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메타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디엠(Diem)> 추진 실패
2019년 6월, 메타(Meta)는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못한 금융 소외 계층도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암호화폐 리브라(Libra)에 대한 백서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리브라가 재정 안정성과 통화 질서를 해치고,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각국 정부의 거센 반발로 인해 메타의 해당 프로젝트는 난항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메타는 서비스의 범위를 축소하고 프로젝트와 디지털 지갑의 명칭을 각각 디엠(Diem)과 노비(Novi)로 리브랜딩 하는 등 노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페이팔(PayPal)·이베이(eBay)·비자(Visa)·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굵직한 파트너사들의 프로젝트 이탈이 이어졌고, 지난해 말에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마저 퇴사하며 해당 프로젝트는 결국 해산되고 말았습니다.
<디엠> 프로젝트, 메타 밖에서 새 생명 얻다?!
메타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디엠과 노비 프로젝트의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이 최근 연속적인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디엠 프로젝트가 메타 밖에서 새 생명을 얻은 셈입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메타 출신 직원들이 세운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미스틴랩스(Mysten Labs)와 앱토스(Aptos)가 차세대 블록체인 기업으로 떠오르며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두 업체는 설립자들의 출신 회사뿐만 아니라 설립 시기, 개발 제품, 사용하는 개발 기술, 투자유치 규모 등 면에서 상당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자주 비교가 되곤 하는데요.
이번 로아리포트에서 미스틴랩스와 앱토스에 대해 각각 알아보고, 두 업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미스틴랩스(Mysten Labs)
미스틴랩스(Mysten Labs)는 2021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Palo Alto)에 설립된 웹 3.0 인프라 스타트업으로, 설립자는 메타의 노비 프로젝트 연구·개발 책임자였던 에반 챙(Evan Cheng)과 디엠 개발에 참여했던 메타 직원 4명입니다.
미스틴랩스는 현재 웹 3.0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레이어-1 블록체인인 <수이(Su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레이어-1 블록체인은 다른 네트워크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확정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의미하며,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연계하여 동작하는 레이어-2 솔루션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통합니다.
레이어-1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비트코인(Bitcoin)·이더리움(Ethereum)·이오스(EOS)·솔라나(Solana)를 들 수 있고, 레이어-2 솔루션의 대표적인 예로는 이더리움의 성능 개선을 위해 개발된 폴리곤(Polygon), 오미세고(OMG Network)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미스틴랩스는 9월 초, 시리즈 B 라운드 투자에서 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이번 라운드는 FTX 벤처스가 주도하고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몰렸습니다. FTX 벤처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올해 초에 설립한 암호화폐 전문 VC 입니다.
미스틴랩스는 2021년 12월에도 a16z가 리드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36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시리즈 A 라운드 투자에는 삼성전자의 VC인 삼성넥스트(Samsung NEXT)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스틴랩스 CEO인 에반 챙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웹 3.0 인프라는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고, 트랜잭션 처리 능력이 제한적이며, 안전하지 않고, 구축하기도 어렵다"며 "반면 미스틴랩스의 블록체인 수이는 수요에 따라 확장할 수 있고, 중개자를 제거할 수 있으며, 여러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가 그들이 좋아하는 제품과 유연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앱토스(Aptos)
앱토스(Aptos)도 미스틴랩스와 마찬가지로 메타 출신 직원들에 의해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Palo Alto)에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앱토스는 메타의 노비 개발에 참여했던 에이버리 칭(Avery Ching)과 모샤이크(Mo Shaikh)에 의해 공동 설립되었습니다.
앱토스는 블록체인 트릴레마 문제 해결을 목표로 레이어-1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발 방향은 메타의 기존 디엠 블록체인을 활용하되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확장성, 탈중앙화, 보안 등 블록체인 상에서 극복해야 할 3중고를 이르는 말입니다.
앱토스가 추진 중인 방법을 사용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정보 전파, 메타데이터 순서 지정, 원장 인증 및 기타 작업들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팅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통해 앱톡스 블록체인은 초당 13만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 3월, 앱토스는 a16z와 FTX 벤처스 등으로부터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이후 올해 7월에는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현재 앱토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정상적인 동작 여부를 점검하는 일종의 베타 서비스인 테스트넷을 운영하고 있으며, 큰 오류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정식 블록체인 메인넷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스틴랩스 vs 앱토스, 공통점과 차이점은?
미스틴랩스와 앱토스는 창업자들이 메타 출신이고 레이어-1 블록체인 개발을 목표로 한다는 것 외에 블록체인 개발 기술 측면에서도 높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두 기업은 모두 메타에서 개발한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인 '무브(move)'를 블록체인 개발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무브는 메타의 디엠 프로젝트를 위해 도입되었던 러스트 기반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작성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무브 언어의 구체적인 구현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미스틴랩스는 기존 무브 언어가 대규모 자산 생성, 네이티브 자산 소유권 정의 및 전송에 있어서 한계를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보다 개선된 형태의 프로그래밍 모델인 '수이 무브'를 개발해 자산의 소유권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반면 앱토스는 디엠 플록체인에서 사용했던 방식을 기반으로 자체 블록체인에 무브를 적용했습니다.
미스틴랩스와 앱토스는 트랜잭션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블록체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두 기업 모두 메타에서 개발한 '블록 소프트웨어 트랜잭션 메모리(BlockSTM)'라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합의 알고리즘 면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미스틴랩스는 효율성과 보안성을 높이는 데 치중한 반면, 앱토스는 자체 개선한 알고리즘으로 네트워크의 부하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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