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디어 업체인 시프티드(Sifted)가 B2B 영역의 아기 유니콘(Soonicorn) TOP100을 소개하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아기 유니콘 TOP100 선정 기준은?
시프티드는 이번에 공개된 아기 유니콘 TOP100 리스트가 여러 단계의 선별 작업을 통해 까다롭게 선정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선 글로벌 스타트업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딜룸(Dealroom)과 시장정보 업체인 피치북(Pitchbook)의 데이터를 활용해 2015년 이후 런칭된 스타트업 중에서 기업가치가 1억 달러 이상, 10억 달러 미만인 기업을 1차적으로 선별했다고 합니다.
다음 지난 12개월 동안 유니콘을 발굴해 냈는지 등 기준에 근거해 투자자들의 명성을 분석하고, 투자자 명성과 누적 투자금을 기준으로 2차 선별이 진행되었습니다. 두 단계를 거치는 동안 남은 스타트업은 총 250곳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프티드 패널들이 직접 시장기회·차별성·모멘텀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점수를 측정했습니다. 이 과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100곳이 최종 <유럽의 아기 유니콘 TOP100>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0년 전, 유럽 벤처업계는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이커머스와 마켓플레이스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후 10여년 동안 유럽 스타트업 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며, 비즈니스 전용 소프트웨어 등 B2B 스타트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파이어벤쳐스(Sapphire Ventures)는 "이런 변화로 인해 유럽의 스타트업 시장이 더욱 풍성하고 흥미롭게 변화할 수 있었다"며 시프티드와 함께 작업한 이번 보고서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유럽의 아기 유니콘 TOP100에 오른 스타트업을 국가별로 살펴 보면 영국 기업이 총 34곳으로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고 독일(18곳)과 프랑스(17)가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업종 별로는 핀테크(37곳)와 보안(10곳)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펀딩 단계 별로는 시리즈 A 라운드 단계의 스타트업이 33곳에 달했고, 시리즈 B 라운드의 스타트업이 46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시리즈 C와 시리즈 D 단계 이후의 스타트업은 각각 18곳, 3곳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아기 유니콘 TOP3에 오른 스타트업은?
1] 피치(Pitch) : 실시간으로 팀원들과 프레젠테이션 편집
피치(Pitch)는 사용자가 불편하다고 느낄 법한 파워포인트의 문제점에 도전하는 프레젠테이션 툴입니다.
파워포인트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툴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PC에서 자료를 제작하고, 이메일이나 채팅으로 공유해 재편집한 다음, PDF 파일로 전환해야 하는 불편한 과정은 수십년간 아무런 변화없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피치는 이런 점을 겨냥해 팀원들이 실시간으로 동시에 문서를 편집할 수 있고, 코멘트와 리액션을 남기며, 구글 애널리틱스나 드라이브 시트로부터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도록 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피치는 2018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금 1억3770만 달러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최근 라운드인 2021년 5월의 시리즈 B 라운드에서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인덱스벤쳐스 등으로부터 8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시프티드는 피치의 기업가치를 6억 달러 가량으로 평가했습니다.
2] 오트리움(Otrium): 프리미엄 브랜드의 재고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
오트리움(Otrium)은 네덜란드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로, 패션 브랜드에서 판매하지 못한 상품이나 시즌이 끝난 재고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도록 돕는 스타트업입니다.
오트리움은 브랜드에서 잔여 재고를 오트리움 측에 배송하면, 오트리움이 자사 온라인 스토어에 상품을 업로드하고 고객들에게 직접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브랜드 및 개인 고객 모두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와 식자재를 포함한 주요 물가가 치솟음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오트리움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최대 75%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이지만, 패션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낭비되는 재고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트리움이 더욱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트리움 창업자 다니엘은 "오트리움이 패스트 패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3] 프라이머(Primer): 노코드 결제 워크 플로우 솔루션
프라이머(Primer)는 페이팔(PayPal) 출신 창업자들이 설립한 노코드 기반의 결제 인프라 스타트업입니다.
전문적인 코드 지식이 없는 상인들도 원하는 기능을 끌어다 놓거나, 간단한 대시보드로 맞춤형 결제 워크 플로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새로운 결제 솔루션이 나타나고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고객들은 모바일 결제, 디지털 지갑, 원클릭 체크아웃, BNPL 등 갈수록 편리한 서비스를 누리고 있지만, 상인들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기가 다소 어렵고 번거로운 작업일 수 있습니다.
테크크런치는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프라이머가 제공하는 툴이 상인들의 체크아웃 프로세스 구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쉽게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머는 2020년에 설립된 이래 74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 이뤄진 시리즈 B 라운드에서는 4억250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전 세계적인 이슈로 인해 많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VC 투자자들은 스타트업 시장에 '겨울'이 도래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낙관적이지 못한 거시 환경 속에서도 시프티드가 선정한 아기 유니콘 TOP100 기업들은 56%가량이 향후 몇년간 경기침체 등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시프티드의 전망과 마찬가지로 아기 유니콘 기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가다 언제쯤 진정한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르게 될 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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