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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a Apr 25. 2021

변화는 기대치 않은 방법으로

영화 01_바그다드 카페

바그다드 카페의 한 장면. 야스민(왼)과 브렌다(오)


종종 삶에서 좋은 변화는 아름답고 완벽하게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변화는 좋을 것처럼 다가와서 삶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했고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기도 했다.     


  브렌다는 사막 한가운데서 다 쓰러져 가는 바그다드 카페와 모텔을 운영하는 여성이다. 남편과 불화를 겪고 삶은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런 그녀 앞에 야스민이 등장한다. 야스민은 막 신혼여행으로 미국에 도착 했지만 여행 중 남편과 싸우고 사막 한가운데 혼자 내버려진다. 그는 정처없이 길을 걷다 바그다드 카페에 이르게 된다. 브렌다에게 닥칠 변화는 수상한 독일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관객이야 야스민이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걸 알지만, 브렌다의 입장에서는 야스민을 불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국인도 아닌 여성이 사막 한가운데 걸어서 모텔에 도착했는데 수상쩍을 수 밖에. 사실 야스민과 브렌다는 닮은 꼴이다. 목적을 상실한 채 배회하는 삶,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 황량한 사막 같은 삶 한가운데 서 있다. 브렌다는 분노했고, 울었고, 사람들을 불신하는 방법으로 그 삶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야스민은 조금 달랐다. 막막하기는 매한가지지만 주위를 변화시키기 위해 조금씩 노력한다. 청소를 하고 바그다드 카페의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브렌다는 엉망일지언정 겨우겨우 유지되는 삶을 갑자기 헤집어 버린 야스민이 싫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가 수상쩍다면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사무실 청소를 한 야스민에게 쓰레기를 도로 돌려놓으라고 엉뚱하게 화를 내고, 자신의 자녀들과 친구가 된 그녀에게 나가라고 소리친다. 변화는 불편하니깐. 하지만 야스민을 통해 브렌다는 조금씩 변해가고 둘은 좋은 친구가 된다. 때때로 변화는 야스민처럼 다가온다. 기대치 않은 혹은 불편한 얼굴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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