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이 연일 화제입니다. 신작에 대한 고객 기대감으로 상장 전후 불거졌던 거품 논란은 서서히 걷히는 모양새이지만, 배틀그라운드의 독주와 중국·인도 등 핵심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 등 크래프톤이 극복해야 할 '위기'는 많아보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크래프톤을 둘러싼 거품 논란부터 주요 게임 성적표, 해외 시장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혹독한 상장 신고식 치른 크래프톤, '거품'은 차차 걷히는 중
크래프톤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기대를 모아왔습니다. 하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등 '흥행참패' 흑역사를 쓰며 기업가치 평가 거품 논란의 주인공으로 전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것이 이유라고 분석합니다.
크래프톤은 상장 당일 일반청약 경쟁률 7.8대 1, 청약 증거금 5조358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크래프톤과 마찬가지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카카오뱅크가 일반청약 경쟁률 182.7대 1, 청약 증거금 58조3020억 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금융 대장주로 우뚝 선 것과 크게 비교되는 성적입니다.
관계자들은 크래프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워너뮤직,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제시한 점이 공모가 고평가를 초래한 근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금융당국의 요구로 목표 기업가치를 13%가량 낮춘 24조 원으로 변경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스로 몸값을 낮췄지만 크래프톤은 상장 당일, 공모가인 49만8천 원보다 낮은 시초가 44만8500원을 형성하는 쓴 맛을 보며 공모가 고평가 이슈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품 논란은 차차 걷히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상장 22일 째인 9월1일, 크래프톤은 주가 50만7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공모가 범위 산정 시기에만 해도 기업가치 고평가 잡음이 컸다"면서도 "이후 기대 신작 잠재가치가 설명되고 어필되며 고평가 논란은 상당 수준 완화됐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격차 심한 게임 성적표는 크래프톤이 풀어야 할 '숙제'
크래프톤은 서바이벌 슈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MMORPG 게임인 테라와 엘리온 등 유명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MMORPG는 역할 수행 놀이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형태의 게임을 가리킵니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크래프톤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은 배틀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에 출시된 이후 기네스북 세계 기록의 '가장 빨리 수익 1억을 올린 스팀 얼리액세스 게임' 등 7개 부문에 등재된 흥행작입니다. 다운로드 기준 세계 4위, 소비자 지출액 기준 세계 7위에 오르기도 한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크래프톤의 주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크래프톤의 매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국내 자본시장 미디어 '더벨'에 따르면 2018년 크래프톤 전체 매출 1조1200억 원 가운데 94%가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발생됐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는 그 비중이 97%로 늘어났습니다.
반면 배틀그라운드 다음으로 유명한 테라와 엘리온은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테라는 2011년 출시 이후 10년 동안 롱런 중이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개발 기간 6년, 투자 금액 1천억 원이 투입된 엘리온도 2020년 12월에 야심 차게 공개됐지만,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듣고 있습니다.
적인가 아군인가? 크래프톤 해외시장 들었다 놨다 하는 '중국'
크래프톤은 '중국판 배틀그라운드'인 텐센트의 '화평정영'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지급 받아왔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크래프톤 상반기 매출 70% 가량의 출처가 텐센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강력한 '텐센트 때리기'에 크래프톤도 '흔들'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을 금지하는 초강력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18세 미만의 중국 청소년들은 앞으로 일주일에 3시간 가량만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중국정부의 이와 같은 발표가 있었던 8월31일, 좋은 흐름을 이어오던 크래프톤의 주가는 실제로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청소년 게임 시간 규제는 중국 내에서 향후 게임 소비층, 특히 하드 유저의 잠재력을 확 낮춘다는 점이 악재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정부의 '영향'은 배틀그라운드의 핵심 해외 시장인 인도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인도정부는 지난해 6월, 중국정부와의 국경 분쟁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에 기반을 둔 앱 118개를 자국에서 퇴출시킨 바 있는데 그 과정에서 텐센트를 퍼블리셔로 둔 배틀그라운드 역시 퇴출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인도시장을 놓칠 수 없었던 크래프톤은 인도에 법인을 설립하고 텐센트로부터 퍼블리싱 권한을 넘겨 받아, 올해 5월 인도시장 재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월 초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버전은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 명, 일일 최대 이용자 수 1600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플레이에서도 출시 24시간 만에 인기순위 1위, 매출순위 2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텐센트의 자회사인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가 아직 크래프톤의 2대 주주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크래프톤은 중국과 인도 정부 사이의 갈등에 여전히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첩첩산중'에 놓인 것 같은 크래프톤이지만 준비 중인 신작 관련 소식을 연이어 공개하고, 계열사를 재편하며,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인수에도 활발하게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분위기 반전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은 크래프톤이 이런 위기들을 모두 극복하고 '치킨'을 먹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각 분야 1,000명 이상의 사업 전략가가 로아리포트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