 자기를
잘 모르겠다고 궁금하다 하여
몇 번 심리 및 기질검사 같은 것을 같이 해봤고
복잡한 상황이 오면
모르겠다는 말부터 나왔던 사람이었다
또 언제는 결혼에 적합한지 체크리스트?
인가 문항이 많을걸 같이 해보자고도 했으니
(궁금함이 참 많은 친구다..)
쨌든 처음에는 왜 이런 걸
검사까지 하는지 의아해했지만
그 친구가 좋아하는 걸 보면
의아함은 사라졌었고
모르겠다 하면 어떻게든 답을 주고 싶었다
오히려 점점 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었다
여자친구는 본인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찾았고
나는 항상 그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었다
그래도 나에게 확신이 없다는데
난 왜 마음을 정리할 수가 없을까
생각해 보니 4년 동안 여자친구는 변함이 없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이별 때마다 흔들렸고 확신을 잃었다
그러나 솔직했다
나를 단호하게 밀어내면서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보러 나왔다고 말하는
자기를 굳이 포장하지 않고
행복하면 행복하다 말하고
모르겠다면 모르겠다는 게 정말인 사람
하필 이런 솔직함이
내 옆에 있던 시간에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
긴 시간 동안 정말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었고
만나는 동안 나를 의심하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거 같다
결국 나한테 오면 이 사람은 나를 믿고
나한테 힘을 줄 확실한 사람인 걸 알기에
그리고 답이 정해지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으니
이 모든 게 나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렇게 느꼈으니 상관없었다
물론 결혼반대를 극복한 분들처럼
서로 계속 의지하며 이겨 내는 것을
바랄 때도 있었지만
지금 이 과정이 우리만의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오히려 좋다
결혼반대라는 이 상황 또한
정말 남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이 사람과 진정 결혼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한 확신을 느끼는 과정이니깐
나도 그렇고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결론적으로 나한테 한 말들이
지금 여자친구가 느끼는 숨김없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에 이제는 정말로 여자친구에게 시간이 필요한 시점임을 알았다
내가 아는 여자친구는 결국 본인이 경험해 봐야 옳고 그른 것을 아는 사람이니깐
통화 끝에
나름 후련하여 말하였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연락이라고
이제 더 할 말도 붙잡을 이유도 없었다
연락끝에쯤 우리가 약속한 것이 있다
그래도 앞으로 이런 상황이 된다면
연락을 먼저 하기로
서로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을 때
마음에 확신이 들 때
그리고 상황이 변하였을 때
말할 당시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딱 잘라낸다 말했는데
저 말들도 또 미련인지 뭔지 참
흠..힘든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좋은 과정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각자 발전할 수 있는 시간
이제 온전히 나에게 더 집중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 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