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데로 하는건데, 막산데?
인생 막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생에 선택에 기로에 놓였을때 이것만 생각하자.
조금 이라도 대가를 바라는게 무엇이고, 아무런 대가 없이 하고 싶은건 무엇인지.
그리고 대가 없이 큰 손해를 보더라도,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하면 된다. 그게 현실에서 막사는 방법이다. 사실, 막 사는 사람들은 그런 과정의 고민 없이 이유 없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 할 것이다.그렇게 막 살다 보면 남는게 없다고 생각 들지 모른다. 남는게 없다. 대신 후회도 없다.
지금의 나처럼.
오늘은 15:37이다.헬스장, 정형외과 모두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음식은 이마트(어플)에서 핸드폰으로 구매하면 배달이 온다. 하루에 드라마 한시즌을 본다.해야 할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아니. 사실 하고 싶은 건 무지 많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다. 인도, 호주, 발리, 러시아, 다합이 가고 싶다. 호스텔이나 식당,바를 운영하고 싶다. 팔찌를 만들어 팔거나 만드는 법을 가르칠 수도 있다. 근데 정말 당장 하고 싶은건 조깅이다. 집에서 청계천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이고,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까지 뛸 수 있다. 일반 사람이라면 뛸 수 있다.
난 할 수 없다.
지인들은 이거 저거 해보라 많이 추천 하고 권유하지만, 내게 남은 건 자유를 향한 관성과 허리디스크이다.
약 3년 반 일자로는 모르겠다. 1300일 정도 될 것이다. 그 시간 동안 내 자유를 속박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 가끔 돈,추위. 두가지를 제외하고는 내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다 했다. 나는 지구 어디든 가 있었기에 법도 사회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지구 두바퀴를 도는동안 약 60개국 정도 다녔던 것 같다.
방안에서 산지 두달이 넘었다. 하루에 누워보내는 시간은 20시간이 넘는다. 자유를 누리던 관성때문에 괴롭다. 내가 말하는 자유는 뭔가를 하고 말고에 대한 자유의지와는 조금 다르다. 새로운 것을 보고 가고 싶을 곳을 가고 싶단 말이다.
얼마나 더 이런 생활을 해야 할까. 걷는 것도 앉는 것도 힘이 든다. 김종국이 몸짱이 된 이유가 허리디스크라는 말을 들었을때는 그러려니 했지만,이제 공감이 간다.
내게는 두가지 선택권이 있다.
앞으로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있는 환자는 최소 6개월은 이런 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야하는 것을 충실히 하나하나 해 나가는 것이다. 무리되지 않는 적절한 운동을 하며 몸이 나을때 까지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차차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해야 할 것이겠다.
다음은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는 것이다.내가 하고 싶은 것들(?)전부 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허리 통증은 전혀 아프지 않다.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프다.
여행이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으면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보통은 금전적인 문제가 90%이지만,아무튼 대부분 각자만의 브레이크가 존제한다.마치 나의 허리디스크 처럼,비행기표를 찢게 만들고,사실 티켓을 살 생각 조차 못하게 만든다.
그럴때 마다 내가 하던 진심어린 막무가네 조언을 직접 실행에 옮겨 보려 한다.
“티켓 먼저 사세요. 그럼 다 될 거에요.”
조깅은 할 수 없지만, 비행기 표는 살 수 있다.
다음달 월세 낼 돈도 간당간당 하지만 비행기 표 살돈이 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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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게 없다고 걱정 할 필요 없다.
계속 막 살면 된다.
아무것도 없을때 가장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