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테슬라봇이 사람? 테슬라 AI데이 하이라이트
현지시각 19일, 테슬라가 AI 데이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해당 이벤트는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 그 이상으로 평가 받기를 원하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열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AI 데이는 주로 테슬라의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자사 기술을 설명하는 코너로 이뤄졌는데, 해당 코너를 통해 테슬라가 진행 중인 연구개발(R&D)의 주도권을 강조하는 차세대 기술 몇 가지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로아의 컨설턴트가 꼽은 AI 데이 하이라이트 3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 행사 피날레 장식한 '테슬라봇'
컴퓨터 비전, 도조(Dojo) 슈퍼컴퓨터, 테슬라 자체 칩 등에 대한 엔지니어들의 굵직한 발표가 끝난 이후 일론 머스크가 직접 무대에 올랐습니다. 바로 테슬라의 인간형 로봇인 테슬라봇(Tesla Bot)을 소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행사의 막바지 인데다, Q&A 세션의 직전 순서였음에도 참가자들이 가장 큰 흥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날 소개된 코드명 '옵티머스(Optimus)'의 테슬라봇은 5피트8인치, 125파운드 사이즈라고 합니다. 총 150파운드(약 68kg)의 무게를 들 수 있고 시속 5마일(약 8km)로 걸을 수 있으며, 중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 스크린이 장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날 공개된 테슬라봇은 로봇처럼 걷고 춤을 추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는 센서와 배터리에 능하기 때문에 2022년이면 로봇 분야에서도 프로토타입*을 갖게 될 것"이라며 "오늘 소개한 로봇은 배우가 분장한 것이고 실제 로봇이 아니었지만, 테슬라봇은 실제가 될 것이며 기본적으로 이와 같은 모양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로토타입: 개발 중인 기기, 프로그램, 시스템 등의 성능 검증과 개선을 위해 상품화에 앞서 제작하는 시제품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CNBC는 "일론 머스크가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흥미로운 제품을 쇼맨십으로 보여준 적 있으나 약속한 시기에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Made In Tesla, 슈퍼컴퓨터 용 자체 제작 칩인 'D1' 공개
AI 데이에서는 테슬라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칩인 D1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D1에는 7nm 기술이 사용되었고, CPU에 연결할 수 있는 GPU 레벨의 연산 역량이 있다고 합니다. 자율주행 부서를 이끌고 있는 벤카타라마난은 "D1의 I/O 대역폭은 시중에 나와있는 최첨단 스위치 칩의 두 배"라고 설명했습니다.
D1은 시뮬레이션 및 비디오 트레이닝에 사용될 예정인 자사 슈퍼컴퓨터 도조를 작동하는데 사용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테슬라의 AI 아키텍쳐 대부분이 신경망 훈련 컴퓨터인 도조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D1의 역할이 사뭇 중요한 것 같습니다.
▼ D1칩에 대한 테슬라의 설명
출처: 테슬라 유튜브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가 D1 칩에 대해 다른 오토메이커를 대상으로 자사 기술 라이선스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대로 실현될 경우, 테슬라는 엔비디아 등 현재 자동차 제작업체에 칩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력하는 천재, 컴퓨터 비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자율주행 영역에서 앞서 나가는 오로라(Aurora), 크루즈(Cruise), 웨이모(Waymo), 죽스(Zoox) 등 기업들은 자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카메라·라이다·레이더 센서를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실시간 3차원 벡터 스페이스(vector space)를 처리하기 위해,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 8대를 사용하는 순수한 비전 기반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특히 이번 AI 데이에서 테슬라의 여러 엔지니어들은 자율성에 대한 자사 접근 방식인 '비전 기반 접근'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는 자동차가 지구 상의 어느 곳에서도 이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경망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 테슬라 비전 시스템
출처: 테슬라 유튜브현재 테슬라는 컴퓨터 비전 아키텍처를 활용해 중요한 문제 두 가지를 해결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시적 폐색인데, 이는 번잡한 교차로에 있는 자동차들이 도로 너머의 오토파일럿 시야를 차단하는 문제를 가리킵니다. 두 번째는 표지판이나 표시를 먼저 인지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고 합니다.
해당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공간적 반복 네트워크 비디오 모듈'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레이블을 대규모로 지정하기 위해 1천 명 이상의 인력으로 구성된 수동 데이터 레이블링 팀을 유연하게 결성하여, 테슬라가 특정 클립에 자동 레이블을 지정하는 방법을 학습 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움직임을 쇼맨십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자 하는 의지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전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칩 개발이라는 길을 모색하고 실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한 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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