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은 줄곧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을 듬뿍 받는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투자금 5달러 중 1달러는 핀테크 산업으로 흘러들어갈 수준이었죠.
하지만 올해 들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핀테크 산업이 이와 같은 활황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핀테크 산업, '대표주자' 바뀌었다?!
CB인사이트는 2022년 1분기,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벤처 투자가 18%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BNPL과 같이 새로운 분야의 핀테크를 향한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와 달리, 투자자들이 '기업용 결제 디지털화' 등 덜 매력적이지만 안정적인 영역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트렌드는 여전히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머니 20/20 유럽(Money 20/20 Europe)>에 해당 지역 최고의 스타트업 투자자, 기업가, 애널리스트들이 모여 핀테크에 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해당 행사에 참여해 핀테크의 최신 트렌드를 접한 뒤, 그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하고 보도한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결제방식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틈새시장에서 주로 사용되어 온 오픈뱅킹, 임베디드 금융, 서비스형 뱅킹 등이 핀테크 분야의 새로운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hat's HOT?
오픈뱅킹(Openg Banking)
오픈뱅킹은 한 개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결제, 송금 등 은행업무도 수행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가리킵니다.
투자자들은 오픈뱅킹 시스템이 고객들의 결제절차를 간소화 해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라이센스가 없는 대출기관이 직접 고객의 은행계좌에 연결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일도 훨씬 쉬워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인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신용카드사에 대한 부정여론이 커지는 추세라는 점도 오픈뱅킹 서비스의 인기에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스웨덴 기반 핀테크 기업인 팅크(Tink)의 CEO 다니엘 셀렌은 "오픈뱅킹은 이제 단순 유행이 아니라 청구서 지불권, 충전 등 일반적인 프로세스에 통합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 업체에 금융 서비스 상품을 통합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즉 비금융 회사가 입출금 계좌 서비스, 전자지갑, 결제, 대출 등 은행 서비스를 자사 서비스와 함께 번들로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자면 공유차량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운전자에게 카드나 현금으로 요금을 지불할 필요 없이, 공유차량 앱에서 결제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경우가 임베디드 금융에 속하는 것입니다.
임베디드 금융 산업은 대규모 고객을 보유한 비금융 업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 비금융 업체와 금융회사를 이어주는 핀테크 기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비스형 뱅킹(BaaS, Bank-as-a-Service)
서비스형 뱅킹은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은 은행이 핀테크 업체, 비은행 기관 등에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는 서비스를 일컫습니다.
이제 전통 금융권은 금융을 '전유물'이라 일컬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낮아진 규제 장벽과 함께 핀테크,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는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은행의 고객 데이터 또한 마이데이터 정책 시행으로 더이상 은행이 소유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 은행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BaaS로 은행 고유 서비스를 특화하고 수익화하고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결제업체 오픈페이드(OpenPayd) CEO인 이아나 디미트로바는 "기술을 직접 구축하고 라이센스를 신청해 전통 금융업체의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파트너를 찻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What's NOT?
벤처 투자자들이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뀜에 따라 뜨고 지는 분야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를 대상으로 BNPL 서비스를 제공하던 클라나(Klarna), 어펌(Affirm)과 같은 B2C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클라나의 기업가치는 지난해의 460억 달러에서 올해 67억 달러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NPL 분야에서는 기업 간의 거래에 중점을 둔 B2B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도 암흑기를 맞이했습니다. 핀테크에 중점을 둔 벤처펀드인 앤더미스 그룹은 "지금 당장은 토큰화 및 코인에서 물러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며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음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해당 분야에서는 블록체인의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해킹으로부터 디지털 자산을 보호해주는 소프트웨어 등 암호화 지원 인프라가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되며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